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병을 앓던 영국의 8개월 된 여아가 연명치료를 중단한 지 하루만에 세상을 떠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앓고 있던 인디 그레고리는 지난 2월 출생 후 노팅엄의 퀸즈 메디컬 센터에서 소아집중 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영국 법원은 생명유지 장치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부모의 뜻에 반하여 입원 환자 호스피스로 이송됐다. 영국 법원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인디의 부모가 그녀를 집에서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할 수 있도록 허락해달라는 항소를 기각했다.
런던에 위치한 크리스천 컨선(Christian Concern)의 가족 변호사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아버지인 딘은 인디 그레고리가 현지시간으로 13일 오전 1시 45분 사망했다고 밝혔다.
딘은 “나와 인디의 어머니 클레어는 인디의 죽음으로 인해 화가 나고, 상심하고, 부끄러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디 그레고리의 아버지 딘은 “영국 국립건강서비스(NHS)와 법원은 인디가 더 오래 살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인디가 살던 집에서 세상을 떠날 존엄성을 빼앗아갔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인디의 몸과 존엄성을 빼앗는 데 성공했지만 결코 그녀의 영혼을 빼앗을 수는 없다. 그들은 아무도 모르게 인디를 없애려고 했지만 우리는 인디가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했다. 나는 그녀가 특별했던 그날부터 알고 있었다”라며 “인디의 어머니가 마지막 숨을 쉴 때까지 그녀를 안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딘 그레고리는 인디가 처음 호스피스로 이송되고 생명유지장치가 제거된 후 호흡을 멈췄다가 회복됐다면서 “그녀는 열심히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에 이탈리아 정치 지도자들도 개입했다. 이탈리아는 인디에게 지난 11월 6일 긴급 시민권을 부여하고 로마에서 바티칸이 운영하는 밤비노 제수 소아과 병원은 무료로 전문 치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영국 항소법원은 지난 10일 그레고리를 이탈리아로 옮기는 것은 아기에게 최선의 이익이 아니라며 연명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고 최종 판결했다.
맨체스터 주재 이탈리아 영사인 마테오 코라디니 박사는 인디에게 새로운 시민권을 부여하면서 1996년 헤이그 협약 제9조에 따라 인디 사건에 대한 관할권을 부여해 달라고 영국 당국에 촉구했다.
인디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트위터에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불행하게도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썼다.
밤비노 제수에서 인디의 치료를 준비하는데 도움을 준 시몬 필론 이탈리아 상원의원은 인디의 사진을 트윗하고 이를 그녀의 상황에 적용하여 이사야 53:7-8을 인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최근 인디의 사례에 대해 언급했으며, 바티칸 대변인은 “교황은 어린 인디 그레고리의 가족과 그녀의 아버지, 어머니를 포옹하고 그들과 그녀를 위해 기도하며 전 세계 모든 어린이들에게 마음을 향한다”고 말했다고 바티칸뉴스는 전했다.
안드레아 윌리엄스 기독교법률센터(CLC) 대표는 인디 사건 이후 영국 의료 시스템 개혁을 촉구했다.
윌리엄스 대표는 “가족들이 환자 기록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대체 의사와 의료 전문가를 자유롭게 임명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부모가 익숙하지 않은 법원 환경으로 끌려가 납세자가 자금을 지원하는 법무팀에 맞서기보다는 초기 단계에서 적절한 중재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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