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저자’, ‘신실한 친구’,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제자’ 그리고 ‘의사’는 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의 모습입니다. 누가의 사도행전은 초대 교회의 예배와 성장에 관해 잘 기록된 말씀입니다. 우리는 사도행전을 세밀하게 기록한 누가를 통해 예루살렘에서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드렸던 예배와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뿐 아니라 예수님의 사역을 기쁘게 축하하며 생겨난 초대 교회의 모습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누가는 시리아 안디옥을 정착지로 삼은 이방인이자 의사였습니다. 바울이 매우 아끼던 복음 협력자 디도의 형제이기도 합니다. 사도행전 16장과 20장, 27장에서 발견되는 ‘우리’는 누가가 바울의 선교 여행에 참여하고 있는 바울의 초창기 이방인 개종자 가운데 한 명임을 말해줍니다. 또한 사도행전 28:16, 로마서 16:21, 디모데후서 4:11 그리고 빌레몬서 24절에는 바울의 선교 여행의 일행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명 감당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그리스도 선교 사역의 주요 증인으로서 유대교의 중심 예루살렘에서부터 서로 다른 문화와 민족인 1세기의 문명사회로 기독교가 어떻게 확산되었는 지를 시간순으로 잘 기록하고 있습니다.
누가는 그리스도인의 예배가 성령님께서 주시는 은사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과 교회 사역을 이끌고 계심을 깨닫게 해줍니다(눅 4:1, 11:13, 행 2:1-21, 4:8, 8:15-19). 그는 또한 예배하는 교회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스가랴, 시므온, 마리아의 아름다운 찬양을 기록했으며, 천사들이 목자들을 맞이하며 외친 영광의 찬양도 묘사했습니다. 그리고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기도하며 빵을 떼고 가진 것을 나누면서 공유한 사랑의 교회 공동체를 보여주었습니다.
오늘날 많은 교회의 예배는 기독교력을 중심으로 구성되는데, 성령님의 오심을 기념하는 절기가 ‘오순절’입니다. 성령님의 운행하심은 사도행전의 중심 주제입니다. 누가는 그리스도의 교훈은 성령을 통해 제자들에게 전해지는 것이라고 말하며(행 1:2), 성령님께서 오심으로 기독교 예배가 전 세계에 걸쳐 시작됐음을 알립니다(행 2장). 그리고 사도행전을 읽을 때마다 우리는 성령님의 운행하심과 하나님의 주권에 대해 감사하게 됩니다. “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행 1:2)
우리는 오순절 베드로의 복음적인 설교와 예루살렘에서 구원의 역사를 선포하다가 돌에 맞아 죽은 스데반의 오순절 복음 설교를 기억합니다. 베드로는 기독교 역사에서 확실히 구별된 지위를 갖고 있으며, 모든 제자 가운데 가장 많이 언급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열두 제자 가운데 베드로의 이름은 늘 제일 먼저 등장합니다. 베드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처음으로 만난 제자였습니다. 변화하신 예수님을 목도한 것도 베드로와 야고보, 그리고 요한뿐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이름을 ‘시몬’으로부터 바꾸시고, 교회의 반석으로 선포하셨으며 베드로의 특별한 역할을 인정했습니다(마 16:16-19).
하지만 베드로는 가끔 자신의 무모한 열정으로 인해 겸손하게 되는 실수를 범하기도 했습니다. 말과 행동이 성급하다 보니 예수님의 사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책망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지만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사람을 낚는 어부’로 새롭게 되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신성을 경험하고 그에 따라 반응했습니다. 물고기의 기적을 경험한 그는 무릎을 꿇고 경배했습니다. 그가 스스로의 천함을 자각하고 “주님, 제발 저를 떠나가 주소서. 저는 당신 옆에 있을 자격이 못되는 죄인입니다.”라고 고백했을 때 예수님은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라고 대답하시며 제자 삼아주셨습니다.
