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생 목사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취임 감사예배’가 17일 오후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이날 1부 예배는 이순창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 NCCK 부회장)의 인도로, 윤창섭 목사(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의 기도, 조진호 사관(구세군한국군국 인사국장)의 성경봉독, 테너 조찬욱의 특별찬송, 강연홍 목사(NCCK 회장)의 설교,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한국정교회)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모세가 구하여 이르되’(출 32:7~14)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강연홍 목사는 “군중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인스턴트한 대답을 요구하고 가려운 귀를 긁어줄 것을 요구한다”며 “군중의 심리와 여론이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군중이 반드시 진리를 소유했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했다.
그는 “더 위험한 것은 그러한 군중의 욕구를 채우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 본문에선 아론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며 “무지한 군중보다 더 나쁜 것은 알면서도 거짓을 진리로 포장해서 군중에게 파는 사람, 그들이야말로 대중을 선도하는 사람이요 현혹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이 받을 심판은 더 크다”고 했다.
이어 “반대로 진리는 서두르지 않는다. 모세가 산에서 내려오는 것이 지체된 것처럼 진리는 항상 한 스텝 늦게 나온다”며 “진리가 더디다고 금송아지를 만들면 안 된다. 유사 신앙과 참 신앙의 차이가 여기에 있다. 유사 신앙은 인간이 필요을 채워주기 위해 누군가가 만든 것이며, 참 신앙은 사람이 기다리든 기다리지 않든 사람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하나님 당신의 때에 당신의 방법으로 계시하시는 것, 그것이 진리”라고 덧붙였다.
강 목사는 “본문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중요한 것은 먼저, 하나님이 인간에 대해 섭섭해하신다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며 “둘째로 하나님이 내가 이를 진멸하시겠다고 말씀하신다는 것이다. 부모가 말을 안 듣는 자식에게 화를 낼 때, 누가 옆에서 말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는 것이다. 모세는 하나님께 중보했다. 본문 14절엔 여호와 하나님께서 뜻을 돌이키셨다고 말한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모세보다 위대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보좌 우편에서 우리를 위하여 중보하고 계신 줄 믿는다. 이 말씀을 오늘 김종생 목사님에게 적용하고 싶다”며 “오늘 취임하시는 김종생 목사님이 NCCK를 위해 중보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강 목사는 “이러할 때 하나님께서 끝까지 NCCK를 놓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NCCK를 통해 한국교회를 책임져 주시고 이끌어주실 것을 믿는다”고 했다.
이어진 제2부 감사와 축하 순서에선 박동신 주교(NCCK 부회장, 대한성공회 부산교구)의 인도로, 개식사, 정훈 목사(예장 교회연합사업위원회 서기)의 취임 총무 소개, 안재웅 박사(에큐메니칼 원로)의 축하와 격려, 김선우 목사(성경판소리 연구가)의 축가, 바람과 기대, 김종생 목사(NCCK 총무)의 취임 감사의 말 순으로 진행됐다.
축하의 말을 전한 안재웅 박사는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는 많지만 그들이 모두 한 몸이듯이 교회는 많은 소속 교회를 가진 교단들이 모인 협의체”라며 “그러므로 다양한 의견들이 적절하게 조정하는 바람직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시길 바란다. 한 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모든 지체가 고통을 다하고, 한 지체가 영광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기뻐한다. 여기에 답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안 박사는 “새해가 되면 교회협이 10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이 역사적인 현실을 직시하여 갈라진 한국교회를 되살리고, 남북 교회의 협력과 교류를 이끌어내고, 세계교회와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데 앞장서 주시길 바란다”며 “교회의 유치와 갱신, 선교와 봉사 그리고 나눔과 섬김이라는 에큐메니컬 운동의 이상을 높이 받들어 나아가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서 ‘바람과 기대’ 순서에서는 이상호 회장(지역NCCK전국협의회)·안미정 총무(한국교회여성연합회)·김정현 위원장(NCCK 청년위원회)이 바람과 기대의 말을 전했다.
