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부터 시작한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원장 서창원 박사) 제30주년 기념세미나가 둘째 날인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소재 세곡교회(담임 박의서 목사)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에서 조엘 비키 교수(미국 퓨리탄리폼드신학교 총장)는 ‘개인기도와 성장’이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조엘 비키 교수는 “기도를 위해 자신을 붙들 수 있는 일곱 가지 원칙을 살펴보겠다”며 “첫째, 기도의 가치를 기억하자. 기도의 가치는 ▲우리 영혼의 평안에 필수적 ▲기도는 목회 사역의 근간 ▲기도는 설교 준비, 강단 사역, 목회 상담에 필수 ▲기도는 신자가 할 수 있는 가장 그리스도적인 일로 간추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목회자로서 우리는 응답 받은 기도만이 아닌, 응답 받지 못한 기도의 가치도 알아야 한다. 선교사로 인도에서 활동한 윌리엄 캐리(1761-1834)는 8년 동안 노력한 끝에 겨우 힌두인이었다가 그리스도를 영접한 첫 개종자에게 세례를 베풀 수 있었다. 하지만 기도의 응답을 받지 못한 그 8년 동안 캐리는 홀로 조용히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법을 배웠다”며 “윌리엄 브리지스는 ‘기도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결코 아주 비참하게 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전부 다 들으시기 때문이다. 우리 내면에 거주하시는 성령님께서 소원 문안을 작성하고, 하늘의 친구가 제출하면, 하나님께서 직접 접수하신다. 우리는 기도에서 우리가 간구한 자비를 바로 얻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기도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자비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조엘 비키 교수는 “하나님께선 응답이 없어 보이는 간구를 통해서도 우리를 성화로 이끄신다. 농부가 파종과 수확 사이의 기다리는 시간 동안 작물이 자라고 있다”며 “응답 받지 못한 기도가 그처럼 달콤하다면 기도에 주시는 응답은 얼마나 더 달콤하겠는가. 하나님께선 자신의 백성인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아신다. 우리가 겸손하게 굴복하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구한다면 무엇이라도 우리에게 거부하는 법이 없으시다”라고 했다.
그는 “따라서 계속 기도하라. 주님을 홀로 계시게 하지 말라. 토마스 왓슨(1620-1686)의 ‘베드로를 감옥에서 놓이게 한 것은 천사였지만 그 천사를 부른 것은 기도였다’는 격려의 말을 늘 기억하라. 존 녹스(15010-1572) 당대 시절 그의 적들은 만 명의 군대보다 녹스의 기도를 더욱 두려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둘째, 기도의 우선순위를 가장 높이 유지하라. 우리 주님은 요한복음 15장 5절에서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고 말하셨다. 존 번연은 ‘자주 기도하라. 기도는 영혼을 보호하는 방패이고,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이며, 사단에게 내리는 재앙이다’라고 말했다”며 “다른 무엇이 지나치게 중시돼 기도 생활이 어려워진다고 느끼는가. 인터넷, TV, 라디오 같은 전자 미디어의 사용이 여러분의 기도를 방해하는가. 미디어는 소중한 시간을 많이 빼앗고, 여러분의 마음을 세속적 관심사로 가득 채워 기도를 방해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비록 자신의 기도가 활기 없다고 생각되더라도 기도하길 중단해선 안 된다. 기도에서의 무기력함은 즉시 고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나, 그렇다고 기도를 멈추지 말라. 기도하길 거부하는 것은 주제넘음과 교만, 그리고 게으름이 가져다주는 산물”이라며 “기도의 외적 형태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 순풍에 돛을 달고 전진하는 범선과 같을 땐 기도하기가 쉬우나, 북극해의 얼음을 뚫고 서서히 나아가는 쇄빙선과 같을 때에도 반드시 기도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는 기도를 최고의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했다.
조엘 비키 교수는 “셋째, 진심을 담아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하라. 시편 62편 8절에선 ‘백성들아 시시로 저를 의지하고 그 앞에 마음을 토하라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라고 나온다. 진심이 아닌 것을 입에 담아 기도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마음의 냉담함을 고백하며 그 마음을 따뜻하게 해달라고 부르짖으며 은혜를 구해야 한다. 누가복음 18장 13절처럼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옵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처럼 아주 간결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지 진심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했다.
