기독교통일전략연구센터가 23일 오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통일사역'이라는 주제로 서울 생명나래교회에서 통일을 위한 기도모임을 개최했다. 이날 전병길 사무국장(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강사로 나섰다.
그는 “1977년 김창인 목사님을 필두로 북한 선교가 시작됐다. 남한과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무게추가 남한으로 기울고 1인당 GNP가 2천불을 돌파하자 통일을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며 “빌리 그래함, 김준곤 목사 등을 통해 민족 복음과 통일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1988년부터는 선교한국 대회가 열리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복음 통일에 대한 열망이 커졌다. 특히 지성을 가미한 영적 운동이 일어났다”고 했다.
이어 “90~2000년대 사이는 남북 교류 활성화와 동시에 북한이 뒤에서 핵개발을 암암리에 하던 시기다.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 탓에 탈북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이때는 탈북민 사역, 대북인도주의사업 등의 사역이 두드러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0년대 이후 남북 교류와 더불어 북핵 문제도 해결이 잘 안됐던 시기다. 미중 갈등으로 한반도 주변의 국제 관계가 힘들어졌다”며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올해 초부터 터졌다. 1월부터 북한이 국경을 닫았고 현장 활동가들은 철수했다고 알려졌다. 유진벨재단 등 UN 제재를 면제 받은 단체들도 코로나19 때문에 몇 개월 째 북한에 못 들어가고 있다. 통일 NGO 단체들의 후원금과 관심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전 국장은 “통일 운동의 전체 생태계가 더 위태로워질 것으로 예상 된다”며 “그럼에도 코로나19로 온라인 기반 활동이 활성화 되면서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웨비나(Webina, 웹+세미나) 문화가 성행하면서 zoom, skype, youtube 등의 플랫폼이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를 통해 워싱턴과 서울 간에 시공간을 넘나들며 한 주제로 해외 석학들과의 토론이 가능해졌다. 현재 코로나19로 미국 한인교회들은 통일 관련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재미교포 교인들과 함께 토론이 가능해졌다”며 “코로나19가 새로운 만남의 장을 주선하고 있다.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한반도와 네트워크 연계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 기획력이 요구된다. 하드웨어는 충분하지만 이것을 담아내는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현재로선 미비하다. 탄탄한 기획이 요청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이런 요청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문·사·철(文史哲)의 힘이 뒷받침돼야한다”고 했다.
전 국장은 UN SDG(지속가능개발목표, Sustainable Developmenet Goals)가 앞으로의 통일운동에서 중요한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 SDG는 17개 영역, 169개 주제로 구성됐다. 다양한 문제들이 한반도와 연계될 수 있다. 무엇보다 최근 북한 당국이 SDG 카드를 빼들었다”며 “북한은 95년부터 국제사회로부터 비료, 쌀, 나무 등을 기부만 받는 차원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북한은 효율적으로 자원을 지원받고 지속적인 개발의 필요성을 느끼게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UN SDG는 국제사회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의 표준을 제공해줬다. 그러나 북한에게 있어 가장 걸림돌인 인권문제도 포함돼 있다”며 “그런데 놀라운 일은 북한은 주재 국제기구를 통해서 SDG를 기반으로 사회개발 프로젝트를 구축하면서 인권개선 문제도 포함시켰다. 자기들이 인권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포함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부터 국제사회가 지속가능개발목표를 통해서 북한을 어떻게 설득하고 개발시킬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며 “그 동안 교회는 이 얘기를 안 했다. 지금부터 교회는 이를 얘기해야 한다. 제는 유엔의 지속가능개발 콘셉트를 인권, 개발, 평화로 구체화시켜 통일 사역에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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