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신학대학교 측은 박영식 교수의 ‘창조신학’을 소위 ‘유신진화론’으로 보고 이것이 학교가 속한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의 신학 정체성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학교 측은 이런 이유 등으로 징계위에 그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 측 결정의 정당성 유무를 두고 논란이 일었으며, ‘유신진화론’과 관련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웨협은 이 성명에서 “‘유신진화론’은 ‘유신론’과 ‘진화론’을 합친 용어로, 세상이 오랜 자연적 진화의 과정을 통해 생겨났다는 비성경적인 주장”이라며 “우리는 유신진화론의 신학적 문제와 최근 그 논란을 확산시킨 방식, 이 두 가지 모두에 큰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들은 “유신진화론은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의 창조신학에 위배된다”며 “기성은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온 세상을 ‘심히 좋게’(창 1:31) 창조하셨고, 창조 시에는 세상에 죽음이 없었으나, 첫 사람 아담의 ‘죄의 삯’(롬 6:23)으로 세상에 죽음이 찾아왔음을 성경대로 믿고 선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기성 헌법 제2장, 제14조 1항, 제15조, 제21조에 명시되어 있고, 교단의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한결같이 믿고 가르쳐 온 성경적 진리”라며 “또 사중복음 중 ‘중생’이 ‘죄의 삯은 사망’이기에 그리스도를 믿어 영적 죽음에서 영적 생명으로 거듭나야 함을 선포한다면, ‘재림’은 ‘죄의 삯’으로 찾아온 육체적 죽음에서의 육체적 부활을 선포한다. 그렇다면 사중복음을 자랑스럽게 여겨온 모든 목회자와 신학자는 기성의 창조신학을 선포해 온 것”이라고 밝혔다.
웨협은 “그러나 유신진화론은 본래 세상은 혼돈의 상태에서 진화를 통해 점점 좋아졌고, 무수한 생명이 죽어가는 과정을 거쳐 단세포 생물이 진화해 인류가 탄생했다고 주장한다”며 “이로써 하나님의 선한 창조와 ‘죄의 삯은 사망’임을 부정하며, 아담이 첫 번째 실존 인간이라는 예수 그리스도 및 사도들의 가르침(마 19:4, 행 17:26, 롬 5:12-19, 고전 15:21-22, 45-47)을 부정한다. 아담의 죄로 인한 죽음에 기초해 그리스도의 구원을 설명하는 성경의 가장 중요한 신학적 구조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유신진화론은 아담의 역사성을 부인하고, 성경의 창조기사는 고대 근동 창조 신화의 개작이라고 여기며, 하나님이 길고 느린 진화의 과정을 주도하셨다고 주장해 성경의 권위를 약화시킨다”고 했다.
웨협은 “따라서 헌법과 사중복음에 근거해 기성의 창조신학을 선포해 온 우리는, 교단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 양성소인 서울신학대학교가 유신진화론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또 앞으로도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성과 서울신학대학교는 교단의 목회자, 교수, 신학생, 성도가 공히 따라야 할 창조신학의 뼈대와 기준을 더 명확히 제시해 주시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 ‘유신진화론’ 논란을 외부로 확산시킨 방식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최근 유신진화론을 옹호하는 저서, 입장문, 성명서를 발표한 일부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한결같이 유신진화론이 지닌 ‘신학적’ 문제에는 침묵하면서, 관심의 초점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 우리는 이를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직하지 못한, 부적절한 태도로 여겨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들은 “유신진화론을 ‘신학’이 아닌 ‘과학’의 문제로 포장해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은 유신진화론에 대한 ‘신학’적 문제제기를 의도적으로 희화화 하는 것”이라며 “유신진화론에 대한 문제 제기의 핵심은 ‘과학’이 아닌 ‘신학’의 문제다. 이를 감추고 의도적으로 논점을 ‘창조과학’으로 돌려 논점을 회피하려는 태도는 다분히 정치적일 뿐 아니라 솔직하지 못하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기독교 전통이 가르쳐 온 ‘계속적 창조’는 진화가 아니”라며 “아우구스티누스, 마르틴 루터, 17세기 프로테스탄트 정통주의 교의학은 하나님의 완전한 창조를 문자적인 의미로 믿었으며, ‘계속적 창조’를 말한 것은, 새로운 종의 생물이 계속 생겨나는 진화를 주장한 것이 아니라, 태초의 창조 이후 하나님께서 창조세계를 유지하시고 보존하시기 위해 계속적으로 섭리하심을 창조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이를 진화로 해석하는 것은 기독교 전통을 왜곡하는 것으로, 학문의 방법이 올바르지 못했거나, 만약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면 학문적 태도가 진실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되어 심대한 유감”이라고 했다.
이어 “유신진화론은 기성의 창조신학을 계승하지 않는다”며 “유신진화론을 옹호하는 최근의 한 논문은 이명직 목사, 조종남 박사 등의 목회자와 신학자가 현대과학에 열린 태도를 보인 것을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마치 그분들이 유신진화론에 옹호적이었던 것처럼 주장한다. 최근의 유신진화론을 옹호하는 여러 입장문과 성명서들은 그 주장을 똑같이 반복한다. 그러나 그들이 기성의 창조신학에 대해 가장 기초적인 조사라도 해보았는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웨협은 “기성의 창조신학을 계승하는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기준은, 과학에 호의적인지 적대적인지, 창조의 하루가 24시간인지 한 시대인지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상을 ‘심히 좋게’ 창조하셨고, 창조 시에는 죽음이 없었는데, 인간의 ‘죄의 삯’으로 사망이 찾아왔음을 인정하느냐 부인하느냐의 차이”라고 했다.
이들은 “기성의 창조신학 전통은 죄의 삯이 사망임을 분명히 인정한다. 그런데 죄의 삯이 사망임을 부인하는 유신진화론이 어떻게 그것을 계승한 것일 수 있나”라며 “기성 창조신학을 유신진화에 기초한 ‘창조신학’으로 변질시키는 태도는, 성결교단에 속한 신학자와 목회자로서의 진실성과 학문적 진정성 모두를 인정하기 힘든 왜곡”이라고 했다.
또한 “유신진화론에 대한 문제 제기는 학문의 자유 억압과 교권 침해가 아니”라며 “기성 목회자와 신학자는 기성의 헌법과 창조신학에 위배되는 ‘신학설’과 비평적 ‘해설’을 학문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추종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은 “학문의 자유가 교단이 지켜온 핵심교리를 부정할 자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교단 목회자 양성기관인 서울신대 교수라면 마땅히 기성의 헌법과 사중복음에 표명된 창조신학을 절대 믿고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어 “비성경적 인본적 신학이 서구 기독교를 휩쓸자, 많은 교회와 신학교가 문을 닫는 일은 오래전 과거 일이 아닌 현재 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신학에 확고히 서 있는 교단과 신학교는 그 생명력과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기성과 서울신학대학교가 비성경적 유신진화론을 마땅히 배격하고 성경적 창조신학을 바르게 지켜내느냐 아니냐는, 기성과 서울신학대학교 역시 사멸의 길을 걷느냐 아니면 주님께 더 깊이 헌신하고 쓰임 받느냐를 결정짓는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웨협은 “이번 계기를 통해 기성과 서울신학대학교가 성경적 창조신학에 확고히 토대를 둠으로 교회의 부흥과 신학의 발전을 이루어 갈 수 있도록, 기성의 창조신학의 뼈대와 기준을 더 확고히 제시해 주시기를 다시 한번 간곡히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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