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약점을 다 드러내며 서로를 품는 것은 안전한 일이다. 함께 사랑의 손안에 안기기 때문이다. 자신을 내어 주는 일은 안전한 일이다. 우리가 견고한 기초 위에 서 있다고 말해 준 분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헌신하는 것은 안전한 일이다. 어두운 구덩이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따뜻이 맞아 주는 본향에 들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약해지는 것은 안전한 일이다. 창조적 힘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고백하며 사는 것이 새로운 앎의 방식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어두움이 아닌 빛이다. 그 빛을 아는 자는 그 빛을 볼 것이다. 저는 자가 걷고, 귀머거리가 듣고, 벙어리가 말하고, 눈먼 자가 보며, 산이 옮겨질 것이다. 우리에게 찾아와 “사랑의 표지는 곧 약함의 표지”라고 말해 준 어떤 사람이 있다. 강보에 싸여 구유에 누인 한 아기다. 이것이 하나님의 영광이요 세상의 평화요 모든 인간의 복이다.
헨리 나우웬 – 헨레 나우웬의 친밀함
아버님께서 두 아들과 달리 딸에게 더 강조하신 말씀은 무엇인가요?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는 골로새서 3장 23절 말씀을 늘 강조하셨습니다. 아마 초등학교 3~4학년 때였을 겁니다. 저녁상을 차리는 시간에 막 퇴근하셔서 제가 행주로 탐탁지 않게 밥상을 닦는 모습을 보셨습니다. 아마 숙제하고 있었거나, 피아노 치고 있었거나, 재미있는 것을 하고 있던 제게 엄마가 밥상 좀 닦으라고 하셔서 내키지 않는 마음에 건성으로 닦는 것을 하필이면 퇴근하시는 시간에 발견하셨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저는 어린 마음에 ‘기운 좋은 남자들은 그냥 놔두고 왜 딸인 내게 밥상 차리는 일을 시킨단 말야?’ 하는 불평 섞인 마음을 갖고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좀 유난히 남녀평등을 강조하는 성격이어서 그랬겠지요. 그때 그 장면을 목격하신 아빠가 다정하게 다가오셔서 “그 행주 아빠 다오!” 하시더니 “이왕 행주질할 거면 이렇게 주님께 하듯 하자!” 하시며 손수 열심히 닦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제게는 그것이 잊히지 않는 삶의 배움의 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신성욱 – 김장환 목사 평전
이 작은 책은 내가 당했던 한 교통사고에 대한 영적인 이야기이다. 내가 이 책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 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으며 거기서 하나님을 새로이 경험하게 되었다. 만일 이것을 글로 쓰지 않는다면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의 임재를 선포한다는 나의 소명에 충실하지 못한 셈이 될 것이다. 삶에는 많은 방해 거리가 존재한다. 책이나 논문들은 내가 하나님을 찾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지만, 나 자신이 그 일부분이기도 한 하나님의 신비를 가장 잘 나타내 주는 일상생활의 맥을 끊어 놓곤 했다. 그 순간 책이나 다른 읽을거리들이 오히려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었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내 삶에 끼어든 이러한 모든 방해 거리들은 평범한 유형의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오히려 지금까지 나의 신체적, 정서적, 영적 평안을 지켜온 안전장치들이 아니라 한층 더 깊은 연결고리를 발견하게 하는 기회들을 제공해 주었다. 그 방해 거리들로 인하여 나는 하나님 앞에서 나의 모습을 전혀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헨리 나우웬 – 헨리 나우웬의 거을 너머의 세계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