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채 총장
서병채 총장
나는 이번 졸업반 학생들에게 두 번의 특강을 하였다. 한 번은 “물고기와 연못의 관계”, 다른 한 번은 “단기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었다. 물론 이 두 가지는 다른 곳에서는 많이 얘기했지만 졸업생들을 위한 특강에서는 처음이었다.

물고기와 연못 얘기는 졸업을 하고 목회나 어떤 사역을 할 때 멤버들과 기관, 그 자체와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사역이든 교회든 처음 시작할 때는 보통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한국이든 여기든 같은 것 같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사람들, 더구나 좀 더 나은 사람들이 들어온다. 여기서 좀 더 나은 사람들이란 지성도 있고, 재력도 있고, 한마디로 ‘big fish’라고 보겠다.

그런데 대개 문제는 이 때부터 시작된다. 그 그릇, 즉 연못이 그 큰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용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나타난 큰 사람들 때문에 그 기관은 어리둥절하면서 어쩔줄 몰라한다. 그러면서 그런 큰 사람들을 수용할지 떠나게 내버려둘지 하는 순간이 오면서 최고 지도의 리더십 테스트가 시작된다. 담임목사이든 어떤 조직의 리더이든 이런 시절은 겪게 마련이다. 그 조직이 성장하려면 반드시 다른 사람들, 그리고 더 나은 사람들이 들어와야 된다. 안 그러면 답보상태가 진행되다가 평범한, 소위 서서히 문 닫을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왜 그런 다르고 더 큰 사람들을 수용하지 못할까? 우선 기득권의 문제인 것 같다. 다른 하나는 최고 지도자의 역량부족이라고 생각된다. 이 두 가지는 물론 사역의 성공에서 필수적인 과정이긴 하지만 직접 부닥치는 그 시기에는 매우 힘든 문제이기도 하다.

두 번째 강의에서는 단기 프로젝트에 관해 얘기했는데 멜빈대학교를 설립한 과정을 얘기하면서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어주는 기회가 되었다. 단기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내가 쓴 책(The 7 Principles for Short-term Project)을 중심으로 해서 엑기스만 뽑아서 강조해주었다.

위의 두 가지 강의에 졸업반 학생들은 대부분이 동의하며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왠고하니 이제 졸업식이 끝나 교문을 나서는 순간 피부로 와닿는 숙제들이기에 그런 것 같다. 학교를 떠나 교회든 사회로 들어가게 되면 이 두 가지가 피부로 와닿는 절대적 도전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기에 그들의 염려와 고민이 마치 나의 것처럼 느껴졌기에 강조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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