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국제부] 8체급 석권 필리핀 복싱전설이며 국회의원인 매니 파퀴아오(38)가 동성애 비판 발언으로 동성애자들과 동성애 옹호자들에게 공격을 받고 있다.
16일 AFP통신에 따르면, 파퀴아오는 지역방송인 'TV5'와의 인터뷰에서 "남자가 남자와 결혼하고, 여자가 여자와 결혼한다면 그들은 동물만도 못하다"고 말하고, "그것은 상식이다. 동물이 수컷과 수컷이, 암컷과 암컷이 짝짓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 동물은 최소한 암수를 구별할 줄 안다는 점에서 우리보다 더 낫다"고 주장했다.
파퀴아오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더불어 가톨릭이 국교인 필리핀에서는 동성결혼이 불법이다. 인구 1억명 가운데 가톨릭 신자는 80%가량 된다. 현지 언론들은 "필리핀 내 동성결혼 문제가 이슈인데, 파퀴아오의 발언은 유권자들 가운데 보수층을 의식한 계산된 발언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퀴아오의 발언 때문에 동성애 옹호자들의 비판도 거세다. 동성애 코미디언인 바이스 간다는 파퀴아오가 기독교인임을 의식, "상원이 원하는 것은 정치와 법 방면의 전문가이지 눈먼 선지자가 아니"라고 했다. 동성애자인 여가수 아이자 세구에도 "무지하고 편협한 위선자"라며 표를 주지 말라고 독설을 날렸다.
그러나 이러한 반발에도 불구, 파퀴아오는 설문조사 결과 상원의원 당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평소 검소하고 낮은 삶을 지향하는 그의 성품이나 타인들을 위해 집을 지어 준다거나 베푸는 봉사 구제 정신이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지로 무일푼에서 거부가 되고, 높은 인지도를 지닌 인물이 되었음에도 불구, 하나님을 찾고 찬양하는 그의 삶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한편 파퀴아오는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일어나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에 사과 영상을 올려놨다. 그는 "동성애자를 동물에 비교한 것은 실수"라 말하고,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미안하다. 날 용서해주기 바란다"면서 "여전히 나는 동성 간 결혼을 반대하지만, 내 발언은 경솔했다고 인정한다"고 했다.
그러나 파키아오를 후원해 온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는 그의 동성애자 비하를 혐오한다면서 관계를 끊겠다고 밝혔다. 나이키는 18일 "우리는 어떠한 종류의 차별에도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히고, "LGBT(성 소수자,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를 오랜 시간 지지하고 후원했다"며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 파퀴아오는 오는 4월 10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에서 티모시 브래들리와 세 번째 복싱 대결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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