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 기간 한국교회에는 어떤 현상들이 나타났을까?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지난 29일 부산 포도원교회(담임 김문훈 목사)에서 열린 ‘한국교회 트렌드 2023-한국교회를 말하다’ 세미나에서 기조발제하며 통계를 근거로 이를 분석했다.
① SBNR의 증가
‘Spiritual but not Religious’를 뜻하는 SBNR은 기독교 신앙과 기독교적 영성을 가지고 있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에서 이런 사람들이 증가한 것이다.
예장 통합총회와 기아대책,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예장 통합 소속 담임목사 981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조사(이하 A조사)한 바에 따르면, 거리두기 해제 후 코로나19 이전 대비 현장 예배 참석률은 장년 성도를 기준했을 때 73%였다. 교회학교는 43%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즉 코로나19 이전 출석한 장년 교인 10명 중 3명 정도, 교회학교 아이들 10명 중 6명 정도가 현장 예배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신교인의 3분의 2가 영적 갈급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세 개 단체가 전국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15일부터 25일까지 실시한 조사(이하 B조사) 결과 64%가 현재 영적 갈급함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또 72%는 “영적 체험을 경험하고 싶다”고도 했다.
② ‘플로팅 크리스천’의 증가
‘플로팅 크리스천’(Floating Christian)은, 이름 그대로 ‘떠 있는’(Floating) 기독교인들을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출석 교회에 나가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다른 교회들의 예배에 참여해 설교를 듣는다.
B조사 결과 절반이 넘는 55%가 (조사 시점 기준) 지난 1달 간 타 교회 온라인 예배에 참여하거나 설교를 들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들 중 56%는 그런 교회가 2개 이상이라고 답했다.
29일 ‘한국교회 트렌드 2023-한국교회를 말하다’ 세미나에서 주제발제한 김영수 목사(서강대 GRN 연구원, 동수원교회 부목사)에 따르면 ‘플로팅 크리스천’의 양상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닻형 플로팅 크리스천’인데, 출석 교회를 다니면서 다른 교회 동영상을 시청하는 기독교인들이다.
다른 하나는 ‘부평초형 플로팅 크리스천’으로, 등록된 교회가 있지만 출석을 하지 않고 동영상으로 예배를 드리는 사람이거나 일시적으로 예배를 드리지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또 김 목사는 ‘플로팅 크리스천’의 세 가지 특징으로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사람이 많다 △교회 내 대인관계가 중요하지 않다, 예배만 드리면 된다 △이들에게 담임목사의 영향력은 축소된다는 것을 들었다.
③ 온라인 신앙
B조사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예배 모임 유형’을 묻자, ‘대면·비대면 모두’가 43%로 가장 많았고, 이어 ‘대면예배’ 40%, ‘비대면예배’ 11% 순이었다. 여전히 대면예배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비대면 예배, 즉 온라인에 대한 수용성도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또 같은 조사에서 82%가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려도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53%는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여할 때 목회자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고 각각 답해, 이런 경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④ 신앙 약화
B조사에서 ‘코로나19 이후 신앙생활의 질적 변화’에 대한 질문에 39%가 “신앙이 약해진 것 같다”고 답했다. 다른 조사 결과를 통해 이를 과거와 비교해 보면, 해마다 그 비율이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2020년 12월 조사에서는 27%, 2021년 6월 조사에서는 31%가 “신앙이 약해진 것 같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A조사 결과 코로나19 이전 대비 헌금은 82%, 구역(소그룹) 활동은 28%, 제자훈련·성경공부는 30%, 전도·선교는 35%, 지역사회 구제·봉사는 44%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⑤ 희망
A조사 결과 ‘향후 출석 교인 수 예상’에서 “감소할 것 같다” 44%, “변화가 없을 것 같다” 29% “증거할 것 같다” 24% 순으로, 이 자체로만 보면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았지만, “증가할 것 같다”는 응답 비율은 과거 다른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아진 것이다. 2020년 5월 조사에서 이 같은 답은 5%에 불과했고, 2021년 6월 조사에서는 16%였다.
향후 출석 교인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교회 유형으로는 △연한이 짧을수록 △담임목사 연령이 40~50대 △소그룹 유지율이 높을수록 △새로운 방식 소그룹 운영 교회였다.
⑥ 교회의 대응 방향
지용근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교회가 공동체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소그룹’을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 대표에 따르면 소그룹 활동은 참여자들의 유대감을 강화시키고, 영성 유지에 도움을 주며,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일상생활에 활기와 자극이 된다.
또 소그룹 활동자가 비활동자에 비해 신앙 나눔, 성경공부, 큐티 나눔 등 신앙생활 지표에서 2~4배 정도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정기적 소그룹 활동자는 교회에 대한 강한 소속감을 느끼게 되고, 이는 현장예배 참여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B조사에서 소그룹 활동별 현장 예배 참석률은 ‘정기적 참석’ 그룹에서 77%로 가장 높았다. ‘가끔 참석’ 그룹에선 63%, ‘참석 안 함’ 그룹에선 44%였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