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간절히 비만 오기를 기다려 본 적이 없었다. 산불이 급속히 확산되어 갈수록 애타는 마음으로 비만 기다렸다. 금번에 동시다발로 일어난 산불이 열흘 만에 비로소 진화되었다. 그 피해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울창한 산림이 불바다로 타들어 갔다. 강 속의 바람이 부채질을 해서 불길은 한없이 커져갔다.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가 되어 산맥을 가로질러 가면서 모조리 태워버린 것 같았다. 산불이 마을 .. 축소지향 문화
평택에는 지식인들이 모여 세계와 대한민국, 지자체와 시민사회의 현안 문제를 논하는 토론 모임으로 ‘평택 콜로키움’이라는 작은 포럼 모임이 있다. 매월 1회 줌으로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지자체 현안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강의를 듣고 격의 없이 토론을 벌인다. 필자는 평택 콜로키움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많은 분야에 대한 지식과 정보, 시대적 전망 등을 배울 수 있었다. 최근에는 .. 빗나간 좌표
그날, 우리는 다시 한 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3월 6일, 경기도 포천시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 공군 KF-16 전투기의 좌표 입력 실수로 민가에 폭탄이 떨어져 민간인과 군인 총 15명이 부상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민가의 건물 피해와 함께. 전쟁이 터진 줄 알았다. 그 순간,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국민들의 일그러진 표정이 교차되어 다가왔었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지니고 살아가는 .. 노년의 성취
필자의 친구는 사회복지 전문가였다. 노년에 들어 화가로 변신했다. 국내와 해외를 다니며 작품을 출품하고 전시에 참여한다. 정말 부럽다. 그보다 더 부러운 건 아내와 합의하여 서울에서 남해로 주거를 옮겨 재미있게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년에 이사를 감행하다니‥ 그리 생각했다. 서울의 노인종합복지관장과 전문대학교 교수로 은퇴한 전문가요 지식인이다. 쉽지 않았을 텐데 그런 용단을 내렸다... 잊혀진 삼일정신
삼일절 아침 아파트 내 산책을 나섰다. 베란다에 중대형 태극기를 정성스레 게양하고서. 산책하며 30층 높이의 아파트 베란다가 있는 창들을 올려다보았다. 태극기를 베란다에 게양한 집이 불과 두세 집에 불과했다. 왜 삼일절에 태극기가 실종인가? 이 아파트 단지에 처음 이사 왔을 때는 관리실에서 방송이 있었다. 각 세대마다 베란다에 태극기를 게양하라고. 그래서인지 그때만 해도 아파트 한 동 100..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니다
최근 파주 출판도시의 출판사 사장과 만났다. 출판계 상황과 독서문화 지형 변화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뜬금없는 말부터 시작했다. 요즘 출판계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고 했다. 봄 여름 가을은 출판계 비수기이며 겨울에만 반짝 성수기를 만나 종이책을 찍는다고 했다. 그 요인은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사람들은 겨울 외에는 가족 단위로 야외로 나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겨울이 되어야 비로소 책을 .. 자유를 향한 갈망
우리에겐 여전히 온전한 자유가 그립다. 나를 구속하는 각자의 환경이 그럴 수 있다. 오래된 떨쳐내지 못한 나쁜 습관이 그렇다. 혹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오래된 친구일 수 있다. 더한 것은 편견에 빠진 이념일 수도 있다. 자유를 억압당하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탈북자들이 말하는 그 세계는 상상을. 불허한다. 일상에서부터 강제수용소에서까지 박탈당한 자유는 단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줄 알.. 봄을 기다림
“당신이 따뜻해서 봄이 옵니다” 지하철 역사 내 조그만 점포에 걸린 문구를 보았다. 그렇지, 내가 따뜻한 마음을 가진다면, 그리고 내 곁의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다면 봄은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오리라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폭설이 내렸다. 새벽 일찍 나서서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서울 가는 고속버스 정차장으로 가기 위해서이다. 눈보라를 헤치며 5분 거리를 20분이나 걸려 정류장에 .. 소방관의 기도
새해가 되었지만 새로운 기운이 우리를 맞이하는 것 같지 않다. 설날이 다가 오지만 설렘 보다 고물가로 인해 걱정이 앞선다. 시국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불확실성 미래가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선조들이 물려준 이 땅을 더 평화롭고 윤택하게 만들어 가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모든 소원은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연초에 들려온 캘리포니아 산.. 죽음의 품격
한 사람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부러운 마음을 가져 보기는 참 오랜만의 일이었다. 무엇보다 죽음의 품격을 높이는 결정적인 장면은 장례식과 국가적 애도의 방식이었다. 지미 카터, 미국 제39대 대통령에 재임했던 지도자, 퇴임 후 활동으로 세계인의 존경을 받아 온 세계적 지도자, 현 미국 대통령 바이든의 추모사에서 "훌륭한 인격의 힘은 우리가 가진 직함이나 권력 이상이라는 것을 배웠다"라고 말할 만.. 재혼 예습
김형석 교수가 99세에 쓴 <행복 예습>이라는 저서가 있다. 그는 90세를 넘어 비로소 행복을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는 일하는 기쁨과 사랑이 있었기에 행복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인생 백년을 설계한다면 사랑있는 고생이 행복이라는 걸 기억하라고 조언한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일생의 과정이 행복을 찾는 여정이다. 결혼도 그 과정 속에 들어 있다. 그런데 모든 결혼이 행복을 찾게 되는 .. 희망봉
우리는 지금 시간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24~25년으로 이어지는 이 시기는 자칫 우리의 선택에 따라 더 거센 폭풍 속으로 빠져 들어 가거나 인류 역사에 희망봉이 될 수도 있다. 희망봉(Cape of Good Hope)은 남아프리카 공화국 웨스턴케이프 주의 남서쪽 해안에 위치한 곶으로, 케이프타운에서 남쪽으로 약 48km 떨어져 있다. 1488년, 포르투갈의 항해사 바르톨로메우 디아스가 이..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