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 전통적인 기독교 세계관이 무신론으로 전환되는데 가장 큰 공로를 세운 것이 진화론이다. 진화론은 찰스 다윈이 주장한 가설이다. 영국의 식민지 확장을 위해 전 세계의 지질, 동식물, 기후, 해역탐사의 임무를 맡은 비글호의 2차 세계일주(1831~1836) 항해에 다윈은 생물학 분야 조사원으로 승선하여 전 세계의 동식물들을 비교 관찰할 기회를 가졌다. 귀국 후 조사한 내용을 집대성하여 1859년 <종의 기원>이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같은 종의 여러 개체들 중 생존경쟁에서 환경에 잘 적응하는 개체들만 살아남으면서 시간이 많이 흐르면 원래와는 그 형태가 많이 달라진 새로운 종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그 가설이다. 여기에 영국의 많은 무신론 과학자들이 동조하여 하나님의 창조 없이도 모든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진화론의 이념을 수립하였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했을 때 마르크스는 영국에서 그의 자본론을 집필하고 있었다. 마르크스는 다윈의 <종의 기원>이 기독교의 근본을 허물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 다윈에 대한 존경의 뜻으로 1867년 발간된 그의 저서 <자본론-1>을 헌정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다윈 아내의 반대로 무산된다. 인본주의와 마르크스주의는 진화론을 지지하는 측면에서는 초기부터 아주 협조적인 공명을 이루면서 진화의 이념을 발달시켰다.
진화론을 공교육의 교실에서 배운 세대들은 진화의 이론이 흔들릴 수 없는 진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들도 공교육을 잘 마치고 나면 진화론으로 세뇌되어 성경의 창세기 앞부분과 창조주 하나님을 믿을 수 없게 된다. 이 혼란의 시기에 부모, 목회자 혹은 교회학교 교사들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만일 우리가 믿는 진리가 우리 삶의 질문에 대해 대답할 수 없거나,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답을 준다면 그것을 버리는 것이 지적으로는 정직한 것이다.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살펴볼 진화론의 문제점을 통해 다음세대를 설득할 무기를 장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진화론은 소진화(microevolution) 관찰로 대진화(macroevolution)를 추론한 가설이다. 소진화는 같은 종 안에서의 형태변화를 말한다. 같은 종(species)이란 암수가 서로 교배하여 자식을 낳을 수 있고, 그 자식들이 다시 교배하여 다음 세대의 후손을 이어갈 수 있는 단위의 생물군이다. 소진화의 예는 다음과 같다. 우유를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양과 양털을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양은 모양이 다르다. 하지만 서로 교배하여 후손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종인 것이다. 사람의 경우도 피부 색깔이 다르지만 결혼하여 자녀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종인 것이다. 필자는 치과대학에서 사랑니가 없는 사람의 비율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진화라고 배운 적이 있다. 그러나 사랑니 유무에 관계없이 인간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
1980년 시카고의 Field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진화론자들에게 중요한 회의가 열렸다. 줄리언 헉슬리가 1942년 주창한 신 다윈주의(Neo-Darwinism)라는 40년간 이어온 정론(thesis)이 많은 반론(anti-thesis)에 부딪히자 이에 대응하는 진화론자들의 합의(synthesis)도출을 위한 회의였다. 이 회의를 참관한 과학전문 기자인 로저 레윈이 Science에 기고한 글은 진화론자들의 혼란스러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선 기사 제목부터 “진화론 도마 위에 오르다(Evolutionary theory under fire)”이다. 기사 내용 중 중요부분은 다음과 같다.
“시카고 회의의 핵심 질문은 소진화의 기초가 되는 메커니즘을 대진화 현상의 설명을 위해 외삽(extrapolation)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회의에 참석한 일부 사람들의 입장을 아주 곤란하게 할 위험이 있지만, 그 대답은 명확한 '아니오'로 제시되었다.”
“대부분 고생물학자들은 화석기록에서 개별 종의 특징은 변화가 아닌 정체상태라고 했다.”
“화석의 증거가 없기 때문에 다윈의 주장인 점진적 진화에서 긴 정체기 이후의 급격한 진화(단속평형, Punctuated equilibrium)로 강조점을 바꿔야 한다.”
이렇게 스티븐 J. 굴드가 주장한 단속평형이론이 채택된 것이다. 점진적 진화의 화석증거가 없기 때문에 급속한 진화를 주장한다는 것인데, 이 역시 아무 증거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결론적으로 1980년의 시카고 회의에서 진화론자들은 다윈 진화론의 핵심적 주장을 버렸다. 하지만 다윈의 명성은 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기사의 나머지 부분은 회의의 결론과는 모순되게 다윈의 점진적 진화는 그래도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진화론을 주장하는 사람과 토론할 때 우리는 소진화와 대진화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같은 종 안의 소소한 변화가 축적된 것(소진화)이 대진화(종을 넘어서는 변화)를 설명하는데 결코 사용될 수 없다는 이 회의의 결론을 적절히 사용하면 소진화의 예를 이용한 진화론의 주장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종류대로 창조하셨고(창세기 1장), 노아의 홍수 때에도 종류대로 보존하셨다(창 6~8장). 하나님의 선언을 믿을 것인지, 과학을 빙자한 무신론의 이념을 믿을 것인지 분명히 선택해야 한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류현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