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연 2024 개신교인의 인식 조사
©기사연 제공

개신교인 10명 중 7명이 개인적 위기 상황에서 종교가 도움이 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신승민, 이하 기사연)은 6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2024 개신교인 인식조사’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기사연이 (주)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개신교인 1,058명과 비개신교인 1,094명을 상대로 지난해 11월 13일부터 22일까지 조사한 설문 결과다.

설문에 따르면, ‘개인적인 위기가 있을 때 종교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개신교인의 77.2%가 ‘그렇다’(매우 39.6%+대체로 37.6%)라고 했다.

반면 같은 질문에 대해 비개신교인의 33.9%(매우 4.9%+대체로 33.9%)는 ‘그렇다’라고 했다. 비 개신교인 가운데 개인적 위기에 종교가 도움이 된다고 답변한 천주교인은 67.6%였고, 불교인은 46.3%였다.

‘우리 사회에 위기가 있을 때 종교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개신교인은 70.6%(매우 30.6%+대체로 40.6%)였고, 천주교인은 60%, 불교인은 42.2%였다.

더 구체적으로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에게 공통으로 ‘개인적인 위기가 있을 때 개신교 교회가 사랑과 돌봄의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개신교인 중 ‘그렇다’고 답한 이는 71.1%였고 ‘그렇지 않다’고 답한 이는 22.7%였다. 반면 비개신교인은 27.5%만이 ‘그렇다’고 답했고, 54.7%는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사회에 위기가 있을 때 개신교 교회가 사랑과 돌봄의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우선 개신교인의 69.9%가 ‘그렇다’라고 답했고, 25%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반면 비개신교인 중 ‘그렇다’고 답변한 이는 28.3%였고,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이는 57.3%였다.

개신교인이 생각하는 종교 생활의 목적은 마음의 평안(45.6%), 진리와구원(37.7%), 인격 성숙(5.5%), 공동체 생활(3.7%), 사회 정의 구현 및 사회 구원(3.4%), 물질적 풍요와 건강(2%) 순이었다.

같은 질문에 대한 비개신교인의 답변은 마음의 평안(66.9%), 인격 성숙(8.1%), 진리와 구원(5.8%), 사회 정의 구현 및 사회 구원(4.9%), 공동체 생활(4.1%), 물질적 풍요와 건강(1.6%) 순이었다.

기사연 2024 개신교인의 인식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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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기도를 하는가?’라는 질문에 개신교인 84.2%가 ‘그렇다’라고 답했고, 15.8%가 ‘기도를 전혀 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를 비개신교인과 비교해 보면, 같은 질문에 천주교인 69.9%가 ‘그렇다’고 답했고, 30.1%가 ‘기도를 전혀 하지 않는다’ 라고 답했다. 불교인은 49.3%가 ‘그렇다’, 50.7%가 ‘기도를 전혀 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기도의 이유를 묻는 조사에서 개신교인이 가장 많이 답한 것은 ‘신에게 감사하기 위해’(31.1%)였고, 그다음은 ‘마음의 평화를 위해’(22.1%), ‘가족과 친구의 안녕을 위해’(16.2%), ‘개인적으로 어려운 일을 해결하기 위해’(15.9%), ‘축복―물질, 건강 등― 을 위해’(6.2%), ‘고통받는 모든 존재를 위해’(4.6%),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3.9%) 순이었다.

개신교인은 종교의 교리 (32.3%), 타인에 대한 겸손한 태도(29.4%), 신자들의 공동체적 삶의 모습(10.9%), 종교 내 신앙인의 평등 (8.0%), 사회적 돌봄(7.3%), 기도와 수행(6.4%) 순으로 답했다. 비개신교인은 타인에 대한 겸손한 태도 (41.9%), 종교의 교리(12.0%), 사회적 돌봄(11.2%), 신자들의 공동체적인 삶의 모습(10.6%), 종교 내 신앙인의 평등(7.4%), 기도와 수행(5.4%) 순으로 답했다. 개신교인 답변에서 겸손한 태도가 29.4%로 2순위이긴 하지만 1순위인 교리 32.3%와 큰 차이가 없다.

‘좋은 교회’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개신교인은 경건한 예배와 묵상(39.2%), 사회적 약자를 향한 봉사와 구제(25.9%), 서로 돌봄(12.6%), 좋은 목회자(10.2%), 공동체 내 민주성과 평등(6.4%), 사회문제에 대한 참여(1.7%) 순으로 답했다. 반면 비개신교인은 전체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향한 봉사와 구제(42.5%), 경건한 예배와 말씀(12.8%), 서로 돌봄(9.2%) 등 순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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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일 박사(성공회대 신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종교인 중에서 개신교인의 종교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개신교인을 포함한 모든 종교인과 무종교인이 공통적으로 ‘마음의 평안’을 종교 생활의 목적 1순위로 꼽았다는 사실”이라며 “예수 믿고 구원받는 것을 신앙의 절대 목적으로 추구하는 개신교인도 같은 인식을 보인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변화”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현대 종교인이 진리와 구원과 같은 종교의 초월적 차원보다 생활의 안녕이나 정신적 안정과 같은 종교의 기능적 차원에 관심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또한 “초월적 신에 대한 믿음과 기도 생활도 개신교인이 타 종교인보다 더 강조하고 있었다”며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무종교인의 15.6%가 평소 기도를 한다고 답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인간의 실존적 한계 상황에서 초월적 존재에 의존하는 종교적 심성은 종교인만이 아니라 무종교인에게도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결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역시 ‘겸손’의 덕목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비종교인의 응답 1순위가 겸손(43%)이라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며 “여기서 비개신교인은 개신교 교회의 사회적 공공성과 책임 실천에 더 많은 기대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이 점에서는 무종교인도 거의 차이가 없어, 봉사와 구제(42.9%)를 좋은 교회가 가져야 할 1순위 특성으로 꼽았다”며 “결론적으로, 한국 개신교 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겸손한 태도와 윤리적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최형묵 박사(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소장)는 ‘윤석열 정부하의 정치사회 위기, 비개신교인과 개신교인의 인식 비교’, 신익상 박사(성공회대)는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과 감정 보고서’, 송진순 박사(이화여대)는 ‘2024년, 한국사회의 생존과 안전의 위기:인구절벽과 젠더갈등 그리고 의료대란의 문제’를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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