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지난 11일 신촌성결교회 수요예배에서 영화가 상영되었다. 예배에서 관람한 영화는 ‘굿바이 레닌’. 독일 통일 과정에서의 가족 간의 사랑과 비극 등을 통해 통일 이후의 독일 사회를 묘사한 영화다.
'굿바이 레닌'의 스토리는 재미있다. 독일 통일 직전 아들의 ‘민주화 시위’를 본 열성 사회주의자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통일 후인 8개월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나면서 시작된다. 아버지는 서베를린으로 자유를 찾아 그 이전에 이미 떠난 상태였다. 어머니는 조금이라도 흥분하거나 충격을 받아 심장마비가 재발하면 죽을 수 있다는 의사의 경고를 받는다. 이에 자녀들은 집을 비롯한 어머니의 동선에 어머니가 충격을 받지 않도록 통일 이전 공산화된 독일 모습을 재현하면서 생기는 여러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영화를 통해 본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열린 예배에서는 ‘굿바이 레닌’ 영화를 관람한 뒤, 서강대 국제대 교수가 짧은 강연을 했다. 이 교수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 11월 9일,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주님, 통일의 감격적인 장면을 제게 보여주셨는데, 우리 한반도에는 이 뜨겁고 감격적인 장면을 언제 허락하시겠습니까’ 하고 기도했고, 오늘까지 매일 아침 기도하고 있다”며 “독일은 통일이 된지 벌써 28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아직까지 분단 상태이다. 그런 가운데 신촌성결교회가 매주 월요일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니 감사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또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북녘 동포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그들을 위해 우리가 가진 물질들을 내놓을 준비도 돼 있어야 한다”며 “한반도 통일은 우리가 잘 먹고 잘 살기 위함이 아니라,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던 곳에서 지구상의 땅 끝까지 복음을 전파할 때 우리를 들어 쓰시기 위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그 마지막이 언제일지 모를 뿐이다. 그래서 함께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며 “영화를 통해 조국 통일을 위한 기도 제목을 다시 한 번 가다듬을 수 있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이어 성도들은 한반도 통일을 위해 기도했다.
수요예배에서 영화 '굿바이 레닌'을 관람한 교인들은 남북한 통일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윤전섭 원로장로는 “우리 후손들에게는 분단의 아픔과 상처를 남겨주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촌교회가 통일 관련 영화 예배를 마련한 건 남북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고 통일을 이해 함께 기도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신촌교회는 지난 2015년 1월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통일기도회를 열어오고 있다. 박노훈 목사는 “교회 설립자인 이성봉 목사님과 제3대 정진경 목사님의 고향이 북한이고, 오래 전부터 북한을 위한 선교를 끊임없이 지속하고 있다”며 “지금도 북한 어린이들을 돕는 영양쌀 지원 사업을 통해 연 2회 북한에 쌀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구 동독 성 니콜라이 교회의 ‘월요 평화기도회’가 불씨가 됐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한반도의 통일을 허락하시는 그 날까지 기도회를 계속할 것”이라며 “이 예배를 통해 우리 신촌교회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통일을 앞당기기 여러 가지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 지역에 있는 서강대와 협력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개신교와 가톨릭, 교파는 서로 달랐지만 신촌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평화통일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지역교회와 대학이 힘을 뭉친 것이다.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이규영 교수는 “통일에는 종교와 이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신촌에 있는 대학생, 청년들에게 막연하게 느껴지는 통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영화를 통한 통일 공감대 확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는 ‘태백산맥’, ‘웰컴투 동막골’ 등 총 7편의 영화를 선정해 영화를 통한 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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