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많은 것 중에서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가장 현실적으로 느끼는 게 있다면 바로 ‘온라인 예배’일 것이다. 많은 성도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이 문명(文明)의 이기(利器)를 이용했고, ‘미디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그러면서 분주해진 이들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교회의 미디어 담당 사역자들이다. 본지는 비록 화면엔 등장하지 않지만, 그 화면을 만들어 낸 주인공을 인터뷰했다. 이번엔 ‘영안교회’ 이주신 방송팀장이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영안교회에서 방송실을 섬기고 있는 이주신 집사입니다. 교회 방송 사역을 시작한 지는 20년쯤 된 것 같은데요. 부산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부산MBC 방송아카데미 VJ·연출과정을 거쳐 호산나교회에서 10년 정도 사역하고 잠시 프로덕션에서 근무하다 영안교회에서 현재까지 섬기고 있습니다.”
- 온라인 예배는 언제부터 드렸나요?
“영안교회는 매주 가야와 센텀의 두 예배당에서 동시에 예배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최근 가야에 박경호 담임목사님이 새로 오시기 전까지는 박정근 담임목사님께서 매주 가야와 센텀을 오가며 설교를 하시고 한쪽 예배당에서는 영상으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홈페이지에 실시간 예배 방송 서비스를 하고 있었지만, 교회에 나올 수 없는 형편의 성도들을 위한 서비스 정도로 이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공적 집회 자제 요청을 했던 날부터, 영안교회는 곧바로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습니다. 실시간 라이브 예배를 드리면서 예상치 못한 방송사고들도 있었는데요. 그러면서 좀 더 철저하게 예배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 교회 예배가 온라인 중심이 되면서 부담도 크실 것 같아요.
“방송실 사역이 교회 예배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교회와 성도 간 통로의 역할을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예배 중 오류나 잘못된 부분에 대한 피드백이 교역자 단체 채팅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올라오니까 늘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자칫 문제라도 생기면 제일 먼저 타깃이 되는 곳이 방송실이죠(웃음). 하지만 예배를 도우며 이러한 때에 은혜를 널리 전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 온라인 예배를 시작하며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온라인 예배를 처음 시작하고 제일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예배 영상의 화질 문제였습니다. 요즘 각 가정의 TV가 대부분 HD급 화질인데 반해 교회 시스템이 그걸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HD로 예배 영상 전체를 녹화하고 재편집해 주일예배 시간에 송출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특송과 주일예배를 HD와 4K 카메라로 촬영한 뒤 후반 작업을 거쳐 편집된 영상을 주일날 송출하는 방식이었어요. 약 10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 같습니다. 좀 번거럽긴 하지만 성도님들이 깨끗한 화면을 통해 예배를 드릴 수 있으니 보람이 됩니다.
또 온라인 예배를 준비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게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부 예배 영상’인데요. 교육부 담당 교역자님들이 영상예배 콘티를 준비하고 방송실에서 촬영과 편집으로 협력하여 매주 어린이 예배 영상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크로마키 촬영과 편집을 통해 다양한 제작형태로 어린이들이 예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영상예배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예배를 드리는 교육부 아이들의 반응이 뜨겁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 온라인 예배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식상한 답변이 될지 모르겠지만, 무엇보다 온라인 예배를 위한 철저한 준비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교회는 방송실 담당 목회자가 따로 있어서 그와 방송실 사역자들이 긴밀히 협의하는 가운데 예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목회자의 마인드가 그대로 방송 사역 현장에 반영됩니다.”
- 온라인 예배 전환된 후 사역적으로 변한 게 있나요?
“교회 안에서 방송의 역할이 더 중요하게 부각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수년간 교회에 제안했던 HD 방송시스템 공사도 마침내 성사됐습니다. 보다 좋은 화질로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어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현장과 온라인 예배 방송이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어 방송실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이 된 것 같습니다.”
- 미디어 사역자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많이 보고 느끼고 만들어보라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의 영상 콘텐츠는 그 특성상 매년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기 쉬운데요, 따라서 다양한 구성과 편집방식을 통해 성도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 콘텐츠를 어떤 그릇에 담을 것인지 결정하는 게 바로 미디어 사역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과 상대하고 그들과 소통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미디어 사역자엔 언제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고 내 취향과 스타일만 고집하면 새롭게 발전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 교회 방송사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교회 방송사역이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미 앞서가고 있는 교회들을 탐방하고 방송사역의 전반적인 내용들을 학습하면 자신의 교회에 적용시키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교회의 규모나 필요에 따라 교회 방송사역이 예배 방송만을 하는 곳이 되기도 하고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소통의 창구가 되기도 합니다.
또 방송실이 당장에 필요한 일들을 처리해주는 곳이 아니라 중장기적 비전에 따라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인식이 없으면 매년 진행되는 행사가 일회성으로 그치고, 사진이나 영상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송실 간사를 둘 형편이 안되는 교회라면 각 행사 별로 사진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만으로도 미디어 콘텐츠 제작의 밑거름을 준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사람을 세우는 일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장비와 예산이 있다 하더라도 정작 그것을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영상 간사를 따로 세울 형편이 안 된다면 재능있는 젊은이들을 세워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아직 이런 사역에 익숙하지 않은 교회에 조언을 해주실 수 있나요?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자 할 때 고가의 장비와 전문적인 노하우가 꼭 필요하진 않습니다. 다만 온라인 예배의 기술적인 부분들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알아보는 수고가 필요하고, 교회 내 방송 직원이나 간사가 있는 큰 교회를 통해 음향 및 영상 전문업체를 소개받아 전문적인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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