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정해진 장소에서 기다리던 ‘롭’(Rob, 가명)이 혼잡한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들 사이에서 낯익은 차량이 있는지 살피며 기다린다. 친구가 차를 길가에 주차하는 것을 본 롭은 차에 올라타고 두 사람은 몇 시간 동안 주변 지역을 주행한다. 한국순교자의소리(이하 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에 따르면, 이는 기독교인들이 공개적으로 모이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는 이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기독교인들이 예배 드리는 방법 중 하나다.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기독교를 제한하는 국가의 지하교인들은 기독교 신앙을 실천하기 위해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장소들을 이용한다. 교회가 시골의 임대 별장이나 심지어 닭장에서도 모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롭과 친구는 자동차를 타고 인근 지역을 천천히 돌면서 믿음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경찰 검문소를 피하고자 큰길로는 나가지 않고, 안전을 위해 낮에만 만난다. 롭이 휴대폰을 꺼내자 두 사람은 녹음된 예배 반주에 맞춰 기쁘게 찬양하기 시작한다.
찬양을 드린 뒤 롭과 친구는 오디오 성경을 듣고, 그 내용에 대해 토론한다. 이후 이들은 아무 식당 주차장에나 차를 세우고 눈을 뜬 상태로 몇 분 동안 기도한다. 그런 다음, 친구가 롭을 다시 길모퉁이에 내려준다. 길모퉁이에 내린 롭은 열린 차창으로 고개를 집어넣고 “화요일에 봐요, 형제님”이라고 인사한 다음 ‘교회’를 떠나 집으로 향한다. “예배와 교제 시간은 보통 한 시간 정도입니다”라고 현숙 폴리 대표는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롭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기독교인들은 독창적이고 은밀한 방식으로 다른 기독교인을 만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중앙아시아 기독교인들은 보통 무슬림 가정과 공동체에서 유일한 기독교인이 되기 때문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따라서 개종 사실이 발각되는 경우, 그 사람은 가족이 아니더라도 당국에 의해 살해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차 안에서 한 시간 동안 드리는 교제는 기독교인들이 비밀리에 믿음을 실천하는 데 큰 격려가 된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중앙아시아 성도들은 유일하게 안전한 장소, 즉 자신들의 차 안에서 함께 예배하고 기도한다”며 롭은 “예수님은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고 말씀하셨다”고 한국VOM 측에 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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