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새벽기도시간에 내 영혼 깊은 곳에서 너무나 뚜렷하게 예수님의 음성이 들려왔던 것이다. 그날 새벽 나는 얼마나 통곡하고 회개하며 울었는지 모른다. 아직도 부모님이 살아 계시지만 아마 부모님께서 돌아가신다고 해도 그렇게 울지는 모르겠다.
필자가 목포에 있는 목포 남부교회 부목사로 있다가 전남 신안군에 있는 안좌도라는 섬에서 처음으로 단독목회를 하게 되었다. 직전 목사님께서는 성전 건축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교회가 분열되는 아픔을 겪었고, 결국 자원 은퇴를 하시게 되었다. 후임으로 서울 태생인 필자가 목포항에서 배 타고 1시간 거리에 있는 안좌교회로 부임하게 되었다.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가오리다”라는 각오로.
안좌교회는 어린이와 노인들을 포함해서 약 30여 명만 남아 있었다. 분열되어 나간 교인들은 100미터 떨어진 언덕 위에 타 교단의 도움을 받아 타 교단의 간판을 달고 예배당을 새로 짓고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안좌교회는 하나님의 도우심과 인도하심 속에 만 1년 만에 장년 100명, 그 후 150명 가까이 모이는 교회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7년 동안 열심히 목회를 하였다. 제가 부임할 당시 장로가 없었다. 교회가 부흥되자 장로임직 3명, 권사임직 5명, 명예권사 6명을 세웠다. 대학원 졸업반 때 하나님께 서원기도를 한 적이 있다. 안수 10년 되는 해, 교회를 개척하여 하나님께 교회를 봉헌하겠다고 했었다. 감사하게도 그 서원을 하나님께서 들어주셨다. 서원한 지 10년이 되던 해에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교회를 개척할 수 있도록 교단의 강남교회(전병금 목사)에서 개척자금 5천만 원과 성구를 지원해 주었다. 1년 이상 생활비를 지원해 주기로 해서 1992년 9월에 강서교회를 개척하였다.
모든 것이 순탄하게 나아갔다. 개척 두 달 만인 11월 29일에 창립예배를 드렸고, 그다음 해 10월 24일에 설립예배를 드렸다. 예배 시 50여 명이 모이게 되고 재정도 자립하게 되어 보조도 끊었다. 도리어 우리보다 어려운 교회에 선교를 하도록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셨다. 이렇게 하다가는 곧 몇백 명을 족히 모일 것 같았다. 모든 것에 자신이 있었다. 이런 목회 실력이라면 하면서...
하지만 그런 교만한 모습을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시지 않으셨던 것 같았다. 개척을 하다 보니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다. 생각대로 부흥되지도 않았고, 때마침 IMF로, 덩달아 교회 분위기도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나이는 그냥 먹어가고 나 자신도 모르게 체념하기 시작했다. 나는 개척에 은사가 없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수 년동안 영적 슬럼프에 빠져 버리고 만 것이다.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지인 목사님의 안내로 신령한 세계로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들어가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그 후 영적으로 얼마나 몸부림쳤는지 모른다. 1년 동안 기도원의 밥을 먹은 날이 50일이 넘었다. 기도원 뒷산에 올라가서 여러 시간 산 기도를 해 보았다. 영력 있다는 목사님들이 인도하시는 집회를 찾아다니면서...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는 성령의 능력을 체험하기 시작했다. 성령의 바람이 온몸을 감싸는 은혜를 받았다. 온몸에 불이 들어왔다. 교인들에게 안수하면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 새벽기도를 인도하고 개인기도 중, 환상 가운데, 아내가 울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 나 때문에 아내가 많이 울었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아내의 얼굴이 갑자기 예수님의 얼굴로 바뀌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예수님의 음성이 너무나 또렷하게 들려왔다.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울었는지 아느냐?”
예수님께서 다메섹 도상에서 사울에게 준엄한 음성으로 말씀하셨던 것처럼 저에게도 준엄하게 말씀하셨다. 막상 두려웠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드디어 부족한 종에게도 예수님께서 오셔서 음성을 들려주셨다. “예... 맞습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직업적으로 목회를 했습니다. 삯꾼 목회를 했습니다. 하나님과는 상관없이 내 생각과 내 믿음으로 목회를 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하나님.” 오랫동안 통곡하며 회개하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저 때문에 얼마나 안타까우셨으면 우셨겠습니까?
00 금식기도원에서 여러 번 집회를 참석하면서 암투병으로, 질병으로, 실패로, 여러 환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목회자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데 저는 그런 어려움이 없었다. 돌이켜 보니 무서웠다. “어리석은 종에게 그런 매를 때리지 않으셔서 감사합니다. 만일 매 맞았다면, 믿음이 작아서 그 매 때문에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하나님으로부터 더 멀어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지요. 이제부터는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해 살겠습니다. 매를 때리지 않고 참고 기다려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나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령의 인도하심과 도우심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여... 저를 써 주세요.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하여 주세요. 하나님의 뜻대로 살겠습니다. 육신을 의지하지 않고, 오직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살겠습니다.”
그 후부터 성령충만하게 목회생활을 했다.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받은 바 은혜를 나누기 위해 부흥집회(185회)를 나가기 시작했다. ‘행복한 예수님의 사람들’ 카페를 개설(2004년 6월)하여 카페회원 11,000여 명과 20여 년 동안 은혜를 나누고 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부족한 종을 주님의 증인으로 사용하여 주신 우리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돌립니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