베드로는 또한 우리에게 예배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반응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죄사함과 예수님의 치유의 말씀들로부터 회복되었음을 확신한 그는 하나님 안에서 발견한 능력을 초대 교회에 열정적으로 불어넣었습니다. 강력한 말씀을 전하고, 병든 자와 저는 자들을 고쳤으며,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일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베드로의 깨달음은 예배 가운데 주님께로 나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우리는 죄를 고백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님께서 명하신 일들을 행하기 위해서 모여 예배합니다. ‘주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는 베드로의 고백은 모든 시간과 공간을 통해 예배자들을 하나되게 합니다.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 16:16) 이 고백은 예배자가 예배 때마다 하나님께 고백하는 중요한 선언입니다.
베드로의 회개는 우리로 하여금 예배가 죄인임을 겸손히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함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베드로의 회복은 성령님께서 우리를 완전하게 해주신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벧전 5:10).
한편 요엘 선지자는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의 영이 부어질 날의 모습을 그린 바 있습니다. “그 후에 내가 내 영을 만민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너희 늙은이는 꿈을 꾸며 너희 젊은이는 이상을 볼 것이며 그 때에 내가 또 내 영을 남종과 여종에게 부어 줄 것이며”(욜 2:28-29) 다른 선지자들 또한 하나님의 구원이 땅끝까지 전해지는 때를 고대했음을 알고 있습니다(사 42:6, 슥 9:9-10).
예수님의 승천 이후 선지자들의 소망은 성취되기 시작했습니다. 사도행전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온 땅에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성령이 부어지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께서 온 땅을 향해 가지신 계획을 기억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온 땅 곳곳에 계시면서 동시에 성령님을 통해 우리 안에 거하십니다. 예배 가운데 우리가 위대하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분의 영을 통해 경배드릴 때, 우리의 마음과 생각은 넓게 뻗어나갑니다.
누가는 사도행전을 통해 예수님께서 무엇을 행하고 가르치기 시작하셨는지 기록했습니다. “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께서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행 1:1) 그는 예수님의 활동을 계속해서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고난의 부르심을 이미 이루셨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은 계속 일하셨습니다(눅 9:22, 24:26). 이제 그분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일하십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르는 자들은 자신의 힘으로 일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약속하시길 그분의 사역을 위해 힘을 주셨던 동일한 성령으로 그들이 세례(침례)를 받을 것이라 하셨습니다(눅 3:16, 4:1, 14, 행 1:5).
예수님을 따르던 자들이 성령을 받으면 그들은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그분의 증인이 될 것입니다(행 1:8). 오순절에 예수님께서는 그분을 따르던 자들에게 성령 세례(침례)를 주시며 그분의 약속을 이루셨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이 그들 안에 채워질 때 그들은 다른 언어를 사용해 하나님의 놀라운 일들을 말했습니다(행 2:11). 사도행전은 성령이 주시는 능력으로 찬양하고 전도하는 예배를 드리라고 권합니다. 초대 교회의 놀라운 발전을 뒤돌아볼 때, 우리는 하나님의 끝없는 자비하심으로 인해 그분을 찬양하게 됩니다.그리고 성령님의 은혜로우신 능력으로 인해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성령님의 행하시는 일을 단순히 지켜보는 자들이 아니라 이에 동참하는 예배자들입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의 선물을 주시겠노라 약속하실 때 우리가 제자들과 함께 그 자리에 있지는 않았지만, 오늘날 우리는 동일한 선물의 축복을 받습니다.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아브라함의 복이 이방인에게 미치게 하고 또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성령의 약속을 받게 하려 함이라”(갈 3:14) 우리도 역시 성령으로 채워지고 주님의 능력과 기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소망의 하나님이 모든 기쁨과 평강을 믿음 안에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사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롬 15:13)
우리가 성령님을 통해 예배할 때,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을 향한 우리의 열정은 여러 증인들을 낳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삶을 살 때, 성령의 풍성하심이 모든 예배와 증인들을 하나 되게 하시고 또 능력을 더해주실 것입니다(엡 1:12).
