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는 오래된 두 개의 길이 있다. 하나는 상대를 밀어내며 나만 살아남으려는 길, 상극(相剋)이고, 다른 하나는 서로를 살리며 함께 살아가려는 길, 상생(相生)이다. 이 두 개념은 단순한 윤리적 선택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방향을 가르는 근본적 기준이다. 오늘 우리가 마주한 세계의 위기는 결국 이 두 가치관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된다... 
아르테미스 2호, 인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두 번째 항해
인류는 늘 한계를 넘어설 때 비로소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는다. 바다를 건너 미지의 대륙을 발견하던 시대처럼, 우리는 지금 다시 한 번 새로운 경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아르테미스 2호의 발사는 단순한 기술적 성취를 넘어, 인간 존재의 지평을 확장하려는 의지의 선언이라 할 만하다. 약 40만 6,771km에 이르는 비행은 아폴로 13호가 세운 기록을 넘어서는 도전이며, 인류가 지구에서 가장.. 
왕사남이 찾아 준 것
요즘 한 편의 영화가 엄청나게 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왕사남>으로 불리는 '왕과 사는 남자'라는 영화다. 세조의 왕위 찬탈로 유배간 단종과 열악한 유배지 백성과의 조우와 관계를 다룬다. 화려한 액션도, 압도적인 반전도 없다. 대신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럼에도 많은 관객이 이 작품을 찾는다. 1,500만 넘는 관객을 동원하게 되리라고 감독도 주연배우.. 
마지막 통화
2026년 3월 20일, 대전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순식간에 번진 불길 속에서 14명이 목숨을 잃고, 6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숫자로 적히는 순간, 그 비극은 통계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각각의 이름과 얼굴,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다. 이런 사고는 낯설지 않다. 오히려 너무 익숙하다. 반복되는 산업재해, 비슷한 원인, 그리고 늘 뒤따르는.. 
평화 감수성
최근 김형석 교수의 한 인터뷰가 오래 마음에 남는다. “교회 출석 수는 줄어들 수 있지만 기독교 정신은 사회 속에 살아 있어야 한다.” 그의 이 말은 단순한 종교적 당부를 넘어, 오늘 우리 사회의 방향을 묻는 질문처럼 들린다. 특히 어려운 시대일수록 교회는 평화와 사랑, 자유의 가치를 일깨워야 한다는 그의 강조는 결국 하나의 물음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과연 평화에 얼마나 민감한가. 우리는 평.. 
마음의 저류
사람의 마음에도 강이 흐른다. 겉으로 보이는 물살은 잔잔하지만, 그 아래에는 보이지 않는 흐름이 있다. 그 흐름을 우리는 쉽게 보지 못한다. 그러나 때로는 그 깊은 흐름이 한 사람의 삶을 오래 붙잡고 있다. 일본 영화 Undercurrent는 바로 그 보이지 않는 마음의 흐름을 조용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카나에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오래된 대중목욕탕을 운영한다. 그러나 그녀.. 
자식이란 무엇인가
영국의 극작가 William Shakespeare는 인간의 비극을 누구보다 깊이 통찰한 작가였다. 그의 작품에는 권력, 사랑, 배신, 그리고 가족의 파괴가 반복된다. 특히 Hamlet, Othello, King Lear, Macbeth로 대표되는 네 편의 비극은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고통을 그린 작품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묻게 된다. 이처럼 인간의 고통을 집요하게 파고든 그의 통찰은 어디에.. 
우월주의의 경고, 힘의 시대를 넘어서
새봄을 희망차게 맞이하는 시기에 세계는 다시 충격으로 냉각되었다. 미국의 일방적인 이란 공격으로 새로운 정국에 돌입하게 되었다. 다시 힘의 언어로 말하고 있는 셈이다. 초강대국의 군사 행동과 이에 대한 보복이 이어질 때마다 우리는 묻는다. 왜 대화가 아니라 힘인가. 왜 설득이 아니라 응징인가. 그 배경에는 오래된 사상, 곧 ‘우월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올림픽의 맛
1988년 가을, 1988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그날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9살, 6살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젊은 아내와 함께 잠실 주경기장으로 향했다. 표도 없이, 그저 현장의 공기를 맡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매표소 앞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우리는 한참을 서성이다가 발길을 돌려 올림픽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그리고 싸가지고 간 도시락을 벤치에 앉아 먹고 돌아왔다. 경기 하나 보.. 
자정 직전의 인류, 우리는 아직 선택할 수 있는가
미국 핵과학자회(BAS)가 지난 1월 23일 워싱턴DC 카네기국제평화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표한 내용이다. 작년보다 4초 앞당겨졌다고 했다. 주 요인은 러시아, 중국, 미국 등이 더 공격적이고 민족주의 성향을 나타내면서 지구가 어느 때보다 종말에 가까워졌다고 지적했다. 어느 시대나 종말에 대한 경고와 예언이 있어 왔다. 특히 21세기를 맞이하기 전 종말이 눈 앞으로 다가와 곧장 실현될 것.. 
살아보지 않은 시대의 향수-아네모이아와 나의 시간들
사람은 누구나 과거를 그리워한다. 그러나 내가 그리워하는 과거는 내가 살지 않았던 시간들에도 깊은 애착을 갖고 있다. 이런 정서를 설명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아네모이아(Anemoia)"다. 이 단어는 우리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시대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을 가리킨다. 해마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서점에 등장하는 미래도서가 있다. 김난도 교수를 비롯한 집필진이 출간하는 새해 소비트렌드를 소개하는.. 
복수의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맞설 것인가
요즘 대중문화는 유난히 ‘복수’에 관대하다. 드라마 모범택시가 보여주는 대리 복수는 통쾌하다. 법이 외면한 피해자를 대신해 가해자를 응징하는 장면에서 시청자는 묘한 해방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 쾌감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그것은 이 사회가 오랫동안 외면해 온 질문의 다른 이름이다. “정의는 과연 작동하고 있는가.” 복수 대행 서비스가 허구에 머물지 않고 강한 공감을 얻는 이유는 분명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