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 이동석 목사, 이하 한기연)이 8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 바란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정부가 단호하면서도 분명한 자세로 회담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한기연은 일단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리는 것에 대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한 남북 당국자 간의 만남이지만 2년여 만에 남북의 고위급 회담이 성사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그동안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고와 유엔의 잇단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켜 왔는데, 그런 북한이 태도를 바꿔 우리 측의 대화 제의에 응했다는 것은 무력이 아닌 대화를 통한 평화 정착에 한걸음 다가간 것"이라 했다.
그러나 한기연은 "남북회담에서 북한이 어떤 것을 요구할지 예단할 수 없으나 우리 정부는 단호하고 분명한 자세로 회담에 응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가 큰 틀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분위기로 간다면 더할 나위없겠으나 자칫 북한이 이에 대한 대가로 국제사회 앞에 핵보유국 지위를 요구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면 이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한기연은 "북한이 한편으로는 평창올림픽 참가를 논의하는 자리에 나아와 꽉 막혔던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척하면서 내부적으로 핵무장을 가속화하는 수순으로 가려는 것은 아닌지, 또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기술적 보완을 위한 내부 시간벌기 전술이 아닌지는 내일 회담에서 당장 드러날 수도,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만일 북한이 올림픽 참가를 전제로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받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할 경우, 우리 정부는 즉시 회담장을 박차고 나올 각오로 대화에 응해야 할 것"이라며 "한반도의 비핵화는 그 어떤 것으로도 타협, 또는 용인할 수 없는 남북 대화의 기본 전제"라 주장했다.
한편 한기연은 "미국이 남북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으로 돌아선 것은 매우 다행"이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초 기자회견에서 남북회담에 대해 '100%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했지만, "그러나 이 같은 미국의 입장 변화는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이번 회담을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목적으로 연결을 시도한다면 한반도의 안보 위기는 이전보다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한기연은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처럼 유약하게 대화만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대화를 위해 노력하되 핵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보며 지지한다"고 밝히고, "정부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분명하고 단호한 입장으로 회담을 주도함으로써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남북이 평화 통일을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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