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27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소재 횃불회관 화평홀(온누리교회 양재캠퍼스)에서 ‘새로운 한국사회를 위한 치유와 화해의 기독교’라는 주제로 제24회 샬롬나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1부 경건회는 최 선 목사(세계로부천교회 담임)의 사회로, 이일호 목사(칼빈대 은퇴교수)가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최철희 선교사(시니어선교학국 대표)가 ‘세계 각국 선교지를 위하여’, 육호기 목사(GMS 원로 선교사)가 ‘복음통일과 샬롬나비를 위하여’ 각각 기도, 한영태 목사(전 서울신대 총장)의 설교, 인성희 교수(백석대)·박인혜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의 특별찬양, 김윤태 총무(백석대기독교전문대학원 원장)의 강령제창, 박봉규 목사(한장총 목회자교육원 원감)의 축도 순서로 진행됐다.
‘신학적 지계표’(신 19:14, 27:17)라는 주제로 설교한 한영태 목사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땅이 유산이었듯이 오늘날 각 교파들은 신학적 유산을 가지고 있다. 자기 교회만이 가지고 특별히 강조하는 교리와 신학이 있다”며 “그것들은 그 교파 신학적 땅이다. 땅의 경계표를 옮기지 말라고 하셨으므로, 모든 교파는 자신들의 유산을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 각 교파의 신학적 전통은 하나님께서 각각의 교파에게 주신 선물이요, 땅”이라고 했다.
아울러 “복음주의 개신교회에 속한 사람들은 먼저 자기의 신학적 입장을 분명히 하고, 그 위에 확고하게 서야한다. 자신이 속한 교단의 신학적 입장을 존중하고 따라야하며, 그에 의하여 자신의 신앙과 목회철학이 확립되어야 한다”며 “왜냐하면 교단은 신앙과 신학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나와 다른 신학을 비난 또는 배격하거나 심지어 정죄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서로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존중하여야 한다. 모든 신학은 하나님의 깊음을 조금씩 밝혀가고 있는 것이며, 결국 모든 신학에 다 모아져도 하나님의 신비를 완전히 캐낼 수 없지만, 서로 협력하여 하나님의 신비를 한 부분씩 밝혀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2부 발표회는 소기천 사무총장(장신대 신약학 교수, 성서학연구원장)의 사회로, 김영한 상임대표의 기조강연, 이은선 박사(안양대 교수)·김윤태 박사·신우철 목사(필리핀 선교사)의 주제발표,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명예교수)·이일호 박사(칼빈대 은퇴교수)·정일권 박사(전 숭실대 초빙교수)의 논평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기조강연에서 ‘새 한국사회와 치유와 화해의 기독교’라는 주제로 발표한 김영한 박사는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은 남북전쟁 시에 ‘하나님이 우리 편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야 한다’는 인격적 신앙을 남겼다”며 “하나님은 한 시대를 향하여 그가 사용하는 인간을 부르신다. 그리고 하나님은 예나 지금이나 이 세상의 주권자로서 세상 정복자들의 도모를 무효하게 하시고, 그분의 세상을 향하신 선한 뜻을 펴시고 계신다”고 했다.