사도행전은 안디옥에서 제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을 듣기도 전,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의 기도와 예배 습관을 보여줍니다. “만나매 안디옥에 데리고 와서 둘이 교회에 일 년간 모여 있어 큰 무리를 가르쳤고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행 11:26)
누가는 예루살렘에서 열린 첫 번째 교회 회의의 중요성과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바울의 복음적 설교를 기록했습니다(행 15:1-32). 그리고 예루살렘 성전(행 21:26-36)에서 아테네 철학자 모임(행 17:19-31)까지, 에베소(행 19:8)와 고린도의 유대교 회당부터(행 18:4-6) 두란노 서원(행 19:9) 또는 드로아 다락방(행 19:9)까지, 누가는 초대 교회의 모습을 다양한 색채로 그려냈습니다.
우리는 사도행전을 통해 몇 가지 예배의 통찰을 얻습니다. 첫째, 우리의 예배는 예언이 아닌 믿음을 실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둘째, 성경적 가르침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배로 이끄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행 2:14-36, 3:11-26, 17:2-3, 10-12). “바울이 자기의 관례대로 그들에게로 들어가서 세 안식일에 성경을 가지고 강론하며 뜻을 풀어 그리스도가 해를 받고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야 할 것을 증언하고 이르되 내가 너희에게 전하는 이 예수가 곧 그리스도라 하니”(행 17:2-3)
셋째, 구원의 하나님께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행 4:23-31). 감사는 예배의 중요한 요소이자 시작입니다. “감사함으로 그의 문에 들어가며 찬송함으로 그의 궁정에 들어가서 그에게 감사하며 그의 이름을 송축할지어다”(시 100:4)
넷째, 예수 그리스도의 신실한 증언자는 무거운 책임감과 위험을 동반하는 일입니다. “그들이 돌로 스데반을 치니 스데반이 부르짖어 이르되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하고 무릎을 꿇고 크게 불러 이르되 주여 이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이 말을 하고 자니라”(행 7:59-60)
다섯째, 하나님은 모든 민족과 백성들에게 성령을 부어 주십니다. “베드로와 함께 온 할례 받은 신자들이 이방인들에게도 성령 부어 주심으로 말미암아 놀라니 이는 방언을 말하며 하나님 높임을 들음이러라”(행 10:45-46)
여섯째, 기도는 예배 공동체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깨닫고 마가라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에 가니 여러 사람이 거기에 모여 기도하고 있더라”(행 12:12)
일곱째, 구원의 기쁜 소식은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의 믿음으로 인도합니다. “이르되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하고 주의 말씀을 그 사람과 그 집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전하더라 … 그들을 데리고 자기 집에 올라가서 음식을 차려 주고 그와 온 집안이 하나님을 믿으므로 크게 기뻐하니라”(행 16:31-32, 34)
여덟째,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을 영적으로 지원하며 격려해주는 생명줄입니다. “이 말을 한 후 무릎을 꿇고 그 모든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니 다 크게 울며 바울의 목을 안고 입을 맞추고”(행 20:36-37)
사도행전에 나타난 예배의 네 가지 형태는 지금도 많은 교회들이 따르고 있습니다. 초대 교회는 유대교 회당의 ‘말씀’ 예식과 애찬을 중요하게 생각한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의 ‘성찬’ 예식이 예배의 중요 요소였습니다. 4세기에 이르러 예배의 4중 구조가 정착되었는데, 만남과 말씀, 감사와 파송입니다. 만남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찬양과 경배로 나아가는 행위입니다(행 2:44, 20:7). 하나님께 나아가면 하나님께서 말씀과 가르침, 성령을 통해 말씀하십니다(행 7:1-53, 17:3). 말씀 후에는 기도와 찬송으로 결단하며 성찬에 참예함으로 감사를 드립니다(행 2:46-47, 20:11). 말씀과 감사의 결단 후 우리는 세상으로 보내집니다(행 4:31, 13:3).
예배의 절차이자 형식이며 예의인 예식은 우리의 마음, 영과 더불어 하나님을 예배하는 중요한 핵심입니다. 모세의 장막과 다윗의 장막, 초대 교회의 말씀과 성찬, 예수님이 말씀하신 영과 진리의 예배는 우리가 하나님께 균형을 갖추고 온전히 예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줍니다.
가진수(월드미션대학교 찬양과 예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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