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원장 신원하, 이하 고려신학대학원)이 최근 주최한 2022 목회대학원 온라인 동계강좌에서 박철현 교수(총신대 신학대학원)는 ‘하나님과의 관계로 보는 출애굽기 강해’라는 제목으로 첫 번째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는 총 5편으로 구성돼 있다.
박 교수는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은 꽃길을 기대했지만 광야에선 전쟁의 연속이었다. 이처럼 우리도 하나님께 헌신하면서 무언가를 결과로서 바라는 생각은 본질적으로 잘못됐다. 실제로 아닌 경우도 많기도 하다”며 “헌신 자체를 기뻐하고 모든 결과는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맡기는 게 바람직한 태도”라고 했다.
이어 “창세기에서 선악과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구분 짓는 선이다. 이와 같이 매 시대 각 사람마다 자신의 선악과를 갖고 있다. 즉 하나님의 뜻이냐, 자신의 뜻이냐에 따라 선택할 기로에 서 있다”며 “예수님의 사역은 십자가의 대속적 죽음 뿐만 아니라 옛 아담의 실패를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예수님의 일생 전체는 탄생, 목수의 삶, 공생애 등을 통해서 아담의 실패를 회복하셨다. 예수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자신의 뜻보다 하나님의 뜻대로 하소서’라고 기도하면서 세상을 구원할 십자가를 짊어지셨다. 이처럼 우리의 기도는 그 결과가 고난이든 흥황이든 하나님의 뜻대로 따르는 태도가 요구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출애굽기 14장에서 홍해 기적은 신화나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역사이자 지금도 하나님이 동일하게 역사하시는 사건이다. 나 또한 이를 믿고 기도했기에 지난 10년의 광야 생활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성경에서 하나님은 아담-에녹-노아-아브라함에서 출애굽기의 이스라엘을 경유해 오늘날 기독교에 이르기까지 새아담으로서 살라며 우리에게 말씀하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창세기는 복과 후손, 출애굽기는 창세기의 권위를 이어받아 구원, 광야 시험, 언약, 성막에서의 하나님 임재를 말하면서 이후 레위기로 넘어간다. 곧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는 이후 성경이 말하는 구원의 주제들을 압축해 놓은 것”이라며 “가령 요한복음 1장 1절의 ‘태초에 말씀이 있느니라’는 창세기 배경, 1장 14절의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한다’에서 쓰인 헬라어는 ‘성막을 치다’라는 의미로 출애굽기 배경을 깔고 있다. 결국 요한복음을 이해하려면 출애굽기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유대인들은 서론, 출애굽, 광야여정, 시내 산 언약, 성막 건설 순으로 구성된 출애굽기를 하나님과 신자와의 로맨스로 여긴다. 특히 시내 산 언약은 결혼, 성막 건설은 신방과도 같다. 성막 건설 본문에서 나타난 세심한 묘사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느끼신 설레임이 깃들어 있다”고 했다.
한편, 박 교수는 “하나님과의 관계는 우리 신앙의 살고 죽음을 결정짓는다. 에베소서 2장 8-9절은 은혜 구원을 말할 때 주로 사용되는 구절이다. 그러나 사도바울은 앞서 2장 1-2절에서 구원 이전 우리의 불순종적 행위와 이를 부추기는 악한 영을 지적한 뒤 10절에서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로 이어지면서 구원의 증거로서 선한 행실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위 본문에서 행함은 헬라어로 '페리파테오', 히브리어는 '할라크'다. 즉 둘 다 하나님 앞에서 걷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에베소서는 오직 은혜를 말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하나님 안에서 어떤 종류의 행함으로 살아가느냐에 관한 것”이라며 “내가 구원 받기 전에는 사단 마귀의 권세 아래 있었지만, 구원 이후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행실로서 살아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앙은 오직 믿음으로 칭의를 얻지만, 구원의 증거는 성화로 나타난다. 보통 나는 신학교에서 ‘예수님을 믿은 뒤 개돼지로 사는 사람은 구원 받을까’라는 질문을 학생들에게 던진다.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성경은 이런 질문 자체를 부정한다’는 것”이라며 “구원받은 뒤 일정기간 죄에 빠질 수 있고, 그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성경은 사람이 개돼지처럼 진흙탕에 뒹구는 삶으로 일생을 마감하는 일은 없다고 말한다”고 했다.
왜냐면 “진정 구원을 받은 사람이라면 하나님은 그를 개돼지로서 살도록 허락하지 않으시고, 당신의 절대 주권 하에 성화의 단계로 이끄시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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