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로마서 13:13~14)
낮에와 같이 단정히... 시기하지 말며... '낮에와 같이'라는 표현은 지금이 밤이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바울이 분명하게 말하는 것은 성도들이 실제로 낮에 살고 있다고 여기고 생활하라는 것이다. '방탕과 술취함', '음란과 호색, '쟁투와 시기'가 나열되고 있는데 이러한 행위들은 단정히 행하는 것과 상반된다.
까라마조프가의 아버지 포도르 까라마조프는 고리대금업으로 자수성가했지만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사람이다. 표도르는 어머니가 다른 세 명의 아들과 한 명의 서자를 뒀다. 표도르는 장남인 미챠와 그루센카라는 여자를 두고 다투게 된다. 둘째인 이반은 미챠의 약혼녀인 카테리나를 사랑하게 된다. 상속과 재산 분배 문제로 사이가 좋지 않던 일가족은 조시마 장로의 암자에서 가족회의를 시작한다. 조시마 장로의 중재를 기대했던 까라마조프가 가족들은 표도르(아버지)와 미챠가 크게 싸우는 것으로 끝나게 된다.
어느 날 미챠는 자신이 방탕하게 사용한 카테리나의 돈을 갚고 그루센카와 함께 떠나기 위해 아버지와 다툼을 벌이게 된다. 또 어느 날 표도르가 살해되고 아버지 표도르의 살인범으로 첫째 아들 미챠가 체포돼 유죄판결을 받게 된다. 미챠가 약혼녀 카테리나에 보낸 편지 내용에 평소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다는 내용이 공개되자, 미챠는 평소 자신이 아버지를 살해하고 싶었다는 충동을 가졌다는 것으로 유죄를 인정한다.
사실은 둘째 아들인 이반의 “신은 없다. 따라서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허용된다”라는 무신론적인 사상에 영감을 받은 사생아 스메르자코프가 유산을 노리고 아버지를 살해한 것이다. 스메르자코프는 이반의 추궁을 받고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만 이반의 사상이 자신의 범죄를 부추겼다고 밝히고 자살한다.
까라마조프 일가. 표도르 파블로비치 까라마조프. 까라마조프 4형제의 아버지. 자수성가해 돈이 많고 방탕하게 살아가다 아들에게 살해당한다. 그룬센카라는 여성을 두고 첫째 아들 미챠와 경쟁한다.
미챠(드미트리 표도로비치 까라마조프, 28세). 표도르의 첫째 아들이며 전직 장교. 아버지의 생명력과 원시적인 감성을 물려받는다.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누명에 유죄판결을 받아 시베리아 유배형에 처해진다.
이반 표도로비치 까라마조프(24세). 표도르의 둘째 아들. 대학을 나온 무신론자. 큰 형 미챠의 약혼녀인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를 사랑하게 된다.
알료샤(20세, 알렉세이 표도로비치 까라마조프). 표도르의 셋째 아들. 수도사가 되려고 했으나 존경하는 조시마 장로의 죽음으로 수도원을 떠나 집에 돌아왔다. 순수함을 상징.
스메르자코프(파벨 표도로비치). 표도르가 거지 여인과 정을 통해 낳은 사생아로 비열하고 잔꾀가 많다. 갓 태어난 후 하인인 그리고리의 양자로 자라 표도르가의 하인 겸 요리사로 일하고 있다
카라마조프 일가의 무절제한 성적인 방탕과 시기로 인한 싸움은 죄된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러한 속성을 이겨내지 못하면 파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한편 바울이 본서를 쓰고 있던 고린도 교회는 이러한 분위기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었다.
김희보 목사는
예장 통합총회 용천노회 은퇴 목사로, 중앙대 국문과와 장신대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 신학교에서 목회학박사(D.Min.)와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월간 「기독교사상」 편집주간, 한국기독공보 편집국장, 서울장신대 명예학장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문학과 기독교(현대사상사)」, 「그림으로 보는 세계사(3권)」, 「지(知)의 세계사(리좀사)」, 「세계사 다이제스트10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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