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된 이들과 유족들에게 위로가
정부와 지자체, 산불 진화에 충력을
범정부·범국민적 역량 총동원해야
교회, 현장에서 위로하고 힘 보태길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동1길 한 마을 산불로 전소돼 폐허가 되어 있다. ⓒ뉴시스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동1길 한 마을 산불로 전소돼 폐허가 되어 있다. ⓒ뉴시스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이 “최악의 산불 재난, 고난당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라는 제목의 긴급 담화문을 27일 발표했다.

한교연은 “지난 주말 경북지역에서 시작된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며 인근 마을 주민과 불을 끄던 소방대원이 희생되는 등 최악의 사태로 번지고 있다”며 “이번 산불로 안타깝게 희생된 모든 분들과 그 유가족에게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위로를 빌며, 집과 삶의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한 모든 이들이 조속히 아픔을 털고 일어나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고 했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는 무엇보다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여 더 이상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며 “아울러 커다란 충격과 슬픔에 잠긴 유족들의 마음을 보듬어 다시 일어나기까지 지자체가 세심하게 살피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특히 이번 산불로 경북지역의 여러 교회들이 불에 타 소실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한국교회 구성원 모두가 내가 당한 일이라는 마음으로 함께 기도하며 복구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교연은 “이번 산불은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로 볼 수 있지만, 사람이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인재”라며 “산에 갈 때 라이터 등 화기를 소지해서는 안 된다는 기본 상식조차 지키지 않는 바람에 이 엄청난 재난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이 내 가족과 내 모든 재산까지 삼켜버렸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자체와 당국이 제때에 대처했더라면 이 정도까지 심각한 재난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소한 불길이 번지는 방향을 예측해 인근 주민을 미리 대피시켰어도 안타까운 인명 희생을 줄일 수 있었다”며 “언제든 이런 재난이 도처에서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재난 안전시스템의 문제점을 재점검하기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산불은 탄핵 정국으로 온 나라에 정치적 사회적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어났다는 점에서 여야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대통령이 야당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되고 그 직무를 대행할 국무총리마저 탄핵되면서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제적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며 “이번 산불 재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힘을 쏟아야 할 정부가 야당의 연쇄 탄핵으로 행정 업무에 공백이 발생한 데서 기안한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이들은 “그런데도 지금 정치권은 당장 눈앞에 닥친 관세 무역 전쟁과 글로벌 경제 위기를 나 몰라라 하고 오로지 권력 투쟁에 올인하고 있다”며 “권한대행의 대행인 경제부총리와 방금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판결로 업무에 복귀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다시 탄핵하겠다고 벼르는 야당에 온 국민이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권력을 향해 맹목적으로 돌진하는 자들에게 묻겠다. 한 정부에서 30번의 탄핵도 모자라 탄핵이 기각돼 돌아온 대통령 권한대행을 다시 탄핵하겠다고 협박하는 게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게 국민을 위하는 일이고 민생을 살피는 일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여당도 마찬가지다. 국민은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데 하나로 뭉쳐 이 위기상황을 헤쳐나가도 모자랄 판에 사분오열한 모습으로 제 살길만 찾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는가”라며 “아까운 세비나 축내지 말고 그럴 시간이 있으면 산불 현장으로 달려가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산불 끄느라 여념이 없는 소방대원들을 격려하기 바란다. 그것이 국민을 대표하는 자로서의 최소한의 본분”이라고 했다.

한교연은 “지금의 산불 기세는 비가 내려 꺼지기를 바랄 수준이 아니다. 따라서 범정부적, 범국민적 역량을 총동원해서 막지 못하면 온 국토가 불타고 말 것”이라며 “정치권과 사회 종교계 모두가 힘을 합해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이번 산불 재난을 하나님의 경고로 인식하고 말씀 안에서 바로 서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불의 앞에서 침묵하며 진리와 공의를 당당히 선포하지 못한 죄를 회개하자. 그리고 산불 현장으로 달려가 아픔을 당한 이웃을 위로하고 다시 일어나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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