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기독교통일학회(회장 안인섭 교수)가 1일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에서 "보건의료를 통한 남북교류와 협력"을 주제로 '제16회 학술 포럼 멘사토크'를 개최한 가운데, 박상은 원장(샘병원 대표)이 기조강연을 통해 자신의 북한 체험을 이야기하고 '통일보건의료'에 대한 제안을 던졌다.
박상은 원장은 먼저 1998년부터 2006년까지 자신이 경험한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2007년부터 2016년까지의 평양과기대의 의학부 이야기, 그리고 2010년부터 진행되어 온 '통일보건의료운동'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박 원장은 "기존의 대북 NGO인 월드비전, 기아대책기구, 굿네이버스, 한민족복지재단 등과 합하여 대북보건의료지원단체 네트워크가 다시 가동된다면 이전보다 훨씬 체계적인 지원과 협력이 가능해질 것"이라 보고, "또한 남한 의료계의 각 직능별 대표단체들이 앞 다투어 통일의료준비에 나서고 있는데,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 간호사협회 및 기타 크고 작은 단체들이 통일의료협력을 다짐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 했다.
더불어 그는 "기독교계에서도 각 교단이 적극 참여하는 한국통일선교연합(KUM: Korea Unification Mission)을 만들어 올해부터는 더 체계적이면서도 광범위한 사역이 가능할 전망이며 다양한 대북지원의 플랫폼 역할을 감당하리라 기대된다"며 "지역교회 뿐 아니라, 기독교 NGO, 기독대학교, 기독병원 등을 총 망라하는 큰 우산이 되어 통일을 위해 물적, 인적, 지적 자원이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되어지는 축복의 통로가 되길 기도한다"고 했다.
다만 박 원장은 "통일 보건의학 정립을 위해 이미 시작된 통일, 우리에게 넘어온 통일의 주역들을 최대한 통일의 자산으로 키워내야 할 과제가 있다"고 말하고, "북한에서 나름 직업을 가지고 일했던 노동자들과 직업인들은 남한에서도 그와 유사한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인데, 보건의료인들은 자격증이 주어져야 하며, 그보다도 남한의 의료 환경에서 충분한 훈련을 받아야 용어와 시스템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특단의 정부차원에서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박 원장은 '남한에서 대북보건의료지원을 위해 설립된 민간단체의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과거 북한에 구충제를 보내면서 서로 정보를 알지 못해 동시에 여러 기관에서 중복해서 의약품을 지원하게 되는 해프닝이 있었는데, 당시 상당수의 약품들이 장마당이나 태국 등지에서 불법으로 거래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면서 "이러한 NGO의 연합은 5개 보건의약단체와 함께 통일보건의료연대를 이루어 다양한 협력 사업을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 했다.
더 나아가 박 원장은 "남한의 보건의료인들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한인 디아스포라가 함께 네트워크를 형성해 통일보건의료를 준비한다면 가장 효율적인 통일 보건의학을 정립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이 모두를 묶어 세계한인통일보건의료연합을 제안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 원장은 "향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책에 대해 보건의료분야에서도 심도 있는 논의와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고 당부하고, "전쟁이 아니더라도 갑작스런 탈북사태가 이루어진다든지 자유왕래가 이루어진다든지 북한의 무정부상태가 초래된다든지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기독교통일학회와 (사)사랑광주리가 공동주최했다. 행사에서는 박상은 원장 발표 외에도 "북한 모자보건과 탈북여성 건강실태와 대책"(동남보건대 김희숙 교수) "대북 보건의료 지원의 역사와 미래"(하나반도의료연합 경쾌수 회장) "북한 보건의료 현황과 재건을 위한 우리의 할 일"(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수구 전 총재) 등의 발제가 이어졌다. 토론자로는 김윤태 교수(백석대) 윤현기 교수(ACTS) 조만준 박사(총신대) 임상순 교수(평택대) 등이 수고했다.
안인섭 교수(회장, 총신대)는 '마태 25: 31-46'에 등장하는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란 말씀을 근거로 "바로 이것이 성경적인 남북관계의 방향"이라 강조하고, "남한의 바로 옆에 있는 북한의 형제자매들이 주리고 목마를 때 먹게 하고 마시게 하는 것, 그리고 그들이 헐벗고 병 들었을 때 옷을 입히고 돌보는 것이 곧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며 주님께 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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