또 “넷째, 부단히 기도하는 정신을 함양하라. 데살로니가전서 5장 17절은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가르친다. 이는 기도의 실제 행동보단 기도의 정신과 습관과 조건을 가리킨다. 쉬지 않고 기도한다는 것은 정해진 시간과 때에 기도하는 것, 간절함과 열렬함으로 기도하는 것 등을 가리킨다. 아울러 남들이 보지 않는 사적 공간에서 기도하는 것보다 ‘모자를 쓰고 눈을 뜨고’ 기도하는 것도 가리킨다”고 했다.
그는 찰스 스펄전이 이 문제에 대해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명령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기독교 목회자다. 그는 아주 특별한 시험과 시련, 어려움과 엄청난 책무를 갖는다. 그는 끔직한 관계에서 하나님을 대해야 하고, 희한한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을 대해야 한다. 따라서 그는 일반일보다 훨씬 더 많은 은혜가 필요하다. 그는 그런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강하신 분에게 힘을 달라고 끊임없이 부르짖게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엘 비키 교수는 그러면서 “쉬지 않고 기도하는 책무를 이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른 한 가지는 기도를 하고 싶은 충동을 약간이라도 느낄 때 바로 기도하는 것”이라며 “집중을 요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하는 중간에도 언제나 기도의 충동을 따르라. 그 충동을 성령의 탄식일 수도 있다. 우리는 성령의 설득을 방해로 여겨선 안 된다. 더 편리한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자신에게 말하지 말고 즉시 기도를 시작하라”고 했다.
또한 “다섯째, 기도로 믿음의 공동체의 바른 길을 인도하기 위해 노력하라. 사도 바울은 전 세계의 성도와 교회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했다. 갈등과 시련으로 가득한 아주 분주한 삶을 살았던 그는 그럼에도 쉬지 않고 기도했다”며 “목회자는 교인들의 필요와 어려움을 잘 안다. 그들을 위한 기도는 목회자가 하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다. 또 여러분의 교회나 교단이 지원하는 선교사나 선교단체를 위해 기도하라. 선교단체의 이메일이나 뉴스레터를 읽은 후 곧바로 그들을 위해 기도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들을 위한 기도는 잊어버리기 쉽다”고 했다.
아울러 “여섯째, 기도를 위해 성경을 읽으라. 기도 생활이 침체되는 이유 중 하나는 성경을 도외시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성경으로 마음을 채움으로써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다. 성경은 글로 표현된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15장 7절에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선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고 말씀하신다”며 “중국의 가정교회에선 많은 그리스도인이 성경책이 없어도 성경의 많은 부분을 암기했다. 그들의 기도는 성경 구절로 가득했다. 성경의 모든 구절이 열렬한 기도의 소재”라고 했다.
그리고 “일곱째, 기도에서 성경적인 균형을 유지하라. 흔히 우리 목회자들은 특정 종류의 기도는 좋아하지만 다른 기도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예로 어떤 사람은 타인의 기도를 중시하고 감사 기도를 소홀히 하거나 하나님을 찬양하는 기도를 좋아하지만 죄를 고백하는 기도는 회피하는 것, 또 개인 기도는 강하지만 단체 기도나 공기도회를 회피하거나 반대의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도 충만한 기도’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은혜는 수동적으로 기다린다고 해서 얻는 게 아닌, 먼저 주님을 찾음으로써 은혜를 구해야 한다. 다윗은 시편 25편 1절에서 ‘여호와여 나의 영혼이 주를 우러러 보나이다’라고 고백했다. 여러분의 마음과 정서가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언약의 하나님을 향하도록 해 은혜의 보좌로 가까이 다가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야곱이 하나님의 천사와 씨름하면서 축복 받기 전엔 놓아주지 않겠다는 의지처럼, 우리도 하나님이 우리를 축복해주실 때까지 하나님을 붙들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히브리서 10장 19-22절은 그리스도의 피와 우리의 큰 제사장의 중보로서만이 우리가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는다고 교훈한다. 따라서 우리의 모든 기도는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해야 한다”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을 붙들 세자기 방법을 살펴보자”고 했다.
