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는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연중 기획 인터뷰 ‘힘내라! 한국교회’를 진행한다. 열 번째 주인공은 서울시 강남구 율현동에 있는 ‘라이프미션교회(기독교한국침례회)’ 담임 박재홍 목사(46)다. 박 목사는 원래 재료공학을 전공한 공학도였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현지에서 취업해 일을 하던 중, 하나님의 소명을 받아 2011년부터 샌프란시스코 소재 골든게이트침례신학교(현재 게이트웨이신학교)에 입학해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케냐와 소말리아 접경 지역에 있는 ‘EL-TOTO(엘토토, 대표 곽희문 선교사)’라는 선교단체를 다녀왔다. 그 곳으로 한 선교사의 발걸음을 이끄시고 무슬림 마을 한복판에 크리스천 학교와 교회를 세우신 위대한 하나님께 압도되었다고 한다. “교회가 위치한 마살라니 지역은 이슬람 과격 단체 ‘알 샤바브’가 예고 없이 출몰 하는 곳이었다. 이들로부터 언제 테러를 당할지 모르는 마살라니에서 예배를 드리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그럼에도 예배를 포기하지 않는 선교사들과 성도들의 모습에 강한 도전을 받았다. 그 목숨 건 예배를 목격한 이듬해, 생명보다 값진 예수를 전하자는 마음에서 2019년 4월 서울 율현동에서 라이프미션교회를 개척했다”고했다. 이번 인터뷰는 박재홍 목사와 함께 라이프미션교회 청년들도 함께했다. 다음은 그들과의 일문일답.
Q. 교회 개척을 결정하게 된 배경은?
A. (박재홍 목사) 원래 재료공학을 전공했다. 미국에서 비즈니스 전공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에서 일을 하다가 도중 하나님의 소명을 받고 신학교에 갔다. 2011년부터 게이트웨이침례신학대학교에서 공부했다. 2013년에 한국으로 넘어와서 침례신학교 목회연구원에서 학위(M.Div)를 마치고 2019년 2월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리고 2019년 4월 율현동에서 라이프미션교회를 개척했다. 6개월 뒤인 10월, 두번째 예배처소인 이태원에 있는 마크로비(쿠쉬 마크로비오틱 코리아) 쿠킹스튜디오에서 이태원 채플을 시작했다. 그 전에 케냐에서 곽희문 선교사가 섬기고 있는 EL-TOTO(엘토토) 선교단체를 방문했었다. 이곳을 통해 케냐-소말리아 국경 지역에 간 적이 있다. 소말리아는 무슬림이 99%다. 이곳에서 예배를 드리거나 교회 활동을 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거기는 마살라니 지역으로 ‘알샤바브’라는 이슬람 과격 무슬림 단체가 예고없이 출몰하는 곳이었다. 크리스천들은 경찰이나 무장 군인들의 보호 아래서 예배를 드렸다. 그곳에 한 교회(엘토토 교회)가 있었는데 2018년 2월경에 폭탄 테러를 당했다. 그 시점에서 2주전, 지역에서는 버스 납치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그 곳 선교사와 교회 성도들이 예배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큰 도전을 받았다. 나에게는 매일 드리는 예배인데 그들에게는 다음 주에 예배드릴지가 기약이 없었다. 이들이 마지막 예배라는 자세로 드리니까 목회자인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또 선교사의 발걸음을 소말리아 접경지역까지 끌고 가신 위대한 하나님께 압도돼서도 그렇다. 굳이 복음을 전하러 소말리아 접경지역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데, 이들을 그렇게 이끄신 하나님을 봤다. 그 하나님이 빵 없이 오직 예수만으로도 복음을 전하게 하시고, 그 하나님의 자신감으로 예수에 목숨 건 예배도 가능케 하신 것이다. 그것을 목격한 후, 이 예배가 생명보다 값진 것임을 기쁘게 보았기 때문에 개척소명이 탄력을 받았다. 한국에서 내가 너무 안일하게 신앙을 했었다. 이분들의 목숨을 건 신앙인의 고백들이 어마어마하게 강력했다.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 정도로 강한 임팩트였다. 생명을 걸고 선교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붙드는 분들을 보면서 2018년 12월에 개척 소명을 받았다. 우리도 생명을 걸고 예수 생명 없이 죽어가는 이들에게 생명의 예수를 전하자는 마음으로 ‘라이프미션교회’를 2019년 4월부터 강남구 율현동에서 개척했다.
