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하고도 아주 솔직하게 말한다면 인간은 바이러스를 박멸할 수도, 바이러스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도 없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와 격리를 하고 백신을 맞는다고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크게 잘못됐다. 한시적이거나 국지적인 방역, 차단은 될 수 있으나 항구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지금으로서는 최소의 희생으로 공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국내 임상의료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코로나19에는 대중요법 외에는 특별한 치료약이나 방법이 없다. 그리고 정부의 방역 지침과 의료계의 처치를 따른다고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개개인이 알아서 대처해야 할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지경이 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바이러스를 이기면서 공존할 수 있는 생활 건강법에 관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쉽고 단순하게 실천할 수 있는 평범한 생활 요법이다.
먼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 책이 코로나19를 비롯한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고 일반인들이 정확한 정보를 통해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4.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박완범 교수의 '코로나19(COVID-19) 백신 문답'
Q. 코로나19 백신의 원리가 무엇인가요?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몸에 직접 주입하는 것인가요?
A. 2020년 12월 현재 전 세계적으로 50개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들이 진행 중입니다. 백신마다 원리가 조금씩 다른데, 최근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각국에서 접종이 시작되어 가장 화제가 되는 RNA 백신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화이자 백신과 모더나 백신이 대표적인 RNA 백신인데, 두 백신 모두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몸에 직접 주입하는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에 있는 S 단백질을 통해 호흡기 세포와 결합하고 세포 내로 들어가는데, 두 백신 모두 이 S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가 RNA 형태로 들어있습니다. 백신 주사를 맞게 되면 이 유전정보가 체내 세포에 유입되고 여러 과정을 거쳐 S 단백질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생성된 S 단백질과 우리 몸의 면역 세포들이 서로 반응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이 형성됩니다.
Q. 그렇다면 RNA 백신이 백신접종을 받은 사람의 유전정보를 바꿀 수도 있나요?
A. 사람의 유전정보는 세포의 핵 안에 DNA 형태로 존재합니다. RNA 백신에 의해 주입된 RNA는 세포핵 밖의 세포질에서 작용합니다. 백신 RNA는 사람의 DNA가 들어있는 핵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며 S 단백질을 생성한 후 우리 세포가 백신의 RNA를 제거시키기 때문에 백신의 RNA가 사람의 유전정보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Q. RNA 백신을 운송하고 보관하는 데에 특별한 문제는 없나요?
A. RNA는 매우 분해되기 쉬운 물질입니다. 따라서 RNA 백신을 온전하게 보관하려면 매우 낮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저장고와 운송 수단이 필요합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 모더나 백신의 경우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합니다. 이렇게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저장 및 운송 수단이 전국적으로 갖춰져야 국내 접종자에게 RNA 백신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습니다.
Q. 우리나라도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나요? 서울대병원에서도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나요?
A. 우리나라도 현재 5개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입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SK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SK 백신은 기존 13가 폐렴백신처럼 단백접합 항원 백신으로 화이자와 모더나의 RNA 백신보다는 익숙한 형태의 백신이며, 냉장보관만 하면 되기 때문에 보관이나 수송도 쉬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 백신은 몇 번 맞아야 하나요? 독감처럼 매년 변종이 나온다면 다시 접종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요?
A. 화이자와 모더나의 RNA 백신을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은 3~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아형은 현재까지 6개가 알려져 있는데, S 단백질과 같은 표면 단백질이나 효소의 아미노산 일부에서 서로 차이를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 단백질이나 효소 구조에 크게 영향을 미칠 정도의 차이는 아닙니다. 또한 모더나 백신의 경우 원래 코로나19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아형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도 함께 유도한다는 것이 보고됐습니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아형 감염도 함께 예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 아형 유전자를 분석했을 때 독감 바이러스 유전자만큼 돌연변이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 같은 기간에 독감 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2배에 해당하는 돌연변이가 생긴다고 합니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경험으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유전자 돌연변이가 계속 생기겠지만, 독감 바이러스처럼 변종이 흔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현재 추가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이지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형성된 면역력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아직 잘 알지 못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유사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유지 기간은 대략 1~2년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유지 기간도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추후 밝혀질 면역력 유지 기간,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토착화 여부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재택 '코로나19' 치료와 예방법」 중에서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