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지민호 기자] "알라는 유일신, 무함마드는 알라신의 메신저"라는 내용의 한 고등학교 아랍어 필기체 글씨 연습 숙제가 미국 전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버지니아주의 리버헤드 고등학교 한 아랍어 교사는 얼마 전 수업시간 학생들에게 무슬림들이 매일 하는 기도문인 샤하다의 이 구절을 아랍어로 써오게 시켰다. 교사는 이 문장을 학생들에게 영어로 번역해 알려주지 않았고, 암송케 하거나 이를 믿는다고 말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그러자 보수 성향의 한 라디오 방송국에서 이 사실을 공개했고, 급속도로 악성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한 학부모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단순한 습자 숙제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아이들이 속았다"고 분노를 참지 못했다.
현지 경찰인 랜달 피셔 보안관은 "이 사실이 알려진 후, 페이스북에는 학교와 교사를 해치겠다는 내용의 글들이 수만 건씩 올라오고 있다"면서 "어떤 이메일은 폭력적인 협박을 담고 있으며, 일부는 참수 사진을 함께 첨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버지니아 주 오거스타 교육국은 성명을 밝히고 "학생들을 향한 구체적인 위협은 없었지만, 사회적 분위기를 우려해 담당 구역 내 학교들을 휴교한다"고 선언했다. 때문에 이 지역 고등학교들은 크리스마스 휴가를 하루 앞당겨 휴교를 시작했고, 금요일부터 휴업이 이뤄져 예정된 주말 연주회 및 스포츠 행사 등도 모두 취소됐다.
사태는 더욱 심각해져 경찰은 리버헤드 셰릴 라포트 교장과 가족들을 경호하기 시작했으며, 학교 측은 "아랍어 필기체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려주기 위한 숙제였지 특정 종교를 선전하려던 의도가 아니었다"면서 "다음부터 다른 교재를 사용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문제의 아랍어 과목은 라포트 교장이 개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리버헤드 고등학교가 있는 이 지역은 기독교 신앙이 뿌리 깊은 지역이다. 주민들은 이 소식을 들은 후 "그렇지 않아도 위태로운 기독교를 학교까지 폄훼하고 있다"고 격분한 상태로, 지역 교회 목회자들도 "교장이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테러를 기억해 부주의한 짓을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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