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가족연구소(Institute of Family Studies)와 웨트리연구소(Wheatley Institute)가 18세에서 55세 사이의 미국인 부부 2000쌍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기혼 미국인의 37%가 “부부가 함께 이야기나 다른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 배우자가 자주 스마트폰이나 스크린 장치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또 이러한 현상은 젊은 부부와 저소득 가정 사이에서 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5세 미만의 기혼부부 중 44%가 “배우자가 스마트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고 말했으며, 35세에서 55세 사이의 부부는 34%가 동의했다. 스마트폰 중독 문제는 고소득 부부 중 31%가 보고한 데 반해, 저소득 부부는 44%가 경험한다고 답했다.
또 대학 학위가 없는 기혼자(39%)는 학위가 있는 기혼자(34%)에 비해 “배우자가 스마트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남편과 아내는 배우자의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해 소외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며 “진보주의자 혹은 보수주의자와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든 아니든 같은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발표된 보고서 ‘스크롤링이 많을수록 부부 문제 증가’의 저자 웬디 왕(Wendy Wang)과 마이클 토스카노(Michael Toscano)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결혼 생활 문제의 원인인지를 확실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스마트폰 중독이 이미 불행한 결혼 생활의 지표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두 저자는 “불만족스러운 배우자는 상대 배우자와의 대화를 회피하고, 도피하기 위해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중독성을 갖도록 설계되었다”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부부 문제와 스마트폰 중독이 서로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스마트폰 중독이 해결되지 않는 한, 결혼 문제는 악화되며 해결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2016년 베일러 대학교 연구원 제임스 A. 로버츠(James A. Roberts)와 메레디스 E. 데이비드(Meredith E. David)가 발표한 논문을 인용했다. 해당 논문은 ‘파트너 퍼빙(phubbing: Pphubbing)’이란 용어를 “연인과 함께 있을 때 개인이 자신의 휴대폰을 사용하거나, 상대에게 주의가 산만해지는 정도”로 정의했다.
2016년 연구에서 145명의 미국 성인을 평가한 결과, 파트너 퍼빙이 관계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휴대폰 사용과 관련된 갈등’이 매개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보고서는 “개인의 애착 형태가 퍼빙과 스마트폰 간 갈등 관계를 조절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불안한 애착형인 사람은 덜 불안한 애착형인 사람보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갈등이 더 많았다”며 “더 중요한 것은, 퍼빙이 관계 만족도에 있어 간접적으로 우울증과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왕과 토스카노는 스마트폰 사용량과 결혼의 질 사이에 큰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했다. 만성적인 스마트폰 사용 문제를 겪는 기혼부부 중 59%가 결혼 생활에 “매우 만족한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스마트폰 사용이 적은 부부(81%)보다 낮은 수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문제로 방해를 받는 부부들이 결혼 생활에 매우 만족할 가능성은 다른 부부들보다 약 70%나 낮았으며, 이 부부들이 인식하는 미래의 이혼 가능성은 스마트폰 문제가 없는 부부보다 4배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원들은 부부들에게 스마트폰 사용에 관한 규칙을 정하고, 휴대폰 사용을 자발적으로 제한하도록 제안했다. 또한 소셜 미디어 기업들에게 무한 스크롤과 같은 중독성이 강한 기능을 제거하고, 플랫폼을 재설계할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의도적으로 함께 보내는 시간은 특히 저소득 가정의 결혼 생활에 매우 중요하다. 이들 부부의 연결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기 쉽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취약한 사회적 환경에서 배우자는 더 큰 심리적, 관계적 부담을 짊어지게 된다. 따라서 스마트폰 중독은 (결혼) 실패의 원인이 되어 이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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