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프로라이프 남성연대가 ‘남성프로라이프 운동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주제로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상원 교수(총신대 신대원)는 “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를 정한 모자보건법 제14조는 낙태 시술이 임신부 혼자가 아니라 배우자와 함께 결정해야 하는 것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이는 도덕적이며 법적인 책임을 임산부와 배우자가 함께 지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이와 달리 헌재의 위헌판결로 폐기된 형법 269조·270조는 낙태에 대한 책임을 임산부와 의료진에게만 묻고 있을 뿐, 남자에게는 묻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성경은 남자와 여자가 결혼, 출산에 있어 평등하며 공동의 책임을 지고 있다고 명시했다. 역할과 기능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뿐이지, 남·여 각자에게 주어진 독특한 특성으로 서로를 보완해가며 하나님이 주신 문화 대명령을 완수하라는 것”이라며 “따라서 자녀출산 과정 중 벌어진 낙태행위의 책임에 남자가 면제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성경은 결혼 관계에서 남자에게 지도의 지위를 부여했다(고전 11:3, 엡 5:22,23, 골 3:18, 벧전 3:1, 딤전 2:9이하). 이는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관계를 반영하고 설명하는 유비가 되기도 한다”며 “그 만큼 남자는 아내의 머리로서 지도하는 위치에 서 있다. 그런 지도적 지위에 있는 남성이 자녀출산에서 책임이 면제된다는 것은 철저히 반성경적 태도이며, 낙태 행위에 있어 여자보다 남자에게 우선적이고 더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동진 목사(카도쉬아카데미 교육위원장, 일산하나교회 담임)는 “1960년대 미국에서 확산된 페미니즘 운동은 여성에게 가정을 떠나 성취감과 존경을 얻을 수 있는 공적 영역으로의 진출을 촉구했다”며 “그 결과 발생한 양육의 문제는 피임과 낙태로 생식을 통제하도록 페미니즘 진영에서 요구했고, 결국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통해 태아를 낙태할 권리로 관철됐다”고 했다.
그는 “실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라는 미명으로 이뤄진 해당 판결은 복음주의 개신교단의 외면이 컸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미국 개신교단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기점으로 이듬해 1월부터 워싱턴에서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Life)을 개최하며, 정치인과 대중에게 낙태에 대한 경각심을 호소하기 시작했다”며 “남침례교 협의회는 1976년부터 교단차원에서 처음으로 낙태권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1982년 ‘낙태 및 영아살해 결의안’을 내놓아 수정 순간 인간 생명이 시작되며, 태아를 성인의 삶의 가치와 동등하게 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낙태 찬성은 유아살해, 아동학대 등의 인간 존엄성 상실로 이어질 것도 경고했다”며 “계속해서 남침례교 협의회는 1984년 산하 기관 및 교회에 미혼모 서비스 지원을 적극 요청했고, 1987년 기독교 생명 위원회를 신설해 낙태 반대를 위한 입법 로비 활동에 적극 뛰어들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이런 노력은 지난해 1월 워싱턴에서 열린 생명행진 운동에 22만여 명이 집결하고, 약 3천여 명의 젊은 운동가들이 모여 토론한 것으로 열매를 맺었다”며 “또한 릴라로즈가 15살에 설립한 프로라이프 단체 ‘라이브 액션’(Live Action)은 낙태 홍호자가 낙태 과정을 보고 변화된 모습, 비윤리적 낙태 실태 폭로 등의 영상을 유튜브 등에 게재하며, 현재까지 누적 조회수만 4,200만 건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했다.
아울러 “앤디라는 남성은 2016년 대선이 진행될 당시 ‘Pro Life Man’이라는 단체를 결성해 남성 프로라이프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점점 활동반경을 넓혀 블로그,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적극 프로라이프 운동을 개진하고 있다”며 “이는 프로라이프 운동이 여성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 모두의 책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서 오창화 대표(전국입양가족연대)는 “페미니스트 최영희 의원이 2011년 발의한 입양특례법은 독소조항으로 출생등록제를 적시했지만, 그들의 주장대로 보호 아동의 가정보호율이 올라간 것이 아니”라며 “오히려 입양비율은 떨어졌고 낙태와 유기아동 증가율이 높았다”고 했다.
또 “2020년 주사랑공동체 통계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상반기에 베이비박스에 보호된 아동들 중 60%가 시설로 이동했고 약 12~19% 정도만이 입양됐으며, 18% 가량은 원 가정에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입양특례법의 출생등록제를 보호출산제로 바꿔 생모가 낙태나 유기가 아니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입법 활동이 선행돼야 하며, 여기에 남성들이 참여하길 호소한다”고 했다.
오 대표는 “과거 1차, 2차 세계대전으로 수많은 고아들이 집단시설에서 양육되다 18세 이후 사회부적응에 따른 범죄와 매춘 등의 개인적 파탄에 따른 사회적 비용의 증대 문제가 발생했다. 이 때 수많은 교회가 집단시설이 아니라 가정에서 자랄 수 있도록 지원했고, 이에 대한 사회 제도가 마련되기 시작했다”며 “우리나라가 입양에 대한 편견으로 보호 아동의 시설 입소율이 절반에 이른만큼, 한국교회도 적극적인 입양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했다.
박준우 목사(카도쉬 유스미니스트리 대표, 동행교회 담임)는 “평화, 자유, 화합, 사랑, 희락, 자비, 인내 등은 기독교인이나 불신자에게도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단어다. 하지만 성경은 이런 덕목들을 나열하면서 ‘오직 성령의 열매는’(갈 5:22)이라는 중요한 단서를 붙였다”며 “결국 교회와 가정에서의 생명교육은 바른 교리를 바탕으로 진행돼야 한다. 교회는 신앙고백서 및 교리문답을 통해 성도들이 단어의 개념을 성경적으로 정립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이 유익하다”고 했다.
앞서 이봉화 대표(행동하는 프로라이프, 전 보건복지부 차관)는 개회사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1년 8개월의 짧지 않은 시간에도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한 채 낙태법 개정안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며 "태아의 생명권을 존중하는 낙태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박상은 원장(행동하는 프로라이프 공동대표, 샘병원 미션원장)는 환영사에서 "가정해체, 낙태 자기결정권을 요구하기까지 페미니즘 여성운동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런 단초를 제공한 남성의 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에서 가부장제도 속에서 행한 남성의 오남용된 권력 등을 회개한다"고 했다. 김길수 목사(생명운동연합 사무총장)도 "오늘 이 세미나가 남성과 여성의 대립이 아닌 공동의 책임을 갖고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로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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