Q. 교회를 개척하면서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중앙대 심리학과 3학년, 이하현 형제) 교회를 개척하면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교회를 세워 가는 일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현재 개척하는 교회가 별로 없다.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기는 마음으로 교회를 섬기다 보니까 주님께서 성도들을 붙여주시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고려대 일반대학원 상담심리 석사과정, 조수린 자매) 어려운 점은 딱히 없다. 인원이 적다보니까 온전한 코이노니아를 경험할 수 있다. 즉 예수님이 머리 되시고 예수님의 몸에 각 성도들이 지체가 된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다. 평일에도 예배가 있다. 그런데 한 성도가 한 번이라도 빠지면 ‘왜 안 나왔을까?’라는 걱정이 된다. 누군가가 기쁘면 같이 기쁘고. 인원이 적다보니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한 영혼에게 쏟을 수 있다.
Q. 교회 개척에 있어 추구하는 방향이 있다면?
A. (박재홍 목사) 우리는 예수 빼고 다 버린다. 주님의 임재에 압도되는 교회를 추구한다. 땅의 것을 안쳐다볼 수 없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이 땅에서 어려운 고초들이 없어진 것도 아니다. 하지만 주님이 워낙 크시고 하늘나라가 아름다우니까 그것들이 없어진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랄까? 마치 자갈길을 유모차로 가면 어렵지만 자전거로는 잘 갈 수 있다는 것과 같다. 자갈길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온전히 주 되심’만을 바라보는 가치관을 추구하고 그 원이 커지다보면 유모차가 못가는 길을 자전거로는 갈 수 있다. 하나님의 크심, 주 예수의 아름다우심을 바라보는 교회를 추구한다.
(조수린 자매) 우리는 죄인이고 죽을 수밖에 없지만 우리의 상황과 상관없이 하나님은 예수님 안에서 나를 택해주셨다. 그분의 자녀로 삼아주신 그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게 예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감사를 잊은 채 땅의 것을 바라보는 죄송스런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때가 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나를 또 받아주시고 그 은혜에 동참하게 하신다. 그 기쁨을 표현하는 것이 내게 있어 라이프미션교회에서 드리는 예배인 것 같다.
Q. 이를 위해 교회가 하고 있는 구체적인 사역은?
A. (박재홍 목사)우리 교회가 섬기는 여러 사역 중 무슬림 전도는 특별함이 있다. 무슬림과 크리스천은 같은 하늘을 바라보는 것 같지만 무슬림들이 바라보는 하늘에는 예수님이 없다. 그들은 기독교인들보다 종교적 열심이 뛰어나다. 그 누구보다, 어느 나라보다도 종교적 열심에 타오르는 무슬림들의 마음이 너무 안타깝다. 예수 없는 하나님을 바라보기에 더욱 안타까운 것이다. 이들이 그렇게 헌신을 하고 자기의 모든 인생을 다 바치면서 국가 체제 곧 샤리아법에까지 삶을 맞춘다. 그 열심이 하나님이 보기에 안타까운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예수를 믿는다고 위험에 처하지 않는다. 우리가 한국에 있는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목숨을 걸고 이슬람 국가에서 무슬림에게 선교하는 믿음의 동역자들에게 죄송스러울 것 같다. 그 마음을 가지고 2019년 4월 개척을 하고 그해 여름, 8명이 케냐 ‘EL-TOTO(엘토토)’ 선교단체를 통해 단기선교를 갔다. 케냐는 기독교 국가다. 그래서 포교활동이 필요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케냐와 소말리아 접경지역은 주민 99%가 무슬림이다. 무슬림 커뮤니티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크리스천에게 무슬림은 경쟁 대상이 아니다. 무슬림이 예수를 안 받아들인다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야지 이들을 경쟁적으로 꺾는 모습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십자군 전쟁이 그 예라고 본다. 예수님은 우리가 바라볼 목표지점이다. 하지만 그 진리가 옳다고 해서 무슬림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조수린 자매) 이태원 근처에서 무슬림과 만나 토론을 한 적이 있다. 이들은 구원을 경쟁적으로 노력해서 얻는다는 개념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구원이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신 전적인 은혜인데…
(박재홍 목사) (무슬림들과의) 이런 토론을 낭비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나님과 우리가 보는 하나님 백성은 일치하지 않는다. 야곱과 에서를 보더라도 그렇다. 에서 가운데 야곱이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무슬림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건져주실 하나님의 자녀가 있을 것이다. 그 자녀가 하나님을 바라보고 예수를 바라보며 신앙 고백을 하는 그 날을 상상한다. 그리고 언젠가 무슬림 사역자가 우리 공동체에 나오게 되는 그 비전까지 품고 있다. 결국에는 무슬림 출신의 기독교인이 라이프미션교회 이태원 채플을 끌고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Q. 현재 무슬림에 대한 전도 열매가 있는지 궁금하다.
