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교회 내에서 잘 드러나진 않지만, 없어선 안 될 존재인 ‘부목사’들을 만나본다. 기획 인터뷰 ‘부목사의 세계’는 그들의 진솔한 삶과 사역의 이야기다. 그 네 번째 주인공은 현재 분당 만나교회(담임 김병삼 목사)에서 청년사역을 맡고 있는 김종윤 목사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현재 섬기고 있는 교회를 소개해달라.
“분당 만나교회는 저의 모교회이기도 하다. 담임이신 김병삼 목사님을 필두로 ‘교회가 이 땅의 소망입니다’라는 표어를 중심 삼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한 예배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으로 훈련된 제자가 되어 성령의 능력으로 지역과 세상을 섬기고 있다. 교회는 지난 1981년 故 김우영 목사님을 중심으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 ‘가라 내가 너희와 함께 하리라’(마28:19~20)는 말씀을 붙들고 창립했다. 쉼이 필요한 이들에게 생명의 만나인 말씀을 제공하고, 그 말씀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도록 힘을 주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세워진 만나교회는 현재 흔히 말하는 대형교회가 됐다. 하지만 더 많이 모이는 것은 결코 만나교회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아니다. 이 교회를 처음 세울 때 주셨던 부르심 그대로, 모이는 것과 동시에 흩어지는 것을 지향하는 ‘흩어지기 위해 모이는’ 선교적 교회를 지향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담장을 넘는 교회’를 꿈꾸고 있다.”
-교회에서 맡고 있는 사역은 무엇인가?
“현재 청년부 사역을 담당하고 있다. ‘만청’은 만나교회 청년부의 줄임말인데, 20~30대 청년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 만청은 믿음, 소망, 사랑, 은혜 등 총 4개의 공동체로 구성되어 있고, 교회에 처음 오시는 분들은 새가족 과정(3주)을 필수로 받는다. 이후에는 기본교육과정으로 ‘Christian Basics’(9주)를 통해 신앙의 기본기를 세우고, 그런 다음 ‘Becoming a Better Christian’(11주), 일대일제자양육(16주) 과정을 거친다. 그 외 M-School(양육시스템), 영성훈련청년BTD, 결혼예비학교가 있다. 그리고 나무액션플랜을 통해 기도와 봉사로 섬기며, 예배를 위한 HIS(찬양팀), Jr(바디워십), J-Look(미디어), MAC(선교), 에녹(안내 및 봉헌), 예미(드라마), The-M(새가족양육) 등 사역팀이 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청년부 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해 2014년 말에 부목사로 부임해서 2015년까지 찬양사역을 담당했고, 2016년부터 지금까지 청년부 사역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본래 청년부는 교육부 안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청년들이 선교와 봉사 등 다방면에서 섬기고 있어 올해부터는 청년국으로 독립되어 별도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어떻게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나?
“분당 만나교회는 저의 모교회이다. 청소년기를 여기서 다 보냈다. 무엇보다 찬양의 즐거움이 있었다. 당시 친한 친구들은 전부 교회에서 만난 친구들이었다. 학창시절 진로를 결정해야 했을 때 선생님께서는 재밌고 행복한 일을 추천하셨다. 교회에서 찬양하는 것이 제일의 즐거움이었던 나로서는 교회에서 일평생 찬양하기 위해 신학교에 가려고 했다. 감사하게도 부모님은 크게 반대하지 않으셨지만, 행여 내가 후회할까봐 신학교로 바로 가는 것보다 일반대학에 진학할 것을 제안하셨다. 그래서 일반대학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솔직히 크게 재미가 없었다. 오직 찬양에만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늘 마음속엔 워십리더, CCM 사역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그런데 학교를 졸업해야 신학대학원을 갈 수 있어 찬양 사역에 큰 꿈을 꾸며 대학시절을 보냈다. 거의 집과 교회만을 오갔던 것 같다. 신대원 시절, 목사안수가 필수였는데, 목사안수를 받으려면 담임 목회 경험이 있어야 했다. 자연스럽게 개척교회에서 목회사역을 하게 되었고, 더불어 찬양사역의 꿈을 이어갔다. 당시 ‘나비워십’이라는 팀 활동을 하면서 앨범도 냈다.
그런데 2013~14년도에 위기가 왔다. 내가 계획했던 것들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던 것이다. 주중 집회에 사람들은 모이지 않았고, 발매했던 앨범도 쌓여만 갔다. 경제적으로도 개척교회를 섬기면서 사례비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집 전세금을 줄여 그 차액으로 생활해야 했을 정도였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는 말기 암 투병 중이셨고, 아내는 셋째를 임신했었다. 그 때 원망과 불평을 많이 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찬양사역팀(나비워십)부터 그만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주님 손에 맡겨드리리 나의 삶’이라는 찬양의 가사처럼 그저 내 삶을 아버지 하나님께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 땐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었던 것 같다. 그리고 목회의 길을 보다 깊이 생각하면서 날 향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됐다.
그러던 중 2014년 10월, 만나교회에서 부목사로 부름을 받게 됐고, 본격적인 사역을 감당하게 됐다. 늘 김병삼 목사님이 하시는 말씀 중에 ‘해야만 하는 일을 하다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가 온다’는 말이 있다. 처음 그 말씀을 들었을 땐 좀 거북했었다. 그러나 목회의 길을 가면서 그 어떤 말보다 많은 위로가 되었고, 그로 인해 어떤 사역을 하든지 감당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현재 만나교회 청년부 목회사역과 더불어, 나비워십과 앨범 작업 및 찬양사역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현재 맡고 있는 사역 가운데 어려움은 없나?
“전도사 시절 땐 해야만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 충돌이 있었다. 넓은 강단에 서서 예배인도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기획실 행정업무 및 회의가 주된 업무였기에 힘들었다. 목사가 되면서 사역 자체보다는 인간관계와 갈등을 조정하는 일에 어려움이 많았고, 부목사 초년 시절 여러 가지 눈치를 보며 사역을 해야 했었다. 현재 청년부 담당국장이 되면서 눈치 볼 일을 많이 줄어들었지만, 담임목사님의 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자리이다 보니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파악과 보고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앞으로의 목회비전이 있다면?
“시편 119편 105절(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말씀을 늘 기억하면서, 주님 손에 내 삶을 맡긴 이후, 설교자로서, 영혼을 이끄는 목회자로서, 그리고 코치, 리더로서 끝까지 쓰임 받기를 원한다. 또한 인생에서 고통 받으며 위로를 필요로 하고, 삶의 방향을 찾는 이들에게 주님이 기뻐하시는 뜻을 알려주는 목자가 되고 싶다.
-같은 사역을 펼치고 있는 한국교회의 부목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해야만 하는 일을 하다보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된다’는 김병삼 목사님의 말씀을 함께 나누고 싶다. 하나님 안에서 낭비되는 시간은 없다. 주님의 손에 인생을 맡기면 모든 시간과 사역이 다 하나님의 뜻이 될 것이다. 혹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의미 없고 갑갑하게 보인다 할지라도 그 시간을 통해 얻게 될 ‘하나님과의 이야기’ ‘목회의 간증들’ ‘관계와 갈등의 조정 능력’ 등은 계속 깊어지고, 성숙하게 될 것이다. 결국 하나님이 쓰시는 사역자는 기술이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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