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가 3일 아침 남서울교회(화종부 목사)에서 열린 ‘나라를 위한 기도모임-말씀과 순명’에서 ‘이런 나라 되게 하소서!’(스가랴 8:1~8)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1947년에 출간된 백범일지의 부록 ‘나의 소원’에 수록된 글을 낭독한 지 목사는 “지금의 우리 사회는 백범선생이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미래와 비교할 때 어떤 모습인가”라며 “구한 말, 일제강점기, 6.25 전쟁,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비참하고 못살고, 초토화 된 나라였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약하고, 힘 없던 나라에서 세계적으로 상당히 강한 나라가 됐다”며 “경제력은 세계 10위, 군사력은 7~8위 정도 되는 나라이다. 백범선생이 그토록 간절히 바라왔던 문화의 힘에서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BTS 활동으로 대표되는 현상적인 한류문화의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뚜렷하게 들어난다”고 했다.
이어 “일제치하와 해방, 정부수립과 6.25전쟁, 산업화와 경제발전, 군사독재와 민주화인권운동 등 우리 민족은 수많은 굴곡을 겪었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수도 없이 지났다”며 “그러나 우리는 지금 세계역사의 한 가운데 우뚝 서 있다. 요즘 코로나를 겪으면서 힘겨워 하고 있지만, 이 또한 넉넉하게 극복해 낼 것이다. 우리의 방역은 온 세계에 찬사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 목사는 “마음 아픈 일은 정파적 싸움에 연결된 이른바 진보와 보수의 극한 대립”이라며 “치우친 진보와 보수에 매몰된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극좌와 극우의 극한 고리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온 국민이 마음과 힘을 모아 전염병을 극복하고 경제를 살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이 상황을 정치와 이념의 도구로 악용하려는 사람이 있으니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 선동에 휘둘리는 상황은 더 부끄러운 일이다. 그리스도인이 이러한데 무분별하게 개입되는 일은 한탄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구약성경의 스가랴서에서 오늘의 우리사회에 주시는 하나님의 뜻과 앞으로 우리가 일궈 나가야 할 나라에 관하여 묵상하고자 한다”며 “선지자 스가랴는 이스라엘 민족이 바벨론 포로지에서 돌아온 이후 예루살렘에서 활동을 했다. 바벨론 포로지에서 이미 하나님의 환상을 보고 활동을 했고, 포로기 이후 공동체에 강력한 말씀의 대언자가 됐다”고 했다.
이어 “유대인들이 바벨론에서 고국으로 돌아와서 성전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저런 어려움으로 성전재건이 중단되고, 십수년이 흘렀다”며 “바사왕 다리오왕 2년(주전 520년)에 하나님께서 선지자 학개와 스가랴에게 말씀을 주시기를 신앙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 민족을 다시 일으키라는 명령이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하나님의 명령의 구체적인 방법은 중단된 성전 재건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성전 건물의 재건은 틀렸다”며 “궁극적인 목적은 성전을 다시 세우면서 유대인의 마음과 영혼에 하나님의 말씀이 새겨지고, 그 말씀이 삶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지 목사는 “스가랴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면서 미래에 펼쳐질 나라를 그린다. 그 감동적인 장면이 본문의 4~5절”이라며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어떤 나라가 행복하고 풍요롭고 아름다운 나라인가. 나이 드신 분들이 행복하고, 아이들이 재밌게 노는 나라, 여기에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이 간단한 표현에 함축되어 있는 것이 교육, 법조, 경재, 정치, 문화 등 모든 사회 전반이 건강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이런 나라가 되기 위한 기초가 무엇인가하는 점이다. 본문 2~3절에 나와 있다. 질투는 사랑의 역설절 표현이다. 하나님은 포로기 이후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 당신의 백성을 애가 타도록 사랑하고 질투하고 계신다”며 “그리고 주님께서 현실에 지치고 낙담해 있는 유대인의 삶 가운데에 살러 오셨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님의 약속이 미래에 이루어질 일이지만, 하나님의 말씀의 약속은 성취의 가능성은 추호도 의심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실제로 이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은 이미 예루살렘으로 돌아오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가랴서의 메시지에서 심장과도 같은 내용이 바로 이것”이라며 “하나님이 계시느냐, 바로 이 문제이다. 하나님의 임재와 현존이 관건이다. 여기에 모든 것이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지 목사는 “하나님의 임재와 현존, 하나님의 사람 삶의 현장에 함께 계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인가”라며 “하나님의 말씀이 일상과 인격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개인과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구체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포로기 이후 예루살렘 공동체의 생사가 여기에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갈등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나라로 성숙하는 길, 출구가 무엇인가”라며 “사회 전반에 하나님의 임재와 현존이 충만해지는 것, 곧 말씀이 삶이 되는 것이다. 유일하고 완결된 계시인 66권 성경의 가치관이 개인과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작동되는 것이다. 이 일에 인생을 거는 그리스도인이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또 “말씀이 삶이 되는 일은 어떤 사회 현상으로 이어져야 하는가. 먼저는 말씀이 그리스도인과 교회에 뿌리 내리고 이로써 사회 전체에 거룩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이 순서가 바뀌어서는 안 된다. 일상과 인격이 변화지 않는 그리스도인과 교회는 결코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지 못한다. 복음전도는 근본적으로 말과 삶으로 전한다. 기독교 역사에서 교회가 타락할 때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은 언제나 삶이 없는 말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영역이 성숙해야 한다”며 “개인의 윤리도덕성과 사회공의와 공공성이다. 이 둘은 양자택일이 아니다. 하나가 없으면 바로 설 수 없다. 성경의 가르침에 이 둘은 결코 떨어진 적이 없다”고 부연했다.
지 목사는 “보수복음주의에서 사회적 공의를 알고도 소홀했다면 위선이며, 모르고 소홀했다면 무지이고, 뚜렷한 이론을 내세우면서도 소홀했다면 잘못된 신앙이다”며 두 가지를 지키고 가꾸어야 한다. 지구행성의 물리적 환경과 인간관계의 정신적 환경”이라고 했다.
이어 “물리적 환경을 가꾸려면 독점을 거부하고, 공유의 문화를 추구해야 한다. 생태적 환경윤리의 확장이 그 중심이다. 정신적 환경을 가꾸려면 독단을 거부하고 공감의 가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인도적 인륜도덕의 성숙이 그 중심”이라며 “생태적 환경윤리와 인도적 인륜도덕, 이 둘은 창조와 구원의 영역이 깊이 연관된 그리스도인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또 “두 가지 틀이 확고해야 한다”며 “정치에선 법치민주주의, 경제에선 상생의 시장경제”라고 덧붙였다.
지 목사는 “우리 사회가 현재의 갈등을 넘어서서 노인들과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가 되는 것이 사람들이 보기엔 공상 아니냐고 말한다”며 “스가랴는 하나님이 하시며 하나님이 뜻을 정하셨다고 말한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를 모든 부정적인 현상에서 회복시켜서 하나님의 거룩한 도구로 삼으시려고 하나님께서 뜻을 정하시면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 없다”며 “거룩한 말씀의 자리로 돌아가 하나님의 임재와 현존을 체험하므로 한국사회와 교회를 다시 살게하자. 이 일에 헌신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복이 넉넉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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