이어 그는 “샬롬나비가 지향하는 시민운동 강령과 윤리강령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길 바란다. 샬롬나비행동 실천강령은 감사, 나눔, 섬김이다. 이는 종교개혁자들이 강조한 삶의 소명의식과 칼빈주의자들이 가졌던 청교도 정신을 시민운동의 기본으로 하는 매일의 생활방식”이라며 “먼저 삶에 대한 소명과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감사, 그리고 이웃과 타인에 대한 배려와 함께 나눔, 마지막으로 하나님과 이웃과 타인에 대한 사랑과 섬김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샬롬나비행동 실천윤리는 겸손, 정직, 검소이다. 이는 1974년 복음주의자들이 로잔 언약을 천명했던 로잔 운동의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로잔 운동의 윤리는 보편적 윤리다. 이는 바로 하나님 앞에 사는 삶의 기본적 윤리이다. 그것은 포스트모던 사회를 극복하는 새 사회의 윤리”라고 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먼저, ‘아퀼레이아 법령과 교회의 사명’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이은선 박사는 “한국교회가 당면한 과제 가운데 하나가 코로나 펜데믹 진행과정에서 한국교회에 대해 생겨난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고, 신뢰받는 종교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한국사회에 대한 소통능력을 강화하고, 한국교회의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하는 능력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라며 “비대면이 활성화되는 바탕이 되는 4차 산업혁명이 교회의 예배와 신앙생활에 미칠 다양한 측면을 분석해야 하며, 앞으로 펜데믹에 대비하는 역량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특히 예배의 자유의 한계에 대한 좀 더 발전된 이론적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코로나 펜데믹을 거치는 3년 동안에 한국사회는 다양한 측면에서 갈라져 있다. 교회적으로 작은 교회들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여 문을 닫았고, 사회적으로 빈부격차가 심해지면 서 계층간, 세대간, 성별간, 이념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한국사회는 이제 진정한 치유를 통해 화해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치유를 이룰 수 있는 중요한 하나의 방안이 서로 나누는 것이다. 나눔을 통해 사랑의 교제를 하면서 화해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구제와 사회복지에서 이미 국가의 사회복지가 상당한 정도로 진행되고 있고, 국가가 복지활동에 신앙을 개입시키는 일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런 사회문화적 환경 가운데 교회가 구제와 사회복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서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국가의 복지가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사람들, 국가의 손길이 미치더라도 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서 사랑의 손길로서의 구제활동을 해야 한다. 그러한 가운데 기독교가 한국사회에서 신뢰할 수 있는 종교로서의 위상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로 ‘가난한 자에 대한 교회의 책임: 칼빈의 기독교강요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윤태 교수는 “교회의 가난한 자에 대한 책임에 관한 칼빈의 가르침은 그의 교회론이라 할 수 있는 기독교강요 4권, 특별히 집사론을 다루는 데에서 분명하게 진술된다”며 “칼빈은 교회의 본질과 관련된 교회의 직분으로 교회가 있는 동안 항상 있는 직분 3가지를 말한다. 하나는 말씀을 맡은 목사와 또 하나는 치리를 맡은 장로, 그리고 가난한 자를 돌보는 봉사의 직무를 맡은 집사가 그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칼빈의 교회론과 직분론에 따르면 교회의 가난한 자에 대한 책임은 교회의 본질적 사역에 속한 것으로 교회가 이 땅에 존재하는 한 계속되어야 할 교회의 영속적인 사역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칼빈의 이해 속에서 재산과 부는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것으로 평균케 하시는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선한 법칙을 따라 가난한 자를 돕기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교회에 집사직이 세워진 것은 이러한 하나님의 선한 법칙이 인간의 탐욕과 악행으로 인해 훼손된 것을 바로잡기 위함이다. 칼빈은 교회의 모든 유무형의 재산은, 그것이 건물·땅·돈이든지 그리스도께 드려진 것으로, 가난한 자들을 위하여 지정된 재물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 재정 사용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는 것이라 고 말한다. 칼빈은 비록 교회 재정을 목사의 사례와 교회 건물을 위해 사용할 수 있고 또 사용되어야 함을 인정하면서도 그런 용도로 사용함에 지나쳐선 안 되며, 적절한 한도를 지켜야 함을 말하면서, 교회 재산의 최소한 절반은 가난한 자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권면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분열의 시대와 사회통합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신우철 목사는 “교회는 다시 주일 예배와 하나님이 거하실 공간을 함께 짓기 시작해야 한다. 그 공간은 물리적 건물이 될 수도 있지만, 중요한 핵심은 하나님이 거할 처소가 되는 일체의 활동이 수렴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교회는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이점은 한국교회에게 큰 도전이다. 지역사회와 동떨어져 있는 교회는 진 밖에 회막을 설치한 모세의 고립주의와 다르지 않다”며 “교회는 다양한 지역사회의 조직과 기구에 회중을 보내야 한다. 회중들이 교회내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다양한 수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권장하며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교회에서 지역사회로 공급된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의 리더십을 구성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사회와 교회는 위기에 처했다. 이 위기는 방어기제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를 위한 공간을 함께 지어가는 합목적적 회중이다. 교회는 또한 차이를 차별로 인식하지 않으며, 하나님의 공간을 위한 귀중한 자원으로 인식하는 총회여야 한다”며 “교회가 그 정체성을 더욱 강화할 때만 분열과 갈등의 시기를 극복하고, 정치와 종교가 함께 발전하는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소기천 사무총장(장신대 교수)의 사회로, 이갑헌 목사(세움어린이교회선교원 대표)·이상직 박사(전 호서대 부총장)·권요한 박사(서울대 학원선교사)가 토론자로 참여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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