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우리에게 품으신 하나님의 기대(이사야 1:10-20)
이사야서의 서론(1:1-2:5) 두 번째 단락인 1:10-20은 언약 백성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지적하면서, 회개를 통해 회복해야 할 참된 모습이 무엇인지 제시하고 있다.
먼저 10-15절은 심각한 죄악으로 인해 그들과 여호와 사이의 언약 관계가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언약 백성에 대한 호칭 "소돔의 관원들"과 "고모라의 백성"은 유다와 예루살렘 백성의 영적 상태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즉 예루살렘이 소돔과 고모라 즉 의인 열 사람을 찾을 수 없어 멸망당한 성읍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창 18:22-33; 렘 5:1; 겔 22:30 참조). 놀라운 사실은 본문이 지적하는 죄악이 우상숭배나 소홀한 예배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숫양, 살진 짐승, 수송아지, 어린 양, 숫염소"를 택하여, 율법의 규정대로 고기와 기름을 태워 드렸고, 피를 제단에 뿌리는 등 최선을 다했다. 그들은 또한 율법에 정한 대로 "월삭과 안식일과 대회, 정한 절기"에 빠짐없이 모였다. 더 나아가, 그들은 "손을 펴고" 간절한 기도를 드렸고 그것도 "많은 기도"를 드렸다. 그러나 죄악으로 인해 더럽혀진 그들의 예배를 여호와께서는 역겨워 받지 않으시겠다고 말씀하신다.
도대체 여호와로 하여금 자기 언약 백성의 최선의 예배를 철저히 거부하게 만든 죄악은 무엇일까? 무엇 때문에 하나님은 예루살렘 백성을 극악무도한 이방인처럼 취급하고 계시는 것일까? 15절은 그 이유를 이렇게 제시한다. "이는 너희의 손에 피가 가득함이라." 그들은 "무수한 제물"을 잡느라 피가 가득한 양손을 여호와께 자랑스럽게 치켜들었지만, 여호와께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언약 공동체의 연약한 이들을 억울하게 희생시킨 자들의 잔혹함을 보신 것이다. 뇌물을 받고 불의하게 판결하는 재판관들, 자기 지위와 힘을 이용하여 이웃의 기업을 빼앗는 지도자들, 서로를 속이며 친족을 곤경에 빠뜨리는 백성들의 행악을 보신 것이다(사 1:22-23; 3:13-15; 5:7; 10:2 참조).
이토록 흉악한 죄인들에 대한 여호와의 마땅한 반응은 철저한 심판선고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여호와께서는 취하시는 조치는 회개로의 초대이다. "너희는 스스로 씻으며 스스로 깨끗케 하여 내 목전에서 너희 악업을 버리며 악행을 그치라." 더 나아가, 여호와는 언약 백성에게 기대하시는 참된 모습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신다. "선행을 배우며 공의를 구하며 학대 받는 자를 도와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17). 여호와를 사랑하고 섬기는 언약 백성이라면, 마땅히 언약 공동체의 약자들도 언약의 복을 누리도록 보살피고 배려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진정한 회개로 돌아오는 자들에게 여호와께서는 완전한 죄 사함과 더불어 풍성한 복을 약속하신다(18-20).
멸망당해 마땅할 죄인들에게 베푸시는 죄 사함의 약속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완전한 대속의 사역을 통해 성취된다. 로마서 5:6-9에서는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에...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고 선언하면서, "그의 피로 말미암아 의롭게 하심을 받았다"고 증언한다. 히브리서 9:12은 그리스도께서 그의 피 흘리심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음을 증거한다. 그렇다. 비록 우리가 영원한 지옥의 형벌을 받아 마땅한 죄인이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대속으로 모든 죄를 용서받았고, 여전히 죄의 유혹에 빠지는 연약한 자들이지만 그가 이루신 영원한 속죄로 인해 여전히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살아간다(롬 8:31-39 참조).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베푸신 은혜를 우리도 베풀며 살아가는 것이 마땅하다. 사도 요한은 그리스도처럼 "목숨을 버리는" 사랑 즉 "행함과 진실함으로" 베푸는 사랑이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자의 마땅한 모습임을 말씀한다(요일 3:16-18; 약 2:14-17 참조). 우리 주변의 연약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것이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성도가 마땅히 행할 바임을 기억하면서(마 25:31-46), 하나님의 기대를 우리 삶에 채우며 살아가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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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