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독교인
인도의 기독교 지도자들의 모습(사진은 기사와 무관)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인도 복음주의협의회(EFI) 산하 종교자유위원회(EFIRLC)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인도에서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차별 사례가 640건에 달해 전년도(601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현지시각)보도했다. 이는 2014년 기록된 147건과 비교하면 약 4배 증가한 수치로, 지난 10년간 기독교인을 향한 적대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FIRLC의 "Faith at Risk: Examining Violence and Discrimination Against Christians in India (2024)" 보고서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188건으로 가장 많은 박해 사례가 발생했으며, 차티스가르(150건), 라자스탄(40건), 펀자브(38건), 하리아나(34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EFI 사무총장 비자예시 랄 목사는 “기독교인을 향한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박해가 여러 주에서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며 “매일 4~5개의 교회나 목회자가 공격받고 있으며, 특히 주일 예배 시 공격이 거의 두 배로 증가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 유형은 위협 및 괴롭힘(255건), 체포(129건), 신체적 폭행(76건), 성 기반 폭력(60건), 예배 방해(46건), 기물 파손(41건) 등이 주를 이뤘다. 월별로는 1월(71건), 9월(68건), 3월(64건), 10월(62건)에 사건이 집중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차티스가르주에서는 지난 2024년 2월 12일, 수크마 지역에서 한 기독교인 가족이 두 차례에 걸쳐 신앙 포기를 강요받았으며, 이를 거부하자 마을 주민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으며 같은해 5월 4일에는 바스타르 지역에서 기독교인이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도들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 발생 몇 주 전 경찰에 신변 위협을 신고했으나, 경찰은 이를 외면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기독교 예배가 자주 방해받고 있으며, 목회자 및 신자들이 강제 개종 혐의로 체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0월 3일, 곤다 지구 가도푸르 마을에서 기도 모임을 하던 기독교인들이 공격을 받고 200m 끌려가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을 보호하기는커녕 체포하여 심야까지 억류한 후 경고만 남기고 석방했다.

펀자브주에서는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만 11건의 사건이 발생했으며, 12월 25일에는 피로즈푸르 지역에서 한 목사가 예배 준비 도중 공격받았다. 4월 18일, 암리차르 지역 술탄윈드 마을에서는 목회자와 그의 형제가 신앙을 이유로 폭행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반(反)개종법 악용 증가

EFIRLC 보고서는 반개종법이 기독교인 박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2024년 우타르프라데시주는 개종 금지법을 강화해 처벌 수위를 높이고, 특정 위반 사항에 대해 최대 무기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누구나 개종 혐의로 고발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면서 힌두 민족주의 단체들이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한 소송을 남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60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현재 감옥에 수감되어 있으며, 12월 27일에는 파테푸르 지역에서 한 목사가 강제로 삭발당하고 마을을 행진하도록 강요받은 후 반개종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10월 20일, 메루트에서는 목회자가 예배 도중 폭행을 당하고 경찰에 의해 체포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기독교 지도자들의 대응과 국제적 우려

2024년 말, 400명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급증한 기독교인 공격을 규탄하고 정부의 개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와 정치 지도자들이 이러한 폭력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공식 집계된 640건이 실제 발생한 사건의 일부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며, 경찰의 미온적 대응과 보복 우려로 인해 많은 피해자가 신고를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도는 2025년 오픈도어스의 세계 기독교 박해 국가 순위에서 11위를 기록했다. 이는 2013년 31위에서 10년 만에 급격히 상승한 수치로, 전문가들은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국민당(BJP) 정부의 반(反)기독교적 분위기가 극단주의 세력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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