그는 “첫째, 기도에서 하나님의 약속 이행을 간구하라. 하나님은 자신의 주권으로 우리에게 하신 약속을 지키시기로 작정했다. 시편 119편 25절에선 ‘내 영혼이 진토에 붙었사오니 주의 말씀대로 나를 소성케 하소서’라고 간구했다”며 “청교도는 하나님께 본인이 하신 약속을 상기시키는 기도를 매우 중시했다. 존 트랩(1601-1669)은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은 반드시 기도로 상시시켜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말씀에 구속되고 부담을 느끼시며 자신이 한 약속의 이향을 간구하는 소리를 좋아하신다. 기도는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을 실행으로 옮기게 만든다. 하나님께 그 약속에 대해 부담을 주는 것은 오만도 주제넘은 것도 아니다. ··· 그런 기도는 주야로 하나님께 가까이 있을 것이다.(왕상 8:59) 하나님께선 스스로 자신을 부인하지 못하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시도를 거부하지 못 하신다’고 말했다”고 했다.
조엘 비키 교수는 “그렇다면 하나님의 가장 큰 약속은 무엇인가. 우리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복음이 아닌가. 그러므로 우리는 중재자 그리스도의 화목 사역을 믿음에 따르는 하나님의 약속이 이행되길 간구하는 기도를 해야 한다”며 “참 된 기도는 성명이 불가능한 방식으로 그리스도의 위대함과 죄인의 하찮음, 둘 다를 증가시킨다”고 했다.
또 “둘째, 기도에서 영광스런 삼위일체 하나님을 바라보라.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이 무엇보다 하나님을 깊이 생각할 때 우리 기도 안에 가장 확실히 거하신다. 참된 기도는 자신을 높이지 않고 자신의 죄를 자백하며 그리스도를 찬양한다. 따라서 기도할 땐 복음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어떻게 계시하는지, 죄인을 하나님께로 이끄는지 묵상해야 한다”며 “기도는 우리 안에서 성부가 선포하고, 성자가 가치를 부여하며, 성령이 소원과 말로 빚어낸다. 따라서 우리는 성령님께 전적으로 의존하여 기도를 고안하고 그리스도에 대한 신뢰를 갖는데 도우심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기도가 효능 있게 되고, 성자와 성령을 보내주신 성부의 사랑 안에 놓일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우리는 하나님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만이 아닌, 하나님 그분 자신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셋째, 하나님께서 기도에 응답해주신다고 믿으라. 우리는 종종 기도의 힘을 믿어야 할 만큼 충분히 믿지 않는 것 같다. 언젠가 한 사람이 교회 바로 곁에서 술집을 개업했다. 심야의 난잡한 파티, 죄의 탐닉, 아침이면 넘쳐나는 쓰레기로 인해 너무 고통스러워지자 교회 성도들이 하나님의 개입을 구하는 기도를 시작했다. 곧 응답이 있었다. 거센 회오리바람이 불어 닥쳐 술집을 무너뜨렸다. 교회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 술집 주인은 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교인들의 기도 때문에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이었다. 교인들은 자신들이 술집의 파괴엔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무죄를 내세웠다. 판사는 불신자인 술집 주인이 신자인 교인들보다 기도의 힘을 더 믿는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조엘 비키 교수는 “믿음 없는 기도는 열매 없는 기도다. 하나님이 기도에 응답하신다는 사실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아버지 되심에 의문을 갖는다는 뜻”이라며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인해 우리의 아버지가 되셨기 때문에 기도를 들으시는 아버지 하나님을 의심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을 믿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는 구주의 손이 우릴 위해 못에 찔렸으므로 우리 아버지의 손이 은혜로 가득하다는 사실에 확신을 갖고 기도하자. 기도를 불신하지 말고 신실하게 믿어 의심치 말라”고 했다.
그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자녀들에게 가진 마음이 얼마나 넓고 관대한지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를 자녀로 입양하기로 만세 전부터 예정하신 분, 우리의 죄를 대신해 죽도록 독생자를 보내주신 분, 또 우리가 그분을 ‘아바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도록 우리 심령에 자신의 영을 보내주신 분이 바로 하나님 아버지”라며 “비록 기도생활에서 어느 정도 퇴보했을지라도 그분을 진심으로 구하면 그분은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 뛰어오실 것이다. 그분은 여러분을 얼싸안고 자신의 영의 축복으로 여러분에게 입 맞춰 주실 것이다. 기도 없는 삶을 박차고 일어서 하나님 아버지에게로 뛰어가라. 그리스도의 보혈이 여러분을 모든 죄에서 깨끗이 씻어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세미나는 오는 25일까지 열린다. 조엘 비키 교수(미국 퓨리탄리폼드신학교 총장), 조셉 파이파 박사(그린빌 장로교 신학교 전 총장)가 강연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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