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헨드릭 크래머(1888-1965)는 네덜란드 선교학자로서 인도네시아에서 사역했으며 이슬람 문화에 정통했고 에큐매니컬 운동에도 깊이 관여한 인물이었다. 본 도서인 <평신도 신학>은 1958년 출간됐으며 이 책은 개신교 최초로 교회와 세상 속 평신도의 지위와 소명을 정립한 고전이다.
당시 크래머가 이 책을 집필했을 때 교회의 직제와 사역은 주로 안수를 받은 ‘성직자’ 계층에만 초점을 맞춘 채 논의되었고, 교회의 임무와 사명 역시 비슷한 견지에서 조명이 되어왔다. 그러다 보니 교회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비(非)성직자 계층, 소위 말하는 ‘평신도’의 신분과 사명에 대해서는, 거의 신학적 조명과 성찰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었다. 이에 대한 조직적·체계적 서술의 시도를 위해 크래머의 저술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함이었다. 크래머는 개신교 최초로 평신도의 본질과 지위, 위상을 정립한 것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과연 교회의 평신도들은 오늘날 진짜 신앙의 전투가 벌어지는 세상의 영역들(공장과 가게, 정당, 정부 기관 등)에 충분히 관여하고 있는가? 오히려 이 세상의 정신과 기준과 기대를 따르기 때문에 점차 세상에 흡수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책임 있는 직책을 맡은 성직자들은 아직까지 하나같이 입으로만 평신도의 중요성을 긍정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평신도들이 교회이다. 그들이 교회를 만든다. 평신도 신학은 전문성에서 벗어나 단순한 신학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 해도 그것은 하나의 신학이다. 기독교의 계시, 신앙의 의미와 범위에 관한 일관된 사상은 하나같이 신학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신학 그 자체는 전문가 집단의 특별한 관심사가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의 관심사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하나님의 본을 좇아 세상 중심적이 되는 것이 교회다운 모습이다. 교회를 세상으로부터의 안전한 피난처로 여기고 교회 중심적이 되는 것은 교회의 본질과 소명을 배신하는 짓이다. 오직 교회 자체를 그 목적으로 삼지 않을 때에만 교회는 진정한 교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평신도 계층은 그 위상과 책임과 사역의 면에서 성직자 계층의 그것만큼이나 교회의 본질적인 부분이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에게 친절을 베풀어 교회를 도와달라고 부탁해서는 결코 안 된다(아무도 성직자에게는 이런 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교회의 본질과 소명에 입각하여, 증언과 섬김을 위해 세상에 보내진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그들의 정체성을 근거 삼아 동역을 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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