먼저, 이상호 회장은 “우리 교회 연합운동은 평화 중심에서 주역으로 그 역할과 활동이 점차 이동해야 운동의 생명력이 살아날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역교회의 연합 활동이 보다 든든하게 자리 잡고 나아갈 때 일치와 연합을 향한 교회 운동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바라기는 우리 NCCK가 숫자와 돈에 좌우되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과 시대 정신에 입각해서 선구자적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안미정 총무는 “여성위원들이 가장 크게 기대하고 바라는 것은 NCCK 조직의 여성 참여 비율과 기회를 확대해서 여성과 남성이 차별 없이 동등하게 역량을 발휘하도록 지속적인 정책을 세워주는 것”이라고 했다.
안 총무는 “구색 맞추기기 아닌 역량대로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정책과 구조 개편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며 “그리고 소통이 확대되어 각 위원회가 연결되고, 함께 힘을 모아 단단해진 내부의 힘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 지역, 미래세대, 특별히 교회 현장의 소리들을 잘 합하여 빚어낼 때 100년을 나서는 이 길 앞에 새로운 희망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정현 위원장은 “김종생 총무님이 후보로 나오셨을 때 반대 의견을 많이 보냈었다. 여러 발언들을 하셨지만 그 발언들이 저는 굉장히 미온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총무님의 미온적인 태도에 청년들은 실망하여 미련 없이 이 공간을 떠날 것 같다는 불안감도 밀려왔다”고 고백했다.
김 위원장은 “이미 NCCK와 아무런 상관없이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들이 많다.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구조를 꼭 만들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청년들에게 자리를 열어주시고 청년들이 관심 있는 의견들에 대해 많이 귀 기울여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서 김종생 목사가 취임 감사의 말을 전했다. 김 목사는 “고난의 현장에 다가가는 현장의 사람이 되겠다”며 “NCCK는 우리 사회에 약한 이들의 지치고 힘든 답답함을 들어야 하고, 이 땅 억울한 이들의 입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분들이 있는 현장에 달려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일들은 홀로가 아니라 함께 협력과 친교로 풀어가야 할 것”이라며 “공교회로서 한국교회 및 세계교회와 더불어 기후 위기 시대의 생태 형성을 회복하고, 남북 분열의 장막을 걷어 평화 통일의 다리가 되고, 민주화 여정에 약자를 옹호하고 대변하며 예언자적 역할을 해냈던 것처럼, 다시 시작하는 100년의 여정 가운데 생명과 정의 ,평화의 삶을 불어넣는 포용적 공동체를 구현해 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종생 목사는 “NCCK 신학위원회가 지난해 펴낸 교회 고백 문서에서 많이 희생해야 한다는 문구가 가슴에 와 닿았다”며 “상생과 공생은 말이 아니라 우리들의 희생과 손해를 전제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모든 선배님과 동역자 여러분, 손해 보는 여정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란다. 저 또한 만몬에 굴복하지 않겠다. 우리 모두 NCCK를 살리는데 마음이 모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십자가로서만 구원이 가능하고, NCCK 회생이 가능해 보인다”며 “이 초심을 잊지 않고, 이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늘 곁에서 지도와 감독뿐만 아니라 지지와 지원을 부탁드린다”며 끝으로 유홍준 시인의 ‘오므린 것들’이라는 시를 읊었다.
2부 감사와 축하 순서는 이천우 목사(NCCK 서기, 기독교대한복음교회)의 내빈 소개와 강석훈 국장(사무처)의 광고, 신경하 감독(기독교대한감리회 전 감독회장)의 축복기도로 모두 마쳤다.
한편, 행사 이후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김종생 목사는 NCCK가 소통을 강화하고 다양한 부분을 경청할 때, NCCK의 방향과 정체성이 명료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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