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 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창 2:3).
성경에 '거룩하다'라는 단어가 최초로 나온 곳은 창세기이다. 하나님께서 6일 동안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후 안식하시는 일이 기록되어 있다. 성경에는 거룩한 곳/땅/처소, 거룩한 민족/사람들, 거룩한 날(안식일 등), 거룩한 의복/도장/예물/관, 거룩한 집회, 거룩한 제단/기름/음식/물/빵/기구/봉헌물, 거룩한 이름(여호와 하나님), 거룩한 씨(스 9:2), 거룩한 산/하늘/도시 등 온갖 종류의 거룩함이 나온다. 전부 하나님과 관련된 거룩함임을 알 수 있다. 즉, 거룩함이란 이 세상에 속하지 않고 하나님께 속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거룩해야 한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 5:13).
교회는 거룩해야 한다. 그래서 교회는 세상이 부패하지 않도록 소금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소금처럼 교회가 교회답지 못할 때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이 세상에서 조소와 멸시를 당하게 될 것이다. 중세시대 교회와 교황들의 끔찍한 탐욕과 타락은 중세교회의 몰락을 가져오게 했다는 사실을 놀랍지도 않은 결과들을 역사적으로 알고 있다. 전 세계에서 단 한 명만 가질 수 있는 직위, 국경을 넘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신의 지상 대리인, 교황. 그 교황의 타락 시대가 있었다. 전쟁으로 교황령을 늘리고 성직을 사고팔며 사생아를 두는 일까지! 왕만큼 세속적인 탐욕의 정점을 누린 중세시대 교황은 결국 종교개혁을 부르게 되었다. 종교개혁 직후에 있었던 교황들의 거룩함의 상실과 탐욕과 타락을 보았다.
1) 식스투스 4세(1414-1484) : 당시 로마 인구 10만 명. 로마 내 매춘부 9천 명! 그들의 세금을 걷어 재산을 불린 교황. 매춘부들에게 면허증을 발급하고 수입에 세금을 부과하였으며 자신이 직접 지은 사창가에서 굉장한 수입을 얻었다.(2만 두카트: 당시 교회 성직자 월급이 수도원장급 경우 40 두카트였다) 매춘부 세 명이 내는 세금으로 교구장을 비롯한 성직자들의 급여를 충당할 정도였다.
2) 역대 최악의 교황, 탐욕의 화신 알렉산데르 6세 : 1492년 214대 교황 알렉산데르 6세. 그는 25세에 추기경이 되었고 61세에 교황이 된 것은 주로 뇌물덕이었다. 그는 콘클라베(교황 선출 추기경단 선거회)가 열리기 전에 돈을 가득 실은 노새 4마리를 오르시니와 아스카니오의 집으로 보냈다고 한다. 알렉산데르 6세는 1492년 214대 교황이 되었다. 그의 사생아는 모두 16명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 편력이 가장 심했던 알렉산데르 6세는 수많은 정부를 두었다. 그는 성직자의 모습이 아닌,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데 급급하고, 거리낌 없는, 세속의 정점을 보여주는 교황이었다. 알렉산데르 6세는 재위 11년 만에 말라리아로 병을 얻고 사망한다.
3) 레오 10세 : 사치의 끝판왕 레오 10세 등장(재위 1513-1521). 돈이 제일 좋은 교황 레오 10세의 끝없는 사치 퍼포먼스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오 10세의 교황 다음가는 직책인 새로운 추기경단 선출은 돈을 받고 팔았다. 레오 10세가 매매한 관직은 약 2150개. 연간 약 980억 수입을 올렸다. 성인들의 성유물을 전시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 백성들에게 선행이 어려우면 헌금을 내라고 했다. 사치에 부족한 돈은 은행이나 부유한 추기경들에 빌렸다. 교황의 귀금속을 전당포에 맡겨 대출받기도 했다. 레오 10세도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은 가톨릭의 성지, 6만 명 수용 가능한 성 베드로 대성당의 건설 비용이었다. 120년간 지어진 성당 건설 비용은 약 40조 원. 그러나 레오 10세의 흥청망청 사치로 감당할 수 없었다고 한다. 레오 10세의 만행을 보면, 그의 취임 자축 선물은 포도주였다. 광장의 분수에서 포도주가 물 대신 흘러나오게 하였다. 얼마만큼의 포도주가 낭비되었을까? 드디어 그는 재정을 충당키 위해 죽은 사람을 대상으로 면벌부(면죄부)까지 팔기 시작하였다. 수도사 요한 테젤 면벌부(면죄부) 연설 중: "헌금이 헌금함에 찰랑 소리를 내는 순간 죽은 자의 영혼이 연옥에서 천국으로 직행한다." 부자나 가난한 자나 면벌부를 구매했다. 면벌부는 대량으로 판매되었다.
