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베드로같은 스타일이 시작시에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비이성적이고 무모하고 충동적인 스타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만히 앉아서 성공실패에 대해 계산만 하는 사람보다는 낫다.
독자들께서는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형제를 기억하실 것이다. 그 형제는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남루한 지하에 공장을 만들고 거기서 작업하기 시작했다. 몇 번의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쳐서 결국 비행기 하면 라이트 형제로 지금까지 최고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한 자료를 보면 같은 시기에 좀 떨어진 곳에서 다른 팀이 비행기 발명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 팀은 일류대학의 교수진들, 전문과학자들, 기계공학자들, 그리고 또 정부에서 재정지원으로 구성된 팀이다. 그런데 결국은 탁상공론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 팀은 지성적인 사람들의 모임으로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가능성도 살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주어진 미션은 이루지 못했는데, 어쩌면 이것이 지성적인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감성적인 사람들과 비교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한국에서 멜빈 목사님의 자료로 평신도목회 연구소를 시작할 때도 감성적인 사람들이 스태프로 먼저 들어왔다. 내가 "평신도목회로 한국교회를 돕자"라는 비전을 얘기했을때 제일 먼저 "예"라고 대답하면서 그 사역에 시작과 초석을 놓는 역할을 했다. 그 분들이 시작시에 바로 동참했기에 오늘의 멜빈대학교가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역에서는 이런 감성적인 사람들만으로는 목표달성이 어렵다. 시작하는 팀과 성숙하고 끝마치는 데에는 또 다른 팀이 필요하다. 즉 좀 더 지성적인 사람들이 동참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초기에는 동참하지 않는다. 여러가지를 고려하고, 또 진행상황을 보고 동참 여부를 결정한다. 1~10번까지 진행단계라면 감성적인 사람들은 1~2번에 동참하고, 지성적인 사람들은 거의 6~7번에 합류된다.
어쨋든 지도자는 이런 두 부류의 사람들이 다 필요하니 어느 쪽이 되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처음의 사람들에게는 격려가 필요할 것이고, 두 번째 사람들에게는 한 일에 대한 확증(affirmation)이 필요할 것이다. 지성적인 사람들은 더더욱 자신들의 주장과 한 일에 대한 지도자의 인정을 확실히 확인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서병채 목사(케냐 멜빈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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