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바른 주장
그렇다면 가장 성경적인 칭의론은 무엇입니까? 모든 종교개혁가들은 칭의를 의에 대한 법적인 선언으로 보았습니다. 멜랑히톤은 “우리의 모든 의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전가다”고 간단하게 정의했습니다. 칭의란 하나님이 신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진기한 의를 입혀 주셔서 죄가 가려지고 용서되고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기쁨이 되고 하나님의 진노가 사그라지는 것을 뜻합니다. 그럼에도 동시에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옷을 입은 신자들을 의롭다고 간주해 주시지만 여전히 각 신자 안에 남은 죄성들을 앞으로 처리해야 할 과제로 보신다는 것입니다.
종교개혁의 완성자인 존 칼빈은 칭의를 “구원의 전 교리의 원리이자 모든 신앙의 기초”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칭의를 주입하는 것으로 본 가톨릭의 주장을 반대하고 하나님은 값없이 그리스도의 의를 죄인들에게 전가하심으로 그들을 의롭다 하신다고 선언했습니다. 모든 죄인은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인 믿음을 통해 의롭다고 칭해진다는 것입니다. 이 의로움으로 신자들은 과거, 현재, 미래의 죄에 대한 용서와 죄책과 정죄가 모두 사라지고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어 영생의 축복을 누린다고 말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그리스도의 대속의 은혜 때문이라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칼빈의 공로는 ‘의롭다 함을 받는 것과 의롭게 되는 것의 차이’를 설명한 것입니다. 이는 곧 앞으로 우리가 다룰 칭의와 성화의 관계에 대한 매우 적절한 언급이자 설명입니다. 칼빈은 성화와 칭의의 관계를 직사광선과 태양의 관계로 비유했습니다. 태양이 있기에 햇빛이 비추어지는 것입니다. 칭의가 있기에 성화라는 빛이 우리에게 비추어지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칼빈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속함이 되신다는 고전 1:30의 말씀을 근거로 “성화에 참예한 자가 되지 않으면 그리스도를 소유할 수 없다”고 분명하게 주장했습니다. 다시 말해 빛이 나타나지 않는 태양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죄인은 그리스도가 전가해주신 칭의라는 태양의 능력을 가지고 이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이보다 더 명쾌한 논리가 어디 있습니까?
이런 가르침을 보존하고 전수하기 위해 각 나라, 각 민족으로 분포된 우리 믿음의 선조들은 알맞은 신조와 신앙고백서들을 작성하여 우리에게 믿음의 유산을 물려주었습니다.
1563년에 작성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합니다.
(문) 어떻게 당신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집니까?
(답) 하나님은 내게 아무런 받을 자격이 없음에도 오직 은혜로 내가 마치 전혀 죄를 짓지 않았거나 죄인이 아니었던 것처럼, 그리스도께서 나를 위해 순종하셨듯이 나도 온전히 순종한 것처럼, 내게 그리스도의 완벽한 만족과 거룩함을 허락하시며 베풀어 주십니다.
1647년에 작성된 웨스크민스터 소요리문답 제 33문은 이렇게 묻고 답합니다.
(문) 칭의란 무엇입니까?
(답) 칭의는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의 행위입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은 오직 우리에게 전가되고 우리가 믿음으로 받은 그리스도의 의로 인해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당신이 보시기에 의로운 자로 받아 주십니다.
얼마 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J. I. 패커 박사는 칭의에 대해 매우 간단하게 정리해 주었습니다. 그는 칭의에 해당하는 단어 두 개를 소개합니다. 하나는 히브리어 ‘째데크’이고 다른 하나는 헬라어 ‘디카이오’입니다. 둘 다 ‘선언하다’ ‘받아들이다’ ‘의인으로 취급하다’라는 법정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이를 기초로 하나님의 칭의 행위는 소극적으로는 죄인들이 율법적 행위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고 적극적으로는 죄인들이 하나님의 은총과 특권을 회복하는 것을 뜻한다고 풀이했습니다.
알다시피 복음은 칭의에 대해 분명히 선언합니다. 죄인들에 대한 하나님의 율법적 요구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으로 인해 완전히 충족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죄인은 의롭다 함을 받은 것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은 죄인들의 죄를 묻지 않고 의롭다고 여기시는 까닭은 그들이 개인적으로 하나님의 법을 다 지켰기 때문이 아니라 율법을 완전히 지키신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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