교황과 교회는 탐욕을 채워가고 있을 즈음 교황청의 타락을 지켜볼 수 없었던 한 인물이 등장했다. 종교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마르틴 루터였다. 루터는 금욕적 생활과 신학 공부를 하며 영혼 구원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는데 오랫동안 자신의 죽음, 심판, 구원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던 차에 돈으로 고통의 구간인 연옥을 지나갈 수 있다고 하는 면벌부 판매에 대한 과장광고, 허위광고가 루터의 신앙심을 건드렸던 것이다. 루터는 면벌부판매를 주관하는 알브레히트에게 면벌부판매가 신학적으로 틀렸다고 반박하는 문서를 보냈다. 이것이 바로 루터의 95개 조 반박문이었다. 루터는 반박문과 자신의 책을 인쇄하여 사람들에 배포하였다. 당시 성직자들의 특권인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해 널리 퍼트렸다. 인쇄물 덕분에 면벌부 판매와 교회의 타락에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이 깨우치게 되었다. 루터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결국 기독교가 분열되는 사태를 가져오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유럽 사회를 뒤흔든 종교 개혁의 시작이었다.
종교개혁의 정신이 이렇다.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오직 예수(Solus Christus),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영광(Soli Deo Gloria). 종교개혁으로 교회가 거룩해지려고, 교회가 교회다워지려는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게 되었고 교회는 거룩성을 회복하고 소금의 역할을 다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늘의 교회를 보자. 그런 종교개혁 정신이 또 교회와 성직자들의 거룩성의 상실과 끔찍한 탐욕과 타락으로 다시 중세시대로 회귀하는 누를 범하고 있다. 지상적 매머드 교회의 건축, 성직자들의 불륜과 물질적인 탐욕, 무모한 교회의 세습, 정치권과의 결탁을 통한 이권개입, 신성을 모독하는 신학들(퀴어신학, 유신진화론)이 남무하고 있다. 그래서 교회와 성직자들은 사회적인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 그런 결과로 교회의 거룩성이 사라졌다. 도리어 세상의 소금의 역할을 잃어버렸고 조소와 경멸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교회가 이 세상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
지금 세상을 보자. 도덕적으로 성적으로 타락의 물결이 세상을 뒤 업고 있다. 청주지방법원에서는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 5명과 여성 1명의 성별 정정을 허가했다. 동성애, 동성결혼을 주장하는 자(퀴어)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며 거리에서 활보(퀴어행사)하고 그들만의 잔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일부 교회와 성직자들도 그들과 편승하여 퀴어신학을 주장하고 있으며, 퀴어를 반대하는 자들에겐 혐오자, 편견을 가진 사랑 없는 차별자로 매도하고 있다. 정치권과 교육권에서도 차별금지법(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과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인정해야 한다는 무리들이 득세하고 있다. 최근에 러시아에서는 최초의 트랜스젠더 정치인이 "태어났을 때 성별로 돌아가기로 했다"며 재차 성전환(남→여→남)을 선언했다고 한다. 점점 더 하나님의 창조의 거룩성에서 멀어져 가며 더욱 혼탁해져 가는 세상이 안타깝다.
지금 한국 교회와 성직자들은 거룩성을 회복하고 종교개혁의 정신인 “오직 성경, 오직 예수,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영광”으로 돌아가야 한다. 최근 서구권들의 상당수의 교회들이 동성애,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것이 성경에 어긋난 것을 회개하고 돌아서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고도 한국 교회에는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인정하고 퀴어신학을 주장하는 자들이 있어서 안타깝다. 교회와 신학교는 이런 신학을 주장하는 자들을 퇴출시켜야 한다. 지금이라도 교회의 거룩성을 회복하고 소금의 역할을 다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교회가 교회다워지려고 최선을 다하는 한국 교회가 되어야 한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 5:13).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