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톨릭 단체에 따르면 수니파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의 당국이 기독교로 개종한 자를 대상으로 일주일에 최대 세 번까지 체포하는 등 박해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가톨릭 사목 원조기관인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는 모로코 종교 자유 권리 협회(Moroccan Association of Rights and Religious Liberties) 대표인 자와드 엘하미디(Jawad Elhamidy)를 인용해 기독교로의 개종자들이 신앙 개혁을 위한 캠페인 일환의 명목으로 반복적으로 체포됐다고 보고했다.
엘하미디 대표는 “이 나라 형법은 모든 모로코인들이 무슬림이라고 전제하고 있으므로 기독교로 개종한 자들은 안전에 대한 위협 뿐만 아니라 법적 문제에도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모로코에 거주하는 3천460만 명 중 8천 명에서 2만5천여 명이 모로코 국적의 기독교인으로 추정된다. 또한 약 3만 명의 외국인이 가톨릭이고 1만여 명이 개신교인 것으로 추정되며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일반적으로 자유롭게 예배 할 수 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이 나라에서 다른 종교를 전도하거나 개종하는 것은 6개월에서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형사 범죄에 해당된다. 오픈도어즈에 따르면 모로코 법은 ‘무슬림 신앙을 흔드는’(shaking the faith of a Muslim) 행위를 범죄로 간주한다. 예를 들어 기독교인이 다른 사람에게 그들의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벌금이나 체포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다.
엘하미디 대표는 “모로코인이 교회에 들어오면 두 가지 상황 중 하나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교회 앞에 앉아있는 경찰이 그를 체포하거나, 교회를 책임지고 있는 성직자가 관광 목적이 아닌 한 그 사람에게 떠나달라고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로코 기독교인들은 국가의 제재나 사회의 괴롭힘을 피하기 위해 비밀이 보장되는 가정교회에서 예배드린다”고 덧붙였다. 모로코인들이 국외에 위치한 교회 예배에도 참석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시되고 있다고 오픈도어즈는 전했다.
무슬림 배경을 가진 기독교인들은 법적 문제와는 별도로 특히 농촌 지역에서 가족과 공동체의 압력에 직면해 신앙을 비밀로 유지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기독교로 개종할 경우 상속권과 자녀양육권을 잃을 수 있다. 이슬람 당국은 또한 아랍어로 기록된 기독교 문학 유산(성경 포함)을 몰수하고 무슬림 배경을 가진 기독교인은 예배장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오픈도어즈는 모로코에서 기독교인의 권리에 대한 옹호자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위협과 폭력적인 공격대상이 된다고 전했다.
지난 2018년 결혼한 기독교인 부부 루브나와 남편 카말은 고향 지역 사회로부터 위협을 받았다. 그들의 결혼은 무효로 처리되거나 국가 형법에 따라 ‘간음’으로 간주돼 처벌받는다.
모로코 종교 자유 권리 협회 기독교위원회 코디네이터는 “우리는 모로코 유대인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대우받고 싶다”면서 “모로코 기독교인으로 인정받고 우리의 종교에 따라 합법적인 결혼식과 장례식을 치를 권리를 누리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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