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공공장소에서 펼쳐진 ‘게이 프라이드’ 행사에 반대하며 성경을 주제로 설교를 한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데이먼 앳킨스(41) 씨는 지난 3일 필라델피아의 리딩시에서 ‘6월 성 소수자의 달’(Pride Month)을 기념하는 행진에 “예수님은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을 들고 동성애 퍼레이드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경찰이 그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청사 앞에는 여장한 남성 드래그 공연자들과 어린이들을 포함한 군중들이 모여 있었고 앳킨스는 그들을 향해 고린도전서 14장 33절을 본문으로 ‘하나님은 어지러움의 하나님이 아니시오 오직 화평의 하나님이시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경찰이 설교하는 그를 저지하자 언쟁이 오갔고 급기야는 수갑을 채워 연행한 것이다.
경찰이 그를 체포한 혐의는 ‘무질서 행위’다. 앳킨스는 경관에게 동성애자들이 공공장소에서 음란 행위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고, 경찰은 동성애자들이 공공장소를 사용하는 게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 언쟁이 벌어진 게 발단이다. 그가 동성애자들의 퍼레이드를 직접 방해하거나 위해를 가하지 않았는데도 경찰이 공권력으로 그를 체포했다는 게 사건의 요지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은 미국이 오늘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미국에서 이 같은 일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2022년 6월엔, 게이 프라이드 행사장에서 성경을 읽은 혐의로 거리 설교자가 체포되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낙태 찬성 집회 인근에서 성경을 소리 내어 읽었다는 이유로 설교자를 두 번이나 체포했다. 동성애자들이 체포된 그를 조롱하고 그의 성경책까지 훼손하는 일까지 벌였는데도 공권력은 성 소수자 편을 들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필라델피아주 리딩시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성애 퍼레이드를 허용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는 시청사에 ‘프라이드 달’을 기념해 무지개기를 게양하는 등 동성애 친화 도시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다.
미국의 동부지역은 대체로 진보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작은 도시들까지 동성애자들을 옹호하고 반대로 동성애를 비판하는 기독교인에 제재를 가하는 건 아무래도 바이든 행정부의 성 소수자 옹호 정책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퀴어, 교차성을 가진 개인의 평등 증진에 관한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동성애 전환치료 금지법안’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명령은 “개인의 성적 취향, 성 정체성 또는 성 표현을 억압하거나 변화시키려는 노력인 이른바 ‘전환치료’로부터 성 소수자(LGBTQI+)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전환치료’란 성적 지향을 동성애에서 이성애로 바꾸거나 동성애 욕구를 끊어 죄악의 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정신 상담 등의 의료적 행위를 말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불법으로 규정했다는 건 한마디로 동성애자들이 동성애에서 벗어날 길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는 걸 뜻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행정명령에 미국 보수 단체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나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미국원칙프로젝트(APP)의 테리 실링 회장은 대통령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성전환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나머지 주에 자신의 견해를 강요하려는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종교 자유 옹호 법률단체인 ‘자유수호연맹’도 “동성 부부에게 자녀 위탁을 반대하는 신앙기반 위탁 양육 기관과 가정의 요구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반하든지, 아이들이 영원한 집을 찾는 필요한 자금을 잃게 만들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사실 바이든 행정부의 성 소수자 보호 정책은 이미 미국 내 여러 주에서 큰 저항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트랜스젠더, 성전환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급속히 번지는 현상에 대해 저명한 신경외과 의사 벤 카슨 박사는 “아이들에게 성전환을 강요하거나 장려하는 건 아동학대나 마찬가지”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성전환을 장려하는 움직임을 ‘악(惡)’이라고 규정할 정도다.
기독교 신앙으로 바탕으로 탄생한 미국이 오늘날 걷고 있는 길은 참으로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자유가 방종이 되고 인권이 보편적 윤리 규범에서 벗어나면 그건 하나님이 창조하신 사람을 인격체가 아닌 동물로 전락시키는 것이고 멸망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지름길이다.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우리에게 곧 닥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 진보 정당을 중심으로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는 날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곧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이 되고 말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한미 관계는 불안정했던 동맹관계를 회복하고 급격히 가까워지고 있다. 이는 안보와 외교, 상호 국익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가까워질수록 절대로 닮아선 안 될 게 소위 성 소수자를 옹호하고 낙태를 찬성하는 ‘정치적 올바름’(PC)이다. 이것이 오늘날 미국 사회를 얼마나 심각한 분열로 몰아넣고 있는지 우리는 반드시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것이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