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21일 오후 경기도 과천 소재 과천소망교회에서 ‘유신진화론 반대 과학적 성경적 증거’라는 주제로 제109회 월례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표에 앞서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박사는 “우리는 다윈의 진화론 나아가 신진화론, 유신진화론을 배격해야 한다”며 “다윈의 진화론은 다원의 관찰에 의한 종 사이의 진화라는 일반적인 단선진화의 비약적 결론이었다. 신 진화론은 변이의 축척 이로 인한 돌연변이 자연선택의 무차별적 투쟁 속에서 적자생존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특수상황으로 고려하는 다선진화 시각의 비약이론이며, 하나의 가설에 불과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유신진화론이 복음주의 좌파에서 나와 진화론을 성경과 화해시키려고 하는데, 성경을 진화론의 세계관에 맞추어 해석하고자 하여 타협이론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유신진화론은 인간의 발생을 진화의 산물로 봄으로써 창세기가 말하는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의 존엄성, 불순종으로서의 원죄로 인한 인간의 타락,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으로 인한 구원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오늘날 창조과학자와 기독교신학자들은 각 모델의 장단점을 성찰하면서 과학적 성찰을 거부 배척하는 신앙지상주의적 배타주의의 길이나 과학주의 입장에 기울어지는 인본주의적 타협주의의 길이 아니라 신앙과 , 과학의 고유한 영역을 인정하고 과학적 탐구를 넘어선 창조의 오묘한 진리를 인정·탐구하는 상호보완적 통합주의의 길을 개척해야 할 것”이라며 “창조신앙에 입각한 겸허한 과학적 성찰은 이 세상 만물이 하나님의 오묘한 창조라는 증거를 실험과학적 성과를 통하여 밝혀냄으로써 지성적이나 성숙한 신앙에 이르게 한다”고 했다.
발표회에서는 ▲하주헌 교수(경희대 의과대학, 한국창조과학회장)가 ‘생물학적 관점에서 고찰한 진화론의 본질’ ▲우병훈 교수(고신대 교의학)가 ‘유신진화론자 데니스 알렉산더의 아담론 비판’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창조론·진화론 논쟁, 어떠한 시각으로 해석하는가 하는 문제
먼저, 하주헌 교수는 “생명 기원에 관한 창조론과 진화론 논쟁은 현대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증명할 수 없는 질문”이라며 “무에서 물질과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창조의 개념은 현대 자연과학 방법을 초월하는 주장이어서 증명하기 위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주장이다. 왜냐하면 현대 과학은 존재하는 물질에 대해서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진화론은 간단한 물질에서 우연히 복잡한 우주와 생명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 자연과학으로 증명할 수 있는 논제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사실을 과학적 방법으로 증명하기란 물리·개념적으로 불가능하기는 마찬가지”라며 “결국 이 논쟁은 현재 존재하는 생명체와 자연의 기원을 어떠한 시각으로 해석하는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고 했다.
그는 “최근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해 생명체와 우주에 관한 이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지만 그 본질에 관해서 여전히 이해도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연에 관한 사람의 지식이 증가할수록 모르는 부분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역설”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렇게 정교하고 복잡한 생명체와 우주가 우연이라는 가장 약한 동력으로 만들어졌다는 진화론의 주장은 설득력이 매우 부족해 보인다”며 “반면 이러한 시스템은 우리가 알 수 없는 메커니즘에 의해 창조주가 창조하였다는 해석이 훨씬 더 설득력 있는 결론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 데니스 알렉산더 견해에 대한 9가지 문제
이어 두 번째로 발제한 우병훈 교수는 “유신진화론은 성경적이고 정통적인 여러 교리들과 충돌한다”며 “그중에서도 유신진화론이 지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아담과 하와에 대한 견해”라고 했다.
