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환
루터회 총회장 김철환 목사. ©기독일보DB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교회개혁을 부르짖는 이들을 보면, 혹은 기독교 정신으로 사회변혁을 주창하는 이들 가운데 보면, 성경을 시사적인 것과 접목시켜 자의적인 해석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 시키려는 경향이 가끔 있는 듯하다. 그러나 현 독일 교회뿐 아니라, 그 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 큰 영향을 준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1483~1546)는 정작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김철환 목사(루터교 총회장)는 "루터의 설교를 보면, 시사적이거나 상황적인 설교는 거의 볼 수가 없다"고 말하고, "루터의 설교는 성서적이며, 그 성서에 근거를 두고 깊은 이해를 더하는 강해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루터가) 어떤 테마나 주제 대신, 설교의 상당한 부분을 본문 이해에 기초를 둔다"면서 "루터에게 있어서 설교의 목표는 청중이 설교 본문을 완전히 이해하도록 돕는 것 이었다"고 했다.

루터는 '설교'를 선포된 말씀(spoken word)으로 이해하고, 그 설교를 통해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고 강하게 믿고 있었다. 때문에 루터는 설교에 엄청난 열정을 쏟아 부었고, 그 결과 위대한 설교가 중 한 사람으로 존경받게 되었다. 루터는 적어도 4천여 편의 설교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 매년 루터는 100회 이상 설교했고, 그의 모든 주석과 강연들도 기본적으로 말씀을 전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김 목사는 루터의 설교 목표가 "항상 설교를 통해 하나님 자신이 직접 말씀을 회중에게 선포하시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밝히고, "비록 설교자를 통한 설교이나, 그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선포하신다는 것이 루터의 설교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설교 신학"이라 했다. 더불어 "바울과 함께 루터는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는 청각적 사건(acoustical affair)이 신앙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고 이야기 했다.

1521년 루터는 새로운 설교 형태인 '강해설교'를 개발했다. 그의 강해설교 목표는 하나님이 성서본문을 통해 은혜로운 말씀을 전해 사람들이 믿음을 갖게 하거나, 성령의 도우심으로 그들의 믿음을 굳건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김 목사는 그 방법에 대해 "성경의 본문을 취해 그 속 중심 사상을 발견하고, 그 사상을 오류 없이 명확하게 하는 것"이라 설명하고, "루터는 반드시 본문이 그 설교를 통제해야 한다고 믿었다"고 했다.

마틴 루터
마틴 루터 ⓒ자료사진

더불어 선포되는 하나님의 말씀이 설교임을 믿는 루터는 설교자에게 경고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김 목사는 "설교자가 하나님을 위한 대사요 전령자의 역할에서 그의 역할은 제한되어야 한다고 (루터는) 주장했다"고 말하고, "이는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만을 선포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설교자는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것"이라 설명했다.

김 목사는 강연을 마무리 하면서 "종교개혁은 말씀운동, 말씀으로 돌아가는 운동이었다"고 말하고, "그래서 우리는 Sola Scriptura, '오직 말씀으로'라고 한다"면서 "루터에게 있어서 말씀은 바로 그리스도 자신이며,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말씀"이라 했다. 때문에 그는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이한 우리에게 도전은 말씀의 재발견이요, 예수의 재발견이요, 그리스도의 재발견"이라 이야기 했다.

한편 김철환 목사의 강연은 23일 저녁 고척교회에서 열린 예장통합 서울서남노회 훈련원 '종교개혁500주년 기념세미나'에서 있었다. 훈련원은 김 목사의 강연 외에도 오는 30일과 4월 6일 각각 정병준 박사(서울장신대 교회사 교수) 손달익 목사(증경총회장, 서문교회) 등을 초청해 "종교개혁과 선교교회론" "종교개혁과 오늘의 교회" 등의 강연을 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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