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접근해 명품가방을 선물하고 그 과정을 몰래 카메라로 촬영한 혐의로 고발당한 최재영 목사의 친북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최 목사는 그동안 수차례 북한을 드나들며 “북한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라고 주장하는 등 노골적인 친북 활동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최 목사는 윤 대통령 부인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명품백을 선물한 후 이를 자신이 차고 있던 (카메라 기능이 있는) 손목시계로 몰래 촬영한 일로 세간에 이목이 집중됐다. 민주당 등 야당과 다수의 언론은 최 목사가 유투브에 공개한 도둑 촬영 내용을 문제 삼아 윤 정부의 도덕성을 비판하고 특검을 요구하는 등 정치 공세를 폈다.
대통령 부인이 개인에게 고가의 선물을 받았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적절한 처신이다. 선대의 친분을 강조하며 접근한 목사의 계획된 술수에 말려든 것이라고 해도 선물을 받았다는 자체만으로도 공인으로서 큰 불찰이 아닐 수 없다. 이 일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큰 차질이 생겼다는 점에서 백번 자중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중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정작 세상을 놀라게 한 건 최 목사가 대통령 부인에게 줬다는 명품백의 브랜드와 금액이 아니다. 일부 언론과 야당이 유독 이를 드러내며 쟁점화하고 있으나 목사 신분으로 대통령 부인에게 접근해 상대 모르게 도둑 촬영하고 그걸 자랑스럽게 공개한 비양심이 더 놀랍다. 특히 한국교회 수많은 목회자를 충격에 빠뜨리게 한 건 이런 불법 행위를 한 목사가 마치 ‘양심선언’하듯 기자회견을 열어 공개한 그 뻔뻔함이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그의 가려진 행적이 하나둘씩 밝혀지며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친북 단체를 만들고, 북한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며 북한을 선전하는 전형적인 친북 행위로 볼 때, 그 배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한 것과도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이미 밝혀진 대로 최 목사는 그간 수차례 북한을 드나들며 북한 고위층 인사와 접촉하는 등 노골적인 친북 활동을 해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20년 친좌파 성향의 교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조선 사회는 분명히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철저히 보장되어 있으며 종교를 억압하거나 핍박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첨예하게 대결하다 보니 자신들이 지켜 온 자주성과 국가의 생존을 침해하는 경우만 유동성 있게 종교를 제한할 뿐”이라는 식으로 북한을 두둔했다.
그는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증거로 “개신교는 전국적으로 500여 개의 가정교회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평양특별시, 남포시, 개성시, 평안남북도, 황해남북도는 물론이고 강원도, 량강도, 자강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한때 한국교회 접촉 창구였던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관계자들이 앵무새처럼 되뇌던 말을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이런 주장을 입증할만한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최 목사가 아무리 주장해도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없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북한 정권을 세운 김일성은 처음부터 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를 배척했다. 법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듯 보이지만 공산당의 위장 전술일 뿐이다. 김일성은 성경의 ‘하나님’을 자신으로 바꿔 신격화한 ‘주체사상’을 완성한 후 “종교는 아편이다”라고 규정한 바 있다.
김일성을 신처럼 신봉하게 하며 철저히 종교를 탄압하던 북한에 조그련 등 종교 관련 단체가 생겨난 건 1970년대 들어서다. 남북대화가 시작되면서 북한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걸 외부에 보여주기 위해 소위 ‘선전 도구’란 걸 만든 것이다.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없다는 건 이미 전 세계가 다 아는 사실다. 1998년 발표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매년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는 미국 국무부는 2001년부터 22년째 북한을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억압하는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도 지난 2003년 이후 21년 연속으로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했다.
최 목사의 ‘함정 몰카’ 사건을 계기로 교계 일각에서는 교단과 선교단체, 일부 언론에까지 광범위하게 침투해 암약하는 종북 세력에 대한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가 한층 커지고 있다. 과거에 북한 조그련이 남한 교회와 접촉하면서 남북교회 화해를 구실로 각종 지원을 받아냈다면 지금은 친북 행보를 하는 목사들이 교계에 스며들어 이와 비슷한 일을 꾸미고 있다는 것이다.
한극교회연합은 지난 2일 발표한 성명에서 “최 목사에게 대한민국 정부는 타도의 대상이고 북한은 지상낙원이다. 이런 대북관에 물든 사람이 어떤 정치공작인들 마다하겠는가”라며 “그런 자들이 자유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벌이는 은밀하고도 저질적인 불법 정치행위에 대해선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친북 목사가 벌인 정치공작에 온 사회가 들끓었으나, 고발로 그가 수사선상에 오르게 된 건 다행이다. 만약 이대로 지나갔다면 그런 불법 행위의 목적과 배후까지 면죄부를 받는 꼴이 됐을 것이다. 차제에 다양한 모습으로 한국교회에 침투한 친북·종북 세력에 대한 경계의 끈을 한층 조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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