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주고받은 신장기증인과 이식인 한 자리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주)이크루즈의 후원으로 진행한 한강크루즈 나들이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1997년 7월, 최연화 씨(여, 71세)는 자신의 신장 하나를 일면식도 없는 한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기증했다. 최 씨의 신장기증 결심에는 오랜 기간 건강이 좋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냈던 자신의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 당시 하나님의 은혜로 건강을 회복한 최 씨는 아픈 환자를 살리는 장기기증을 실천하겠다고 마음먹었고, 1997년 1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에 생존 시 신장기증을 위한 등록을 마쳤다.

그리고 6개월 후, 최 씨는 수술대에 올라 자신의 신장 하나를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50대 남성에게 기증했다. 신장기증을 실천하고, 최근까지 아동양육시설을 운영하며 가정의 울타리가 필요한 아이들을 보살펴온 최 씨는 지난해 남편 故 이훈구 씨(기증 당시 74세)의 시신 기증에도 동의하는 등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나눔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 8일, 최 씨는 자신의 신장을 이식받아 27년 동안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는 김영길 목사(남, 82세)와 만났다. 본부를 통해 신장을 기증하고 이식받은 사람들의 모임인 ‘새생명나눔회’의 장기기증 홍보 캠페인 및 나들이에 두 사람이 함께하게 된 것이다.

이날 최 씨와 만난 김 목사는 “혈액투석을 받으며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최연화 씨 덕분에 벗어나게 되었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이에 최 씨 또한 “신장이 두 개인 이유는 이웃과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식을 받고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목사님을 오랜만에 만나 기쁘고 감사하다”고 답했다.

생존 시 신장기증인과 이식인 73명, 장기기증 활성화 위해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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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장기기증 홍보 캠페인 피켓을 들고 있는 새생명나눔회 회원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최 씨와 김 목사를 비롯한 73명의 신장기증인 및 이식인이 지난 10월 8일과 9일 양일간 ‘2024 새생명나눔회 장기기증 홍보 캠페인 및 나들이’를 위해 서울역 광장에 모였다. 8일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장기기증의 가치와 필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이어 여의도로 이동하여 ‘한강투어 크루즈’를 체험하고, 2025년 새생명나눔회의 활동을 준비하는 정기총회 등을 진행했다.

이튿날에는 청와대, 경복궁 등을 방문하며 ‘신장기증’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이들이 오랜만에 소회를 나누었다. 특히 이번 행사에 포함된 ‘한강투어 크루즈’ 프로그램은 장기기증의 가치에 공감한 ㈜이크루즈의 탑승권 후원으로 진행해 의미를 더했다고 한다.

새생명나눔회 이태조 회장은 “새생명나눔회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장기기증의 가치에 대해 알리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이웃의 아픔을 나누고자 생명나눔에 동참하는 이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며 “생명나눔 활성화를 위해 함께해주신 ㈜이크루즈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도 장기부전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새생명나눔회가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1호 생존 시 순수 신장기증인인 본부 박진탁 이사장 역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환자들을 위한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한 이들의 용기는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될 것”이라며 “신장기증인과 이식인의 따뜻한 외침이 전국 곳곳으로 퍼져 장기기증 활성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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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장기기증 홍보 캠페인을 펼친 새생명나눔회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한편, 본부는 1991년부터 생존 시 신장이식 결연사업을 진행해 오랜 기간 신장이식을 기다려온 환자들의 건강 회복을 지원해 왔으며, 현재까지 969명이 아무런 대가 없이 생면부지의 환자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했다.

본부의 신장이식 결연사업을 통해 신장을 주고받은 ‘새생명나눔회’ 회원들은 신장기증 후에도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장기기증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며, 인식 개선 캠페인, 장기이식 수술비 후원을 위한 모금활동 등을 통해 장기기증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본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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