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핍박 감시 단체 순교자의 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는 지난해 러시아의 개신교 성도들이 예년보다 인상된 ‘신앙세(a tax on faithfulness)’ 명목의 벌금을 납부했다고 10일 밝혔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이하 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지난해 러시아 전역에서 경찰이 예배를 위한 모임이나 성경과 기독교 자료 배포나 개인 전도 같은 기본적인 기독교 활동을 수사했고, 사법 당국은 이를 범죄로 처벌했다. 성도들은 벌금을 내기도 하고 판결에 항소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항소에서 졌다. 2023년이 시작된 현재, 순교자의 소리는 이러한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러시아 헌법이 종교에 대한 태도나 신념과 관계없이 자국 시민의 평등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러시아 연방 헌법 제19조는 종교에 근거하여 시민권을 제한하는 행위 일체를 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러시아 전역에서 당국자들이 교회와 가정뿐 아니라 개신교 성도들의 직장까지 찾아가 심문하고 기소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 성도들이 광장에서 시위를 하거나 길모퉁이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전도했기 때문이 아니”라며 “이 성도들은 단지 집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자신들의 상점에 기독교 자료를 비치해 두었을 뿐이었다” 고 부연했다.
순교자의 소리는 2022년에 예년보다 ‘인상된 신앙세’를 납부해야 했던 러시아 개신교 성도들의 대표적인 사례들을 전했다.
먼저 러시아 페틈(Perm) 지역 야이바(YAYVA) 마을에 거주중인 개신교 신자 스테판 발리리(Stefan Valery) 장로에게 러시아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고 5000루블(약 9만원)의 벌금을 부과한 사례다.
당시 러시아 법원은 내무부 소속 한 조사관의 보고서에 근거해 스테판 발레리 씨에게 벌금을 부과했다. 해당 판결에 따르면, 내무부 공무원이 인터넷 소셜 네크워크를 감시하던 중 '개신교 침례교인’이라고 고백한 스테판 장로를 발견해 추적했다. 그리고 스테판 발레리 장로에 대해 “ ‘양심과 종교적 결사의 자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2년간 선교 활동을 하고 침례교 교리를 전파하며, 침례교 교인이 아닌 사람들을 모아 음악회를 열고 예배를 드렸을 뿐 아니라 ‘양심과 종교적 결사의 자유에 관한 법률’ 및 ‘러시아 연방 행정 범죄법’ 제5조 26항 4부를 위반해「믿습니까?」 신문 같은 자료를 배포했다”는 내용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현숙 폴리 대표는 “「믿습니까?」라는 신문이 러시아 정부에 합법적으로 등록된 언론사에 의해 제작된다”고 했다.
또 다른 사례는 러시아 울리야놉스크(ULYANOVSK) 시 소재 한 개신교 교회 소속 스테판 프로코포비치(Stepan Prokopovich) 장로 관련 사례다. 한국VOM에 따르면, 스테판 장로는 검찰에 소환됐다. 그리고 ‘언제 예배를 드리는가’ ‘누가 설교하는가’ ‘다른 종교 대표자들과 무슨 관계를 갖고 있는가’ ‘언제부터 목회를 했는가’ ‘교회를 등록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에 관한 심문조사를 받았다.
이어 러시아 법원은 지난해 3월 14일, 불법 선교 활동을 이유로 기소된 스테판 프로코포비치 장로에게 벌금 5000루블(약 9만원)을 선고했다. 세 차례의 항소 재판이 더 열리기도 했으나 원심 판결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후 3월 16일, ‘극단주의 대응 센터(Center for Countering Extremism)’에서 열린 대화에 초대돼 참석한 스테판 프로코포비치 장로는 또 다시 검찰청에 소환됐다. 그리고 이전처럼 동일한 질문으로 심문을 당한 그는 검찰로부터 ‘지역 교회 활동 금지 건’이라는 제목의 통지서를 우편으로 받게 된다. 그리고 5월 12일, 자볼츠키 지방 법원(Zavolzhsky District Court)은 스테판 프로코포비치 장로가 속한 교회의 활동을 금지시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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