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한국YWCA연합회(회장 이명혜)가 26일 서울 명동에서 체르노빌 참사 30주기를 맞아 탈핵캠페인을 열고, 희생자 추모와 사진전, 4개국어 피켓시위, 전단지 배포 등 시민홍보를 벌였다. 특히 체르노빌, 후쿠시마 등 핵발전소 폭발사고의 계속되는 피해 후유증에 주목하며, 최근 대규모 지진이 일어난 일본 구마모토 지진대 센다이원전의 가동중단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2014년 3월 11일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탈핵 ‘불의날’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한국YWCA는 이날 106번째 캠페인에서 시민들과 명동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체르노빌 핵사고를 잊지 말고 탈핵의 길로 나아갈 것을 호소했다.
낮12시부터 오후1시까지 진행된 캠페인에는 경기지역 YWCA 이사들과 위원장 등 50여명이 참여했으며 천주교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도 함께했다. 이들은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참상을 알리는 사진판넬과 영어, 일어, 중국어, 한국어 4개국어로 ‘체르노빌 사고의 참상을 잊지 말자, 핵발전소 짓지 말고 재생에너지 확대하자’는 피켓으로 외국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등 핵사고 참사는 현재진행형
한국YWCA는 호소문을 통해 인류 역사상 최악의 핵발전소 사고로 기록된 체르노빌의 재앙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1986년 체르노빌 사고로 바로 사망한 사람이 56명이고, 수습과정에서 2만 5천명이 사망했다. 당시 어린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각종 암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방사능 유출을 막기 위해 천문학적 비용을 들였지만, 체르노빌 원전 반경 30Km는 죽음의 땅이 되었다. 45Km 떨어진 벨라루스 목장에서 생산된 우유에서는 지금도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의 후유증도 계속되고 있다. 사고 5년이 지났지만 10만 여명의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후쿠시마 지역 아동들의 갑상선암 발병률은 일본 평균의 50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한국YWCA는 최근 큰 피해를 당한 일본 구마모토 인근 센다이 원전의 가동중단과 주변 원전들의 재가동 시도 중지를 강력히 촉구했다. 지진 피해지역인 마시키마치에서 150㎞ 떨어진 가고시마현 센다이 원전은 현재 일본에서 가동 중인 유일한 원전으로 지진활성 단층대에 위치해 있다. 일본의 방사능 오염 폐기물이나 식품들이 국내로 무분별하게 유입되는 상황에서 일본 핵사고는 일본만이 아닌 우리나라의 문제이자 전 세계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국YWCA는 경고했다.
한국YWCA는 핵발전소 사고의 비극을 멈추는 길은 ‘탈핵’뿐임을 강조하고, 잇따른 참사 이후 세계가 탈핵의 길로 가는 지금 우리나라가 시대 흐름과 반대로 핵발전 확대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한국YWCA는 핵발전의 대안으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제시하며, 이를 위해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입법청원 서명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한편 한국YWCA는 8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과 함께 지난 3월부터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입법청원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전국 52개 지역YWCA가 참여하고 있다. 6월 초까지 진행할 서명운동은 20대 국회 ‘1호 입법청원’을 위해 개원 직후 국회로 청원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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