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멀럴리(Sarah Mullally) 런던 주교는 지난 20일(현지 시간), 영국 주교회의가 이달 초 성직자와 교회가 동성 커플을 위해 축복 기도를 허용하는 계획을 합의한 이후에 진행 상황에 대해 언론에 발표했다.
영국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멀러리는 동성 커플을 위한 별도의 축복 예배가 “추가 승인이 필요하며, 이것은 아마도 2025년까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성공회 총회는 다음 달 런던에서 회의를 열어 동성 커플을 위한 '사랑과 신앙의 기도문'(Prayers of Love and Faith)을 실행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2월, 영국성공회 총회는 동성 커플이나 결혼에 대한 축복 기도를 제공하기로 의결했지만, 결혼에 관한 교단의 역사적 교리를 변경하는 데는 동의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월, 성공회 주교들은 교회가 성소수자(LGBTQ)를 환영하지 못한 데 대해 공식 사과하기로 합의했다.
멀럴리 주교는 영국성공회가 전 세계 성공회 공동체 내에서 “성별 및 성 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불일치로 인해, 불확실성의 시기에 휩쓸렸다”고 지적했다.
멀럴리는 “우리가 아는 바는 교회로서 이 문제에 대해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줄곧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주교회의도, 교회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어떤 이들에게는 충분한 진전이 없었다는 것이 사실이고, 다른 이들에게는 지지할 수 없는 방향으로 너무 많이 진전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하려는 것은 총회에서 합의된 동의안을 실행하기 위해 듣고, 목회 지침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목회적 안정감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고 덧붙였다.
이달 초, 주교회의 임원 11명은 동성 커플을 위한 사랑과 신앙의 기도문을 권장하는 결정에 반대하는 성명을 프리미어 크리스처니티에 발표했다.
유럽 성공회 교구에 소속된 주교 5명도 이달 성명을 내고 주교회의가 “이단을 받아들였다”며 회개를 촉구했다. 주교들은 “이 행동은 사랑의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죄라고 부르시는 것을 축복하는 왜곡된 메시지이며, 놀라운 은혜의 복음을 대체한다”며 “가슴 아프고, 사악하며, 엄청난 오만함”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성공회는 올해 2월 9일 열린 총회에서 찬성 250명, 반대 181명, 기권 10표로 동성 커플을 위한 축복 기도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사우스영국성공회연합(Global South Fellowship of Anglican Churches, GSFA)의 주요 인사 10명은 다음달 1일,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 대주교의 영적 리더십을 거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4월, 전세계성공회미래회의(Global Anglican Futures Conference, GAFCON)와 연합한 보수주의 성공회 신자들은 교단 지도부가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에서 반복적으로 이탈”했다고 비난하는 ‘킹갈리 서약’(The Kingali Commitment)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영국성공회 지도부가 죄를 축복하기로 결정한 것은 성령과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며 “주님은 동성 결합을 축복하지 않으므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축복을 구하는 기도를 지어내는 것은 목회적 기만이며 신성모독”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우리는 구원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서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입장이 모두 유효하다는 주장을 거부한다”며 “성도에게 단번에 주신 믿음(유다서 3장)에 대한 신념에서 고의적으로 떠나기로 한 사람들과 큰 의견 차이를 가지고 함께 걸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올해 초 영국 타임스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대다수의 영국성공회 성직자들은 교단이 동성 결혼식 주례를 시작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성직자의 49.2%는 “동성 결혼식을 기꺼이 주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59%는 “동성 커플 관계를 축복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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