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은 낡은 정치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꾸짖음이었다. 유권자들은 국민을 의식하지 않는 독선과 불통의 정치에 등을 돌렸다. 여당은 야당의 분열을 반기며 대립과 정쟁에 몰두한 나머지 오늘의 결과를 초래했다. 여당을 만들어 준 것은 계파가 아닌 국민인데 국민은 안중에 없고 계파싸움만 하다가 모든 걸 잃었다. 이번 총선은 한마디로 국민이 돌아서면 여당도, 정권도 한순간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보여준 것이다.
더민주당은 새누리당을 누르고 제1당이 되었다. 그렇다고 승리를 자축할 때는 아닌 것 같다. 국민이 수권능력을 보고 지지했다기보다는 여당에 실망한 민심이반의 덕을 본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는 몰표를 받았지만 전통적인 지지기반을 잃은 것이 그 증거이다.
국민의당의 약진은 분명 양당 구도 하에 대립과 정쟁에 신물이 난 국민들의 새로운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당이든 개혁과 변화를 이루지 못하면 언제든 민심은 떠나게 되어있다. 기존의 여야 정당들은 양당체제에 안주해 개혁과 변화보다는 대립, 정쟁에 골몰한 데 대한 유권자들의 질타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기독자유당은 많은 기대와 성원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원내 진출에 실패함으로써 현실정치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한국교회의 현실을 보여주듯이 기독정당마저 하나되지 못함으로써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이슬람 반대를 염원한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은 매우 안타깝다.
그러나 군소정당으로서 여러가지 불리한 현실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것은 그만큼 교계의 당면 이슈를 현실정치에서 실현해 내야 한다는 절박함이 드러난 것이기에 앞으로 더욱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교계는 비록 기독정당의 원내 진출이라는 소망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기존 여야 정당의 기독의원들을 통해 한국교회가 요청해 온 기독교적 선한 가치가 구현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은 여야 간 대립, 투쟁에 신물이 나 있다. 따라서 4.13총선에서 나타난 3당체제로의 변화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염원이 표로서 드러난 결과이다. 제발 싸우지 말고 국익, 민생을 위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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