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지도자들이 터키의 성소피아(Hagia Sophia) 성당을 모스크로 전환하는 계획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고 22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보도했다.
비잔틴 건축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히는 이 성당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 성당은 326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새로운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건설하면서 건립되었으며 537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에 의해 재건되었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 제국에 함락되기 전까지 성소피아 대성당은 약 1천년 간 동방정교회의 본산이었다. 1934년 이래 강력한 세속주의 아래 성소피아는 박물관으로 전환됐고 이제는 다시 모스크로 전환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대해 ‘인간의 형제애 고등위원회’(HCHF) 사무총장인 모하메드 압델 살람(Mohamed Abdel Salam) 판사는 “성소피아 성당을 둘러싼 모든 결정은 분열이 되는 원인을 피해야 하며, 모든 종교 간 상호존중과 이해를 증진시키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압델 살람 판사는 최근 세계교회협의회(WCC) 임시총무인 요한 사우카(Ioan Sauca) 박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HCHF는 모든 사람에게 종교 간 대화와 문화 간 의사소통을 훼손하고 긴장과 증오를 유발할 수 있는 조치를 피하도록 요청한다”면서 “다른 종교를 추종하더라도 공존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는 전 인류의 필요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HCHF는 예배 장소가 신자들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모든 사람에게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동일하게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분리와 차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사우카 박사는 이달 초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성소피아 대성당을 모스크로 전환하겠다는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카 박사는 “성소피아를 회교 사원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터키의 개방성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뒤집어 배제와 분열의 신호로 바꾸었다”면서 “성소피아 성당과 같은 상징적인 장소를 박물관에서 회교 사원으로 개조하기로 한 결정은 필연적으로 불확실성과 의혹, 불신을 야기 할 것이다. 대화와 협력으로 서로 다른 신앙을 가진 종교인을 한데 모으려는 우리의 모든 노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네바에 소재한 무슬림 재단 앙뜨레 꼬네상스(de l' Entre-Connaissance)의 하피드 콰디리 디렉터 또한 사우카 박사의 지적에 “완전한 지지”를 표한다는 서한을 WCC에 보냈다.
그는 “전 세계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무슬림으로서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터키의 아야 소피아(Hagia Sofia)를 위해 기도한다”면서 “지난 1934년 이후 지속해온 것처럼 항상 인류의 지식, 빛, 지혜, 평화의 교차로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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