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이전부터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선제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래서 생명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주일예배 마저 온라인 또는 가정예배로 전환해 가며 전국민적인 고통 분담에 동참해 왔다.
그런데도 총리는 지난 주말 특별담화를 통해 “교회폐쇄, 예배금지, 구상권 청구”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살벌한 용어로 한국교회를 겁박했다. 이는 코로나 감염병 종식을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해 온 한국교회를 범죄집단으로 둔갑시켜 전체를 매도한 행위이자 묵과할 수 없는 선전포고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국가가 국민의 신앙행위를 강제하고 억압할 권한은 없다. 비록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협조와 권고 수준을 벗어난 강압적 권한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 이에 벗어난 것은 위헌이며, 민주주의의 역행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한국교회에 대한 억압과 위협, 무례를 당장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런 마당에 서울시가 오는 6월 서울광장에서 동성애자들의 퀴어축제를 공식 허가했다.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광화문 일대의 거리집회를 일체 불허해 온 서울시의 이 같은 노골적이고 편향적 행정에 할 말을 잃었다. 이것이 “지금이 전시에 준하는 비상상황”이라며 교회 주일예배까지 금지시킨 서울시장이 취할 올바른 언행인가.
지금도 전국의 나이트클럽, 술집 등 유흥시설은 매일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곳은 수수방관하면서 교회를 억압하는 이율배반이 가히 목불인견 수준이다. 어쩔 수 없이 현장예배를 진행하고 있는 소수의 교회들도 하나같이 당국이 정한 수준 이상의 위생수칙과 방역 기준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그런데도 교회를 마치 감염병 전파의 온상인양 취급해 경찰관과 공무원이 합세해 마음대로 성전을 유린하는 행위가 한국교회를 욕보이려는 의도가 아니고 뭐겠는가.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현장예배를 중단한 교회들에 대해 현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후 지원을 받겠다고 서류 등을 작성해 줄을 서고 있는 일부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촉구한다. 당장 형편이 어려운 미자립교회들의 딱한 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나 국가의 지원을 받는 교회들이 장차 치러야 할 엄청난 반대급부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보고 부디 각성하기 바란다.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중단한 그 대가로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현금으로 보상받는 교회를 어찌 하나님의 교회라 할 수 있겠는가. 어려운 교회들은 해당 교단과 대형교회들이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십시일반 서로 협력하고 지원함으로써 한국교회가 코로나19를 이겨내는 새로운 동력이 되기를 희망한다.
2020. 3.25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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