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형태의 하나님 안에 살다
도서 「십자가 형태의 하나님 안에 살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구원에 대한 바울의 견해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 주제이자 내러티브인 케노시스, 칭의, 테오시스를 연구한 책이다. 바울의 구원론에 대한 이 획기적인 연구에서 저자 마이클 고먼 교수(세인트메리 대학원 대학교 레이먼드 브라운 석좌 교수)는 십자가 형태(십자가를 닮는 모습)가 곧 테오시스(하나님을 닮는 모습)이며, 바울 구원론의 핵심이 하나님을 닮아 가는 것에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빌립보서 2:6-11 연구에서 해소되지 않는 끈질긴 질문 중 하나는 이 본문의 배경(들)과 출처를 둘러싼 문제다. 그런데 우리가 빌립보서 2:6-11에 접근할 때 절대 잊으면 안 되는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 본문이 시적 내러티브라는 사실이다. 대부분 시와 마찬가지로 이 본문도 풍부한 은유와 암시를 담고 있으며, 그렇기에 출처 혹은 심지어 ‘배경들’보다는 상호텍스트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마도 더 정확할 것이다. 물론 적절한 역사적·문헌학적 정밀성을 추구하긴 해야겠지만, 또한 상호텍스트적 씨줄과 날줄로 직조된 이 작품 속에 존재하는 의미론적 중첩과 모호함을 그대로 안고 가는 법도 배워야 한다. 이 시적 상호텍스트성 개념에는 이러한 본문 안에 서로 창조적 긴장 관계에 있는 단어, 암시, 반향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혼란만 남는다는 의미도 아니고, 시적 내러티브에는 아무런 내적 구조와 일관성, 플롯, 혹은 논리가 없다는 의미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고 했다.

이어 “바울에게는 두 가지 구원론 모델(법정적 모델과 참여적 모델)이 아니라 하나의 모델이 있었는데, 그것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힘’에 의한 칭의로서, 그 의미는 언약의 정수를 담은 그리스도의 행위, 즉 그리스도가 십자가 위에서 보인 그 믿음과 사랑의 행위에 참여함으로써 하나님 및 이웃과의 올바른 언약 관계가 회복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이 한번의 행위는 율법의 ‘수직적’ 요구와 ‘수평적’ 요구 모두를 성취해서, 그 행위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그와 동일한 생명을 주는 율법 성취를 경험하며, 그 경험 안에서 죽음을 통한 부활이라는 과정, 그 역설적이고 기독론에 기초한 과정을 시작한다. 말하자면, 그들은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와 동화되는 과정(십자가화・그리스도화)에 첫발을 내딛게 되며,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형상이기에 그것은 곧 하나님화(theoformity) 혹은 신화(deification)의 과정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빌립보서 2:6-11은 순종하는 아들이신 그리스도의 내러티브적 정체성과 거룩함뿐만 아니라,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내러티브적 정체성과 거룩함도 드러낸다. 본서 1장에서 강조했듯이, 이것은 반직관적이고 반문화적이며 반제국적인 형태의 신성이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바울에게는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그리스도의 의미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를 바울이 원한다는 의미다. 분명히 바울은 그리스도가 행한 일이 반직관적이고 지나칠 정도로 관습을 벗어났음에도, 궁극적으로는 신성의 위반이 아니라 신성의 표현이며 그렇기에 하나님의 거룩함의 표현이라고 암시한다. 그렇지 않고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성품을 저버린 것이라면, 어떻게 ‘하나님과 동등할’ 수 있겠는가? 본서 1장에서 주장했듯이, 이 말의 의미는 ‘그는 하나님의 형태이신데도’가 사도 바울의 더 넓은 사고 체계에서는 ‘그는 하나님의 형태이시므로’의 뜻이기도 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인간의 상태 약함, 경건하지 않음, 죄인, 원수에 관해 그리고 그런 그들과 화해하시려는 하나님의 반응에서 확인되는 순전하고 반직관적인 연민과 은혜에 관해, 이보다 더 냉정한 설명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하나님은 적극적으로 주도하시며, 자신을 향한 인류의 반역과 그들 스스로 만들어 낸 적개심에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시지 않고 비범한 은혜로 대응하신다. 보통 인간이 유혹당하는 방식, 즉 원수를 짓밟고 부정한 타자를 제거하는 방식은 그리스도 안에서 보이신 하나님의 반응이 아니다. 그 대신 하나님은 사람들을 하나님 자신께 화해시키려, 그리고 사람들과 사람들을 화해시키려 먼저 손을 내미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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