A. (조수린 자매) 컨택은 계속 하고 있다. 이태원에서 마주치는 무슬림들이 있다. 이들과 친하게 지내다가 언젠가 예수에 대한 얘기를 꺼내기만 하면 마음 문을 닫는다. 그래서 나는 이것이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구나’를 생각한다. 만일 개종하는 무슬림이 있다면 이는 하나님이 하셨다고 찬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무슬림을 찾아서 9주 동안 이태원과 고려대 근처에서 전도지를 나눠주는 사역을 하고 있다.
(박재홍 목사) 현재 이 사역을 한국 엘토토 선교회 멤버들과 같이 하고 있다. 이태원은 이슬람 사원 근처에서 무슬림들과 만나서 전도지를 나눠주고 있다.
Q. 사역하면서 붙들고 있는 말씀이 있다면?
A. (박재홍 목사) 2020년 올해의 성구로 뽑았다. 바로 베드로전서 2장 4~5절이다. 이 구절을 가지고 올해 산돌이신 예수님만 붙들고 사역하고자 한다. 그런 우리가 산돌이신 예수의 터 위에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 제사장으로 우리 교회가 세워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인간과 하나님 사이가 예수님을 통해 화목케 되는 일이 우리 교회 성도들과 무슬림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Q. 끝으로 나에게 복음이란?
A. (박재홍 목사) 마가복음 1장 1절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 이니라’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예수 빼고 다 버려도 좋을 만큼 예수 그 이름만으로 우리 삶의 의미를 투영 하는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처럼 우리 복음의 색깔은 핏빛 복음이다. 우리가 가는 길도 예수만으로 여야 한다. 그 이름만, 그의 부활만을 전하는 게 초대교회 사도들이 지녔던 복음의 핵심이었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고 육신으로 오신 하나님이며 그 분이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사흘 만에 살아나신 분이다. 우리가 믿는 복음은 바로 초대 교회 사도들이 선포한 내용이다.
(조수린 자매) 대형교회를 다니다가 여기로 왔다. 이 교회에서 코이노니아를 배워서 더욱 행복하다. 교회 선배들이 전적으로 섬겨주신다. 이 섬김을 통해서 예수님의 사랑을 더욱 알아서 행복하다. 목사님 댁에서 같이 요리도 하고 식사교제도 한다. 우리 엄마는 교회를 안 다니신다. 그런데 성도들이 꽃과 인형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서 선물로 드리기도 했다. 엄마는 내게 ‘너는 교회 다니는데, 왜 이리 사랑을 많이 받니?’라고 물으신다. 그러면 나는 ‘내가 예뻐서도 잘나서가 아니야. 이분들이 예수님 안에서 나를 사랑해주기로 결단하셔서 그런 거야’라고 말씀드렸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빼도 된다는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언제는 에베소서를 읽고 있었다. 그런데 유대교의 앞잡이었던 바울이 예수님을 만나서 각 교회에게 보내는 서신서마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를 쓴 것을 보게 됐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마치 무슬림처럼 극단적으로 신앙훈련을 했던 내 모습을 보았다. 그랬던 내가 라이프미션교회에 와서 예수를 배우고 내 신앙의 문제가 바로 ‘예수가 빠져서 그랬구나’를 절실히 깨달았다. 바울의 마음이 곧 내 마음이 됐다. 나처럼 예수를 모르는데 하나님을 믿는다고 생각한 무슬림들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그러니까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학기에 복학을 하게 된 이유는 전적으로 무슬림 사역을 위해서다.
(이하현 형제) 12월, 혼자 케냐로 단기선교를 갔다. 목사님이 특별한 마음을 갖는 곳이다. 목사님이 ‘케냐의 어떤 모습 때문에 예수를 더 사랑하게 됐는지’가 궁금해서 ‘EL-TOTO(엘토토)’라는 선교단체로 선교를 갔다. 케냐 ‘고르고쵸’라는 지역에 갔다. 거기에는 쓰레기장이 있었고 근처에서 거주하는 어린이들을 돌봐주는 사역을 했었다.
케냐 크리스천 지체들과 축구도 했다. 우리와 함께 성경 나눔을 하기도 했다. 언어는 안 통해도 같은 그리스도인임을 예배에서 많이 느꼈다. 무엇보다 선교지에서 만난 크리스천 지체들은 목숨을 걸고 예배를 드렸다. 그분들과 함께 예배드릴 때 언어를 뛰어넘는 뭔가를 느꼈다.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태도에서 깊이 감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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