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성탄절 감사예배 후기
2024 성탄 전야(크리스마스 이브) 예배를 마치고 2부 순서로 성탄 발표회를 했다. 어린 학생들부터 장년들까지 열심히 준비하여 예수님을 보내주신 은혜를 기뻐하고 감사드렸다. 발표회가 끝난 후에는 새벽송(저녁에 함)을 나갔다. 올해 성탄 발표회는 작년보다 더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했고, 더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특히 새로운 성도들도 참석했다. 성탄절에 학생들에게 나눠줄 성탄 과자도 더 많이 들어왔다. 2024년 성탄절 감사예배를 드릴 때 본당이 가득 찼다. 예배당을 넓혀야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할렐루야!(은혜를 베풀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다른 교회에 다니는 학생이 자기 교회에서는 성탄 전야(크리스마스 이브) 예배와 행사가 없다고, 친구를 따라서 우리 참빛순복음교회 성탄 전야 예배에 참석한 것이다. 예배와 발표회 후에는 새벽송도 함께 하고 싶다고 동참했다. 그 모습이 마치 엄마와 길을 잃어버린 아이가 의지할 사람을 찾는 것 같아서 안쓰러웠다.
내가 청년 때인 1990년대 초까지는 성탄 발표회를 끝내고 새벽송을 돌러 교회 밖으로 나가면, 길거리에서 다른 교회 새벽송 팀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러면 서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하며, 예수님 안에서 한 가족임을 확인하고 축복해 주었다. 그때 왠지 모를 기쁨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하곤 했었다. 그런데 이제 그런 아름다운 교회 전통과 추억이 사라진 것이다.
12월 25일 성탄절 예배를 준비하면서 교회가 부흥되고 있어서 감사한 마음과 기대감이 들지만, 한국교회에 속한 목사이자 예수님의 한 제자로서 사명을 감당하지 못해, 다음 세대에 한국교회의 부흥 대신, 쇠퇴를 물려주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미안해서 마음이 무겁다.
교회가 2천년 동안 지켜오고 있는 성탄 전야 예배(크리스마스 이브)와 발표회, 새벽송이 사라지는 이유, 심지어 성탄절 예배조차 안 드리는 교회들이 증가하는 이유를 모르는 바 아니다. 발표할 성도가 없고 관람할 성도들도 없기 때문이다. 성도가 없다는 것이 얼마나 목사를 슬프게 하고 낙담하게 하는 지는 개척해 본 목회자들만 알 수 있을 것이다. 성장한 교회에 후임인 된 경우 또는 개척 때부터 성장한 목회자들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도 교회를 개척할 때 2-3명 참석하는 주일예배를 약 6개월 정도 드렸고, 새벽예배는 약 8개월 정도 혼자서 드렸다. 그때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특히, 새벽예배 때 혼자 찬양하고 설교할 때 중간에 누가 들어오면 자격지심에 말할 수 없이 민망했다. 그 당시 성탄 전야 예배와 성탄절 예배를 드릴 때, 목사로서 자괴감이 들 정도였지만 그래도 2천 년 동안 내려온 교회 전통을 고수했다. 목사 개인의 감정보다 교회 유산의 가치가 더 크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성도가 많은 교회에서조차 성탄절 전야 예배와 발표회를 생략하는 경우가 있다. 새벽송은 거의 실종되었다. 요즘 성도들이 힘들고 피곤한 것을 싫어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교회가 지켜온 좋은 전통에는—부활절, 추수감사절과 같은 전통에는—교회 믿음의 유산이 담겨 있다. 가치도 없고 필요도 없는 것을 전통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교회의 유산 속에 있는 선조들의 믿음의 체험과 신학적 가치를 되새기고, 현실에서 되살리고, 미래 세대들에게 물려줄 때, 교회는 다시 일어서고, 주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음을 믿는다.
살아있는 물고기는 강의 흐름을 거슬러 상류로 올라간다. 산 믿음을 가진 교회는 교회의 쇠퇴를 시대의 흐름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시대의 흐름에 역류하여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소금과 빛이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 우리 참빛순복음교회는 성도 숫자가 작은 교회지만 코로나 때도 현장예배를 멈춘 적이 없다. 하나님의 은혜로 코로나 때 오히려 10여 명 증가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미미하지만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교회 유산을 지키는 믿음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셨을 수도 있다.
내년 2025년 성탄절에는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부흥되어 교회마다 성탄 전야(이브) 예배와 발표회 그리고 새벽송이 되살아나서,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이유를 온 세상에 알리고, 성탄의 거리에서 개교회주의를 뛰어넘어 교회마다 예수님의 지체로서의 한 몸임을 확인하고, 서로를 축복하는 아름다운 교회 전통이 회복되고 물려줄 수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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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