우 교수는 “데니스 알렉산더는 분자생물학자이며, 캠브리지 대학 세인트 에드먼즈 칼리지 안에 있는 과학과 종교를 위한 패러데이 연구소의 명예소장”이라며 “그는 복음주의 신자로서 성경이 매 페이지마다 영감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이어 “알렉산더는 진화론과 복음주의 기독교 신앙이 양립할 수 있다고 믿는 유신진화론자”라며 “그는 자신의 책 「창조 혹은 진화 하나만 선택해야 할까?」라는 책에서 아담에 대한 전통적인 아담론을 대체할 일종의 제3의 길을 제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데니스 알렉산더의 아담론은 성경과 과학을 조화시키기 위한 복음주의적 시도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견해는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며 “먼저는 아담 이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구원 문제이며, 둘째로 아담 이전에 살았던 인류가 과연 현생 인류와 동일하지 않다면 그들은 인간인지 동물인지 판단하기 힘든데, 알렉산더는 호모 디비누스가 최초로 하나님으로부터 계시를 받은 존재라고 말하며, 그리고 현생 인류는 그들과 연대되어 있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그는 또 “셋째로 하나님의 형상 에 대한 논의와 관련해서도 문제를 야기하며, 넷째로 하와와 동시대에 살았던 인류에 대한 알렉산더의 가정도 문제가 된다. 도무지 왜 그들이 연대성을 가지게 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라며 “다섯째로 알렉산더의 아담론은 그리스도의 구원에 대해서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며, 여섯째로 알렉산더가 제시하는 아담론은 원죄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 “일곱째로 죄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으며, 여덟째 하와에 대해서도 알렉산더의 설명은 문제가 있다”며 “마지막 아홉째로 알렉산더의 아담론은 창세기 해석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했다.
◆ 다윈주의와 기독교가 양립하기 힘든 이유
우 교수는 “과학철학자이자 생물철학자인 마이클 루스(Michael Ruse)는 다윈주의와 기독교가 양립하기 힘든 이유 두 가지를 제시했다”며 “먼저는 기독교 신학은 인간에게 특별한 본성을 부여하는데 반해 다윈주의는 모든 생명체가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고자 할 뿐이며 유기체들 사이에 구분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며, 두 번째로 기독교가 말하는 선하신 하나님이 생명체의 진화에 고통과 죽음을 의도적으로 사용하신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스스로를 복음주의자라고 하는 유신진화론자 알렉산더의 아담론은 바로 이러한 두 가지 문제에 대해 전혀 복음주의적인 신학적 대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진화론은 사실이야. 우리는 다만 거기에 맞는 신학을 찾지 못했을 뿐이야’라고 대답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왜냐하면 그런 태도는 과학을 성경보다 우위에 놓음으로써 성경의 권위에 대한 헌신과 그 권위를 인정하면서 역사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 온 정통신앙을 부차적인 것으로 만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알렉산더는 아담의 문제가 부차적인 문제라고 말했지만, 이것은 성경의 진실성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매우 중요하다”며 “오늘날 많은 복음주의권, 개혁주의권 내에서 많은 이들이 유신진화론이 마치 기독교 신앙과 조화될 수 있는 이론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여긴다. 하지만 알렉산더의 아담론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유신진화론은 전혀 전통적 기독교 신앙과 조화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 이유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에서부터 유신진화론자들의 아담론은 성경 및 전통적 기독교와 양립될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유신진화론자들의 아담론은 인간론 죄론 그리스도론에 있어서 많은 문제들을 야기한다”고 했다.
아울러 “유신진화론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기독교의 핵심 교리에 대한 전통적인 가르침을 상당 부분 잘라내고 상대화해야 할 것이다. 구약 성경과 신약 성경이 일관성 있게 가르치는 아담론을 거부하고 유신진화론자들의 아담론을 받아들이려는 사람들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유신진화론의 아담론과 합치되면서도 성경이 가르치는 아담론에 대한 일관성 있는 해석을 찾든지 아니면 유신진화론을 포기하든지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정통적 기독교 신앙인이라면 유신진화론을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앞서 개회예배에서는 이상직 교수(前 호서대 부총장)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마 22:21)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교수는 “본문은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려 했던 상황에서 나온 대답”이라며 “이 말씀에는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정치와 교회는 분리되어야 하고 어느 정도 정치권력은 그 자체의 자율성을 하나님께서도 보장하신다는 사실과, 반면 가이사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은전은 절대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존재와 대등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교회와 과학의 관계도 비슷하다. 중요한 것은 믿음의 고백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영원한 진리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순간, 인간은 그냥 자연선택에 따라 돌연변이로 생겨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